
27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200m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황선우. 김천=배영은 기자
7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은 '지옥'이었다. 강력한 메달 후보였던 그가 준결선을 최종 9위로 마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3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칼날을 갈았는데, 그 칼을 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절친한 동료 김우민(23)이 자유형 400m 동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다.
그 후 8개월. 황선우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세계 무대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그는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5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4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국제수영연맹 기준 기록(1분46초70)을 통과해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도 따냈다. 4회 연속 출전이다. 경기 후 만난 황선우는 핼쑥해진 얼굴로 "수영이 정말 힘들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딴 황선우. AFP=연합뉴스

지난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딴 황선우. AP=연합뉴스
이유가 있다. 황선우는 지난해 12월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올해 초 본격적으로 선발전 준비를 시작했다. 평소보다 훈련 기간이 짧고, 훈련량이 부족해 걱정이 컸다. 그런데 '고비'라고 생각했던 이번 대회를 무사히 통과했다. 그는 "악조건이 많아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을 잘 넘겼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올 시즌을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27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200m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황선우. 김천=배영은 기자
그는 "지난 올림픽에서는 많은 팬의 응원과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드렸다. 그 부담을 끌어안고 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국가대표로서) 내 본분"이라며 "남은 4개월 동안 부상 없이 차근차근 기록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