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접목해 발전하는 경찰 수사 살폈죠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 보호와 범죄 예방·수사, 교통 단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일을 합니다. 사회 공공질서가 유지되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이에 경찰을 우리가 걸을 때 도움을 주는 도구인 지팡이에 빗대어 '민중이 지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국민을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경찰은 크게 사법경찰과 행정경찰로 나뉘어요. 이미 발생한 범죄를 수사하는 역할을 사법경찰이 하고, 행정경찰은 범죄·재해 예방 및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죠. 이렇듯 어떤 경찰이냐에 따라 업무 내용도 다르고, 범죄에 따라 수사 방식도 달라집니다. 갈수록 범죄가 교묘해지면서 경찰 수사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찰 역할과 수사 방식 변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1950년대 실제 사용한 지프 형태의 경찰차와 사이드카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한 이서윤·최수혁·박서후(왼쪽부터) 학생기자.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117 학교폭력' 신고 건수는 2020년 5555건에서 2023년 8654건으로 3년 새 55.8%나 늘었죠. 이뿐만 아니라 청소년 사이버범죄도 2022년 875명에서 지난해 970명으로 10.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죠. 이에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학교폭력을 적극 예방하는 것은 물론 사이버폭력전담경찰관을 동원해 SNS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폭력 영상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집중 시행하고 있어요. 특히 딥페이크 등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범죄가 점점 진화하고, 범죄 형태도 다양해짐에 따라 경찰들의 역할과 수사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해요. 이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찰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비롯해 수사 발전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찰박물관에 방문했습니다.
경찰의 시대별 발자취
경찰박물관은 경찰의 역사를 보존하고 경찰 활동을 직접 체험해보며 이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2005년 개관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갑게 맞아준 박준영 학예사는 "전시실은 크게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를 다룬 4층과 경찰의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3층 공간으로 나뉘어요"라고 소개하면서 경찰의 시기별 변화부터 살펴보자고 제안했죠. 4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경찰백차와 사이드카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1950년대 실제 사용된 차량으로 당시 지프 차량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 '백차'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박 학예사가 설명했죠.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경찰 개념이 처음 등장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요?"라고 질문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조선시대요" "광복 이후 같아요" 등 저마다 의견을 내놨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찰박물관에 방문해 경찰의 과거와 현재 모습, 수사 발전 과정을 알아봤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중앙 경찰기관인 경무국이 창설됐으며 초대 경무국장으로는 김구 선생이 임명됐죠. 1945년 광복, 1950년 6·25전쟁을 거치며 대한민국의 기초를 쌓고 조국을 수호하는 데 기여한 경찰은 1974년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아요. "혹시 1974년 8월 15일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아는 학생기자 있나요?"라는 질문에 서후 학생기자가 "영부인 피격사건이요"라고 답했습니다.

박준영 학예사로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경찰제도 도입 과정을 들은 소중 학생기자단 모습.
경찰의 다양한 수사 기법
"경찰관은 어떤 일을 할까요?" 박 학예사 질문에 서윤·수혁 학생기자가 "범인을 잡아요" "교통정리를 해요"라고 대답했어요. 이에 그는 "여러분이 말한 것도 경찰 업무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엄청 다양한 일을 해요"라면서 경찰 유형에 대해 소개했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우리 주변에서 가장 먼저 달려 와주는 지역경찰,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교통경찰,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경찰, 외국인 범죄와 해외 경찰 관련 업무를 하는 외사경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죠. 범죄수사의 경우에도 형사·수사·과학수사·사이버 수사 등으로 업무 범위가 세세하게 나뉩니다. 경찰의 업무가 세분됨에 따라 각각 수사 방식도 달라지는데, 그중 하나가 과학수사죠. 과학수사는 최근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에 많이 나온 만큼 대중에게도 익숙한데, 조선시대에도 과학수사가 존재했다고 해요.

