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출범한 ‘조희대 대법원 대선개입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선대본부 법률지원단장은 “조 대법원장은 졸속, 정치 관여 대선 개입, 표적 재판의 사실상 기획자고 집행자”라며 “이는 헌법상 여러 원칙과 실정법을 위반한 위헌·위법 행위이므로 헌법에 따른 탄핵사유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천명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범계 선대본 법률지원단장, 오른쪽은 강훈식 선대본 종합상황실장. 연합뉴스
당 일각의 ‘선제 탄핵론’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민주당 탄핵 공세의 우선 순위에는 이재권 부장판사 등 재판부가 올라 있다. 재판부가 5월 12일까지 기일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이를 이유로 줄탄핵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태다. 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르면 첫 공판 기일이 열리기 전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탄핵하는 방안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목표는 이 후보 사건의 유죄 확정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엔 바로 기일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다음 기일을 언제로 잡을지 ▶곧바로 선고 기일을 잡지는 않는지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기일 변경을 안 들어주는 것까진 괜찮은데 가까운 시기에 선고기일을 잡는다면 그것은 이 후보를 죽이려고 작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탄핵소추에 나선다면 선거운동의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라는 헌법 116조와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규정한 선거법 9조 위반 등이 핵심 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선대위 관계자는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에 대한 굳건한 지지율이 확인되지 않았느냐”며 “지지율의 변화는 현재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준호 선대본 전략본부장도 “최근 극우 성향 여론조사에서도 대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앞섰고, 이번 ‘사법 쿠데타’ 타깃이 된 이 후보 지지도도 5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윤석열의 1차 내란, 한덕수·최상목의 2차 내란에 이은 조희대의 3차 내란으로 오히려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은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5일 조희대 대법원장 등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2일 22대 국회 첫 법사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함께 회의장을 나서는 정 위원장의 모습. 뉴스1
다만, 민주당이 예고한 내란특별재판소 설치 구상은 당 내부에서 “개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자정 작용에 따라 폐기되는 분위기다. 이승만 정부가 설치했던 반민족행위 특별재판부나 장면 정부의 3·15 부정선거 관련자 처벌을 위한 특별재판소 등은 모두 헌법에 근거를 마련한 뒤 추진됐다는 선례가 참고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2018년에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다룰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했지만 법조계와 학계에서 위헌성 지적이 쏟아지자 포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