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는데…수십억원 훔쳐 달아난 창고관리인, 징역 4년

경찰이 창고 관리인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수십억원. 사진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이 창고 관리인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수십억원. 사진 서울 송파경찰서

 
서울 송파구의 한 임대형 창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수십억원을 훔친 창고 관리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이중민 부장판사는 24일 야간방실침입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뉘우치고 동종 처벌 전력이 없어 유리한 정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창고 업체 직원으로서 업무 수행을 빙자해 임차하고 있는 창고에 권한 없이 침입했다"며 "치밀하게 준비해 갈취했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 사이 관리 업무를 맡은 송파구 잠실역 인근 한 임대형 창고에서 현금 67억여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결과 A씨는 직원용 마스터 번호로 피해자의 창고를 연 뒤 여행용 가방(캐리어)에서 현금을 빼낸 뒤 건물 내 다른 창고에 보관했다. 이후 같은 달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건물 내 창고로 돈을 옮겨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범행 2주 뒤 68억원을 도난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일관되게 "42억원만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인정하고 있는 약 43억원을 초과해 67억여원이 있었다는 점을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