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MLB 4번타자로 첫 출격…2경기 연속 안타

애리조나전에서 4회 우전 안타를 때려내는 이정후. AP=연합뉴스

애리조나전에서 4회 우전 안타를 때려내는 이정후.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한국인 내야수 이정후(27)가 2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이정후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25 MLB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285(158타수 45안타)로 소폭 내려갔다.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3번 타자로 출전했던 이정후는 이날 빅 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에는 부상 전까지 리드 오프 역할을 줄곧 맡았다.  

애리조나 선발 투수 메릴 켈리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해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AP=연합뉴스

애리조나 선발 투수 메릴 켈리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해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AP=연합뉴스

이는 상대 선발투수가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라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해석됐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켈리에게 유독 강했다. 프로에 데뷔한 2017년과 켈리가 KBO리그에 마지막으로 몸을 담은 2018년에 5할에 가까운 상대 타율(0.467)을 비롯해 출루율 0.526 OPS 1.126 등 공격 여러 지표에서 주목할 만한 숫자들을 만들어냈다.

과감한 타순 변화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 됐다. 이정후가 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결정적인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1회 2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은 포수 땅볼로 마무리했다. 3루수 방면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공이 구르지 않았다.  

 1회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는 이정후. 로이터=연합뉴스

1회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는 이정후. 로이터=연합뉴스

안타는 이어진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4회 1사 1루 상황에서 켈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감각적으로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빠른 볼을 예상해 배팅 타이밍을 설정한 이정후가 생각과 달리 공이 천천히 들어오자 스윙 폼이 무너진 상태로 방망이만 툭 갖다 댔는데, 타구가 내야를 넘겼다.  

이정후의 안타로 샌프란시스코가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 타자인 윌머 플로레스가 병살타를 쳐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 했다. 이정후는 6회 세 번째 타석은 좌익수 뜬공, 8회 마지막 타석은 유격수 땅볼로 각각 물러났다.  

득점 찬스를 번번히 놓친 샌프란시스코는 애리조나에 1-2로 패해 시즌 24승에 발이 묶인 채 18번째 패배를 허용했다. 최근 연패가 4경기까지 이어졌다.  

올 시즌 3패만을 기록 중인 샌프란시스코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6이닝을 9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고대하던 첫 승을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뤘다. 반면 애리조나 선발 켈리는 7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8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4승(2패)째를 신고했다.

더그아웃에서 타석을 기다리며 경기를 지켜보는 이정후. 로이터=연합뉴스

더그아웃에서 타석을 기다리며 경기를 지켜보는 이정후.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