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기웅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었던 배의철·김계리 변호사 등은 17일 오후 기자 약 500명을 초대한 카카오톡 공보방을 개설하고, 18일 여의도에서 ‘윤 어게인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이들은 “신당 제안이 대통령님 의중이나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기자회견으로 공식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일정을 취소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고 회견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탄핵심판 변호인단 소속이던 석동현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신당에) 일절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며 “탄핵에 분노한 청년 세대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몸짓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정문에서 퇴거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뒤편에 'YOON AGAIN'(윤 어게인)이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전민규 기자
특히 이날 신당 창당 소식이 돌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과 당 인사들은 변호인단 출신 인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관계자 등에게 연락해 “정말 윤 전 대통령이 신당과 함께 하는 거냐”, “윤 전 대통령이 입당하는지만 확인해달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결국 창당 보류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국민의힘의 대선 리스크로 거론되던 ‘윤 전 대통령 그늘’은 확인된 셈이다. 대선 경선 후보 캠프들도 한동안 뒤숭숭했다. 익명을 원한 후보 캠프 인사는 “윤 어게인을 내세워 신당을 창당하는 건 ‘이재명 도우미’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어게인’은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4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공개한 옥중서신의 한 대목인 “RESET KOREA. Yoon AGAIN!”에서 유래했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단체는 탄핵 뒤에도 윤 어게인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장외 집회 등을 이어갔다. 11일 윤 전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했을 때도, 이들은 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 앞에서 “윤 어게인”이라고 외쳤다.

2022년 대선 당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후보가 유세하는 모습.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은 2023년 9월 회고록 공개를 앞두고 진행한 중앙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이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고생을 많이 한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일반 국민과 정치인의 입장은 순수성에 있어서 다르다”며 “선거에 나가면서 제 사진을 내걸고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출마하는 것’이라는 얘기는 더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