3층 전시실에 설치된 몽타주 만들기 체험을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목격자 진술을 받아 범인 또는 용의자 얼굴을 그리는 것을 몽타주 수사법이라고 한다.
현대 과학수사는 사건 발생→과학수사관 현장 출동→사건 현장 감식 증거 채취 및 기록→각 분야 전문가의 증거물 감정→수사관이 증거물 분석 결과와 수사 자료를 종합해 용의자 지목→용의자 체포 순으로 진행되는데요. 이때 ▶범죄현장에서 지문·장문을 채취해 문형 및 특징 분석·비교 ▶용의자 진술 시 호흡·혈압·맥박 등의 변화를 통해 해석하고 진단하는 거짓말 탐지 ▶현장 증거물 및 구속 피의자로부터 획득한 DNA 정보 분석 ▶혈흔의 위치·크기·모양을 분석해 발혈 부위와 혈흔의 생성 원인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일어난 일연의 행위를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는 혈흔형태 분석 등 여러 방식으로 수사를 벌이죠.
박 학예사가 사이버수사경찰에 관해 묻자 "청소년들이 사이버범죄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뉴스에서 사이버수사대 인터뷰를 봤어요"라고 서후 학생기자가 말했죠. "IT환경이 발전하며 사이버범죄도 증가하고 있어요. 사이버범죄란 범죄의 주요 요소가 컴퓨터 시스템 또는 네트워크와 관련된 경우를 말해요. 그래서 사이버수사경찰은 범죄를 수사하고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을 통해 분석하는 일을 담당하죠"라고 설명했습니다.

IT환경이 발전하며 늘어나는 사이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수사경찰이 디지털 포렌식 등 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해 수사에 활용할 때 사용하는 다양한 디지털 수사 장비들.

경찰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38권총이 마련된 시뮬레이션 사격장에서 사격 체험을 해본 박서후·최수혁·이서윤(왼쪽부터) 학생기자.

'112 종합상황실'을 재현한 지역 경찰 체험 코너에선 112 신고를 받고부터 출동까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볼 수 있다.

현재 서울 광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담당하는 전용철 경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의 경찰 업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광진경찰서에 근무 중인 경사 전용철이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경광등이 반짝반짝 빛나는 경찰차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경찰차를 타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꿨던 거 같아요. 또 영화에서 경찰관의 모습이 멋있게 그려지는 것을 볼 때도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성인이 돼 진로를 고민하던 중 어렸을 때 막연하게 꿈꾼 경찰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부터 공개채용 시험 준비를 했고, 경찰직에 최종 합격해 동경하던 꿈을 이루게 됐죠.
현재 서울광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117(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전화·문자 상담) 신고처리, 소년범 재범방지를 위한 선도활동, 학교·가정 밖 청소년 발견·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죠. 이뿐만 아니라 교내 친구 관계 개선을 위한 회복적 경찰활동도 지원하고요.
학교에서 모범생이라 불리던 남학생이 사춘기를 겪으며 등교하지 않고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지내며 누구와도 말하지 않을 만큼 마음의 문이 닫혀, 부모님과 상담 후 해당 학생을 처음 만났었는데요. 당시 부모님·선생님이랑도 대화하지 않던 학생은 매일 찾아가는 학교전담경찰관과 ‘한정판 신발’이라는 주제로 말문을 열게 됐어요.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한정판 신발에 대해 검색하고 공부하면서 그 친구와 관계 형성을 할 수 있었죠. 대화하다 보니 그 학생은 학업 스트레스는 물론 대입 준비 과정에서 본인의 기대보다 낮은 결과를 낼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죠. 그래서 학교도 안 나갔던 거고요. 학창시절 학업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제 경험을 들려주면서 그 학생의 마음을 움직였던 일화가 기억에 남아요. 집에만 있던 학생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 감정을 느꼈고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았죠.

