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지난 18일부터 4950원짜리 화장품 판매에 나섰다. 사진 이마트
국내 초저가 뷰티 시장은 2002년 미샤가 포문을 열었다. 이후 더페이스샵·스킨푸드·에뛰드하우스·이니스프리 등이 브랜드샵 판매에 나서며 성황을 이뤘다.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초저가 뷰티 시장에 불을 붙인 것은 다이소다. 5000원 이하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가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직접 개발생산도 하는 위탁 제조업체(ODM),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과 협업해 제조한 화장품을 저렴하게 판 것이다.
샤넬밤(손앤박 멀티컬러밤), 리들샷(VT 리들샷 앰플) 등은 소셜미디어에서 ‘보이면 무조건 사라’는 인기 아이템으로 통한다. 가격 부담 없이 다양한 제품을 써보려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이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중장년층도 초저가 화장품에 몰리고 있다. 편의점도 이런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엔젤루카·더마비 같은 화장품 업체와 손잡고 1500~3000원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GS25는 이달 9일부터 무신사 메이크업 브랜드인 ‘위찌’ 판매를 시작, 스킨케어에 이어 색조 화장품까지 확대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유통업계 관계자는 “뷰티·패션처럼 매장 방문 수요가 큰 비식품 영역 제품들은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실적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 입장들도 틈새 전략으로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눈여겨 본다. 다이소와 손잡은 아모레퍼시픽은 ‘미모 바이 마몽드’ 출시 4개월 만에 100만개를 판매했다.

GS25에서 화장품을 고르고 있는 방문객. 사진 GS리테일
정수민 이마트 화장품 바이어는 “부담 없는 가격에 성분과 효능까지 챙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추가로 나올 신제품도 제품 패키지를 단순화하고 인공지능(AI) 모델 등으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오직 품질과 가격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