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공설시장을 떠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후보는 이어 “조봉암도 사법 살인이 됐다”며 “왜 농지개혁을 이룬 훌륭한 정치인이 사법 살인이 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무 한 일 없이 내란 음모죄로 사형을 받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59년 간첩죄로 사형이 집행된 조봉암 전 농림부 장관에 빗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을 ‘사법 살인’이자 ‘3차 내란 시도’로 규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인 줄 알았는데, 국힘 후보는 어디 가고 난데없이 대한민국 거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고 적었다.
이전까지 이 후보는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분출되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등 사법부 압박과 일정 정도 거리를 뒀다. 전날 경기 여주에서 관련된 질문에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탄핵 등) 조치를 잘 해 나갈 것이고, 후보는 국민을 설득하려 전국을 다니는 게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이틀차를 맞은 6일 오전 충북 증평군 장뜰시장을 찾아 지지자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현장에 운집한 지지자들은 “조희대를 죽이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영동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이 후보에게 “대법, 고법 다 탄핵하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후 백브리핑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과 총체적 대결을 벌이는 것 같다”며 “정치적 입장이 다 다를 수 있고, 합의를 못 하면 국민 뜻에 따라 다수결로 결정하면 되는데 지금은 칼로, 총으로, 심지어 불법, 사법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옥천공설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증평·보은·옥천·영동·금산과 전북 장수군 골목골목을 누비는 ‘경청 투어’를 통해 유권자 접점 늘리기에 집중했다. 이날 오전 충북 보은에서 청년 농업인과의 간담회에서는 “경제가 사람 몸과 똑같아서 손발에 피가 잘 통해야 건강하듯 지역도 살고, 중소기업도 살고, 골목도 살아야 활력 있게 잘 산다”고 말했다. 청년 농업인들이 하소연한 저금리 대출산업 확대, 농지·농기계 구매의 어려움을 청취한 뒤에는 “현장의 이야기 듣고,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행정을 하면 좋겠다”며 “기회가 되면 잘 감안해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저녁에는 전북 장수군을 방문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국내 최연소 이장으로 출연했던 1998년생 ‘MZ이장’ 정민수씨와 간담회도 가졌다.
이 후보는 이날 청년층을 겨냥한 맞춤 공약도 내놨다. ▶자산형성 ▶구직활동 ▶주거 ▶생활 안전망 지원 등이다. 자산형성과 관련해서는 청년을 위한 미래 적금 ‘청년내일채움공제 시즌 2’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가상 현물 ETF를 도입하고, 거래 수수료 인하도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청년 공공분양, 공공임대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김문수ㆍ한덕수 단일화로 공약조차 못 내지 않냐”라며 “정치적으로 싸움은 싸움대로, 정책은 정책대로 민주당은 정도(正道)로만 가면 된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의대생 여러분, 다시 의료교육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 모든 혼란은 윤석열 정부의 과오에서 비롯됐다”며 “책임자문책, 합리적 수가 체계 마련, 의료전달체계 개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그리고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필수의료 정책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도 “의료 정상화를 위한 위의 약속만큼은 함께 지켜내자. 그것이 정치가 국민 앞에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