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석 尹' 영상 공개에…지지자∙반대자들 "유튜브 총알 장전"

윤석열 전 대통령 2차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2차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21일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2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등장하자 법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이날 재판부는 형사재판으로는 처음 법정 촬영을 허가해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열렸던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출입구를 폐쇄하고 경비를 강화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 시간 일찍 오전 9시쯤부터 ‘윤 어게인(Yoon Again)’ 깃발과 태극기를 들고 모이기 시작했다. 법원 동문 앞과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에서 집회 신고를 내고 결집한 이들은 다 함께 애국가를 열창하거나 “윤석열 복귀!”를 외쳤다. 한 지지자는 윤 전 대통령의 차가 법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윤 대통령님을 부탁드립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재판부는 취재진의 법정 내 촬영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의견을 묻는 등 절차를 거친 뒤 국민 관심과 알 권리를 고려하고 이전 유사 사례를 고려해 공판 개시 절차 전에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판 자체는 생중계하지 않아 취재진의 퇴정 뒤 재판을 시작했다. 

21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 한 지지자가 호랑이 옷을 입은 채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 한 지지자가 호랑이 옷을 입은 채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을 본 지지자들은 비통해 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윤 전 대통령 사저에서 기다렸다는 김모(30)씨는 “대통령이 부쩍 수척해지신 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호랑이 탈을 입고 집회에 온 윤모(67)씨는 “호랑이의 기세로 이기고 오란 마음에서 이 옷을 입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기운을 차려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21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 진보성향 집회 참여자들이 건너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수민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 진보성향 집회 참여자들이 건너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수민 기자

 
반면, 정곡빌딩 건너편에서 윤 전 대통령 재구속을 주장하던 진보성향 집회 참여자들은 “형사재판을 중계하라”고 외쳤다. ‘윤석열 사형’ 피켓을 들고 있던 채동국(60)씨는 “검찰이 그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숱하게 포토라인에 세웠다”며 “윤석열도 파면돼 이제 한 시민일 뿐인데 왜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입시키는 등 특혜를 주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 영상을 보며 배우는 게 많았다. 이번 형사재판도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히자 집회 참여자들은 온라인에서 뉴스 링크 등을 공유하며 화력을 모으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실시간 영상 댓글을 의미하는 이른바 ‘총알’을 장전하자며, 각 방송사 뉴스 중계에 응원 댓글을 달았다. 진보 성향 집회 참여자들 역시 ‘내란 수괴’ ‘감방어게인’ 등 유튜브 댓글을 달며 반격에 나섰다.

한편, 이날 경찰은 집회 참여자들 간 마찰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5개 기동대, 3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1인 시위, 유튜브 활동, 기자회견 등은 법이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 사저가 포함된 법원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