사이버범죄 예방 캠페인을 펼친 서울광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들과 학생들 모습.
학교전담경찰관은 새 학기 초엔 초·중·고등학교 등굣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진행해요. 또 학교폭력 신고방법, 사례별 대처요령 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활동도 하고요. 이외에도 112신고 등을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청소년 비행 사건 관련 내용을 확인해 피해 학생 보호 및 가해 학생 선도, 학교폭력 단체의 결성 예방·해체 등의 업무도 병행하죠.
사이버범죄 예방을 위해 전화번호·주소·계정ID·비밀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이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인터넷에 올라간 개인정보나 사진이 나쁜 의도로 악용된다면 아무리 빠르게 삭제한다고 해도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고요. 온라인에서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인지해야 해요. 특히 최근 청소년 사이버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고통을 겪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중 청소년 사이버 도박이 급속도로 늘어나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죠. 호기심으로 단 한 번만 했어도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하고 특히 도박은 중독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이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꼭 알리고 도움받아야 합니다. 24시간 학교폭력 상담 및 신고 가능한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연락하거나 담당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직접 말하거나 112에 신고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친구가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할 때면 피해 학생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선생님이나 학교전담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꼭 알리도록 협조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업무를 전담하는 경찰로 새 학기 초에는 초·중·고등학교 등굣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펼친다.
경찰 헌장에 인권·친절·의로움·신뢰·공정·성실·청렴 등 경찰관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만큼 모두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신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은 경찰이 자신의 생명과 신체 등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러한 믿음이 깨지지 않도록 경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근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이웃 주민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치안에 관심을 갖고 상호 협력해야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안전의 기준이 사람마다 지역마다 모두 다르기에 각 지역사회 구성원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고요.
흔히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합니다. 학창시절부터 학교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주변 학생들과 원만히 지내는 등 작은 일이라도 눈앞에 주어진 것을 잘해내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큰일을 해낼 수 있는 단단한 정신력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답니다. 이런 생활 습관들이 나중에 사회생활할 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성실히 학교생활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 학생을 선도하는 활동을 하며 학교에 방문해 예방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서울광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
경찰이 되려면 우선 시험에 응시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1종 보통 이상의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소지해야 해서 시험 준비 전 운전면허증 취득과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관은 다양한 업무환경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 활동하니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좋고요. 체력이 좋으면 경찰로 입직한 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이겠죠.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멋진 경찰로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박서후(서울 일원초 6) 학생기자
경찰박물관 취재를 끝내고 집에 오는 길에 '왜 진작 안 갔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색다르고 흥미로운 체험이 많았고 학예사님의 설명이 여전히 기억나요. 최초의 경찰 제도부터 현재까지 경찰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그 가운데 6·25 전쟁 참전 경찰 유물과 경찰복 변천사가 흥미로웠죠. 그림이 아닌 실제 전시된 제복으로 볼 수 있었던 점도 인상에 남았어요. 특히 가장 재미있었던 체험은 시뮬레이션 사격체험이랑 경찰 오토바이·순찰차를 직접 타본 거였어요. 제복을 입으니 실제 경찰이 된 기분이었답니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수사 체험 등을 통해 경찰 수사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취재를 통해 시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수고하시는 대한민국 모든 경찰분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이번 경찰박물관 취재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시뮬레이션 사격체험이었어요. 진짜 총알은 아니었지만, 경찰이 실제 사용하는 총을 만질 수 있다는 자체가 경이로웠죠. 생각보다 총이 무거워서 쏘는 순간 뒤로 밀려 나가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또 제 사격점수가 제법 높게 나와 흥미로웠죠. 경찰복을 입고 경찰차와 오토바이 타보는 체험도 했는데, 그 기억이 오래갈 거 같아요. 4층 경찰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에선 계속 바뀌는 경찰복이 전시돼 신기했어요. 이번 취재 때는 특별전시를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특별전시도 볼 겸 다시 한번 경찰박물관에 가보고 싶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세요.
최수혁(경기도 위례초 5)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