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거부 학생 막판 설득하는 의대, 집회 참여 독려하는 강경파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달 중 수업 거부 학생의 유급 시한이 도래하는 의과대학들이 정부의 내년도 정원 증원 동결 결정을 앞세워 학생들의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여러 의대들은 지난 17일 교육부가 의대 증원의 철회를 발표한 이후 설명회 개최, 1대1 면담 등으로 학생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주말 사이 정부의 발표에 대한 문의가 매우 크게 늘었다”며 “지난달 말 제적 시한 직전 학생들이 등록으로 결정을 선회한 것처럼, 이번에도 유급 시한이 다가오는 이달 말쯤 복귀율이 반등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율은 25.9%다.  

다음 주 대면 실습 수업을 시작하는 비수도권의 A 의대 학장은 “우리 학교에는 이번 학기까지 유급을 받으면 제적될 학생들이 몇 있어서 주말 동안 일일이 전화를 해 참여를 설득했는데,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A 의대는 전공과목 대면수업과 실습에 3분의 1 이상 결석하면 해당 과목 시험에 아예 응시하지 못한다.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유급이 3번이면 제적 처리된다.  

한 달 째 수업을 거부 중인 비수도권 소재 B의대 학생들은 이날 복귀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이 학교는 학칙 상 1개월 무단 결석한 학생을 제적 처리한다. 한 학생은 “증원 철회로 명분이 없어진 데다 유급, 제적 시한에 대한 경고도 무시 못 할 일”며 “수업 거부에 피로감을 느끼는 친구도 꽤 있다”고 했다.


이미 어느 정도 복귀가 진행됐다고 판단한 곳도 있다. 지난주 수업을 거부한 본과 4학년 학생들에게 유급 예정을 통보한 수도권 C 의대 학장은 “대부분 학생이 돌아와서 유급 대상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의 본과 4학년의 복귀율은 35.7%지만, 7개 학년 전체 복귀율이 67%를 기록하는 학교도 있는 등 학교·학년별 편차가 큰 편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다만 일각에선 이날 대한의사협회가 개최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 등으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 수업 거부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대회를 앞두고 의대생·의사들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정권이 바뀌어도 증원이 추진 될 것”, “아직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등의 글이 올라올랐다. 의사궐기대회 참석을 독려하는 글이 다수였다.

D대학의 총장은 “일부 학생들이 ‘조기 대선 때 학생들의 뜻을 반영한 공약이 실현될 수 있다’는 이유로 ‘6월 복귀설’을 밀고 있다”며 “이미 유급 시한이 지나 수업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설명하고 있지만 아직은 강경파 목소리만 큰 분위기라 설득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의대를 둔 E 대학의 보직 교수는 “학생을 자극할 수 있다 보니 유급 시한이 지났는 데도 대상이나 통보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