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주재한 이스라엘 내각 회의에서 작전명 ‘기드온의 전차’란 새 작전계획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기드온은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고대 영웅으로 이스라엘을 침략한 외적을 물리친 지도자다. 해당 계획엔 이스라엘군이 가자 점령지를 확대하고 이곳에 무기한 주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예비군 수만 명을 소집해 투입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이 지난 4일 예루살렘에서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작전을 즉각 개시하진 않기로 했다. 시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칠 때까지다. 내각 회의 일원인 제에브 엘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하마스와) 협상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고 이스라엘 방송 칸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점령 계획을 공표해 하마스를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이스라엘군은 작전 개시에 앞서 대부분의 가자 주민을 남부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최종 이동지는 가자 최남단 라파다. 이스라엘은 이곳에 구호물자 배급 시설을 건설해 그동안 중단했던 가자 주민에 대한 물자 지원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움직임에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인 바셈 나임은 AFP통신에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이제는 관심이 없다”며 “가자지구에서 기아 전쟁과 토벌전이 계속되는 한 대화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휴전 제안을 고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잇따른 군사 활동 확대 움직임은 내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핵시설 공격 등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해 온 강경 군사 작전이 이란과 핵 협상을 벌이는 트럼프 행정부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가자 공세 확대로 연정 파트너인 극우 세력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작전 계획은) 일부 강경 지지층을 향한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로 보인다”며 “전쟁 국면을 고조시키는 것은 그에게 국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 역시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 세력에 가자 개입을 삼가라는 경고를 던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시위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하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즉각 귀환에 힘쓰라고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현지 신문 하레츠는 “작전 과정에서 더 많은 인질의 죽음과 수많은 병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자 주민의 강제이주는 추가적인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내각 회의에서 “점령 작전을 시작하면 인질들이 며칠 내 사망할 수 있고, 이미 숨진 인질들의 시신도 찾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