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비상을 시작했다. 파죽지세 7연승. 어느덧 단독 2위다.
20일 대전 NC전에서 7이닝 1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7연승을 이어간 한화 코디 폰세.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는 2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7-1로 이겨 2위를 사수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최하위였는데, 이후 연승 가도를 달려 전날(19일)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날도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뽐내며 다른 팀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시즌 성적은 14승 11패(승률 0.560). 독주 중인 1위 LG 트윈스와는 5경기 차다.
한화는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전 승리를 시작으로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과 NC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싹쓸이했다. 특히 한화의 NC 3연전 스윕은 2018년 6월 22~24일 창원 경기 이후 5년 10개월(2492일) 만이다. 대전 야구장도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NC와의 주말 3연전 입장권이 모두 매진돼 올 시즌 열린 홈 12경기 중 8경기에 만원 관중을 불러 모았다.
20일 대전 NC전에서 7이닝 1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7연승을 이어간 한화 코디 폰세. 사진 한화 이글스
7연승의 화룡점정을 한 건 새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31)였다. 그는 7이닝 동안 공 101개를 던지면서 안타를 단 1개만 맞고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7㎞까지 나왔고, 삼진 13개를 잡아 올 시즌 3번째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인 15일 SSG전(7이닝 12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이다. 이미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던 그는 시즌 탈삼진 수를 56개로 늘려 2위권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 외국인 에이스가 마침내 등장한 모양새다.
폰세가 시즌 4승째를 올리면서 한화는 약 24년 만에 7경기 연속 선발승 기록도 남기게 됐다. 13일 문동주를 시작으로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 그리고 다시 폰세가 연속 선발승 기록을 이어갔다. 한화 선발진의 7경기 연속 승리는 2001년 4월 7~14일의 조규수-한용덕-이상목-조규수-송진우-한용덕-박정진 이후 처음이다. 다음 경기에서도 선발 투수가 승리를 따내면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다. 폰세는 경기 후 "한 이닝을 더 던지고 싶었을 정도로 승부욕이 남아 있었다"며 "7연속 선발승은 정말 '어메이징(amazing)'한 기록이다. 매 경기 나도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20일 대전 NC전에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선제 결승포로 장식한 한화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2023년 홈런왕인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은 7연승 기념 축포를 개인 통산 100호 홈런으로 장식했다. 0-0이던 2회 말 NC 이용찬의 초구 커브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솔로포를 터트렸다. 3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8호포. 2019년 4월 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프로 첫 홈런을 때려낸 그는 711경기 만에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 최근 6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치면서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8개)과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섰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폰세가 7이닝 동안 선발투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준 덕에 야수들도 더욱 집중하고 분발할 수 있었다"며 "기대 이상의 연승을 해냈다. 좋은 흐름을 잘 이어가서 팬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0일 대전 NC전에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선제 결승포로 장식한 한화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한편 KT 위즈 고영표는 고척 키움전에서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면서 볼넷 없이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역대 141번째 무사사구 완봉승(개인 3호)이자 개인 통산 5번째 완봉승이다. SSG는 인천 홈 경기에서 LG를 9-3으로 꺾고 6연패를 탈출했다.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공동 4위 대결에서 4-3으로 이겨 단독 4위로 올라섰다. KIA는 두산 베어스에 6-4로 역전승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