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혁명” 엄숙한 표정으로 일관한 민주당 지도부…물밑에선 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에 겉으론 엄숙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이날 선고 한 시간 전인 오전 10시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 모여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후 탄핵심판 생중계를 함께 시청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을 당시엔 선고 중계 시청 장면을 취재진에게 공개한 것과 달리 이번엔 비공개였다.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오전 11시 선고를 시작해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하기까지 22분간 회의장 바깥으론 별다른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파면 선고 8분 뒤 “빛의 혁명을 일궈낸 위대한 국민의 승리”(조승래 수석대변인)란 첫 공식 입장을 냈다. 조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갈등과 분열 선동도 당장 중단하고 더는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마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이어진 비공개 최고위에서 “대통령 파면은 그 자체로 비극이니, 언행에 신중하자”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한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의원단에 “오만하고 경솔해 보이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이 대표는 오전 11시 50분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고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뉴스1

 
민주당은 이날 파면의 공을 국민에 돌렸다. 국회 탄핵 소추 위원단장을 맡은 정청래 의원은 선고 직후 헌재 앞에서 “민주주의의 적을 민주주의로 물리쳐준 국민, 헌법의 적을 헌법으로 물리쳐준 헌재의 현명한 역사적 판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정권과 국민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이긴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빛의 혁명! 빛이신 국민께 감사”(김민석), “‘빛의 혁명’을 국민과 완수하겠다”(전현희) 등 비슷한 메시지가 쏟아졌다. 비명계 대선 주자들도 “파면은 끝이 아니라 국가 대개조를 위한 새 시작”(김경수 전 경남지사),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김동연 경기지사)는 입장을 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제 분열의 시간을 극복하고 통합의 마당을 열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안도감과 환호도 이어졌다. 정청래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둘은 대표실에서 손을 맞잡고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웠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의원총회 현장에서 일부 의원들은 서로 악수하며 “고생하셨다”, “축하한다”고 했다.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며 단식을 강행했던 이재강 의원 등을 향해 “살 많이 빠졌다”, “연예인 오셨다”는 농담도 오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국민의힘은 1호 당원 윤석열을 즉시 제명하고 내란 동조 행위에 동참한 소속 의원을 모두 징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