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 차 모씨가 지난해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소병진 김용중 김지선 부장판사)는 30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금고 7년6개월이 선고된 차모(69)씨의 2심 첫 재판을 진행했다.
변호인은 차씨의 페달 오조작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블랙박스 영상에서 피고인이 ‘막 가’라고 두 차례 외친 것을 모두 무시하고 차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페달 오조작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차씨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차에 기계적 결함이 없다고 검증한 것과 관련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한 검증 체크가 아니라 급발진을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각각의 피해자에 대해 차씨가 일으킨 사고를 별개의 범죄로 볼 것인지,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볼 것인지에 대해 차씨 측과 검찰에 의견을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은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되기에 금고 5년이 상한이 되지만, 각각 별개 범죄인 실체적 경합에 해당하는 경우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어 1심과 같이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할 수 있다.
차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26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한 뒤 보행자와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차씨는 수사 단계부터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고가 차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 차씨의 가속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했다고 결론 내리고 지난해 8월 그를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