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중국 간 양자 회담이 열리는 날 양측 대표단이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중국이 전략 자원을 무기화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한국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7대 핵심 원자재를 중심으로 최근 5년간 공급망 변화를 분석해봤다.
불화수소·제논 중국 의존도↓

정근영 디자이너
반도체용 희귀가스 제논도 마찬가지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한때 중국 비중이 64.5%까지 높아졌지만, 미국·프랑스 등의 수입 비중을 늘리면서 지난해엔 8.6%까지 떨어졌다.
텅스텐·희토류 中 의존도 높아

2012년 3월 14일 중국 장시성 난청현의 희토류 금속 광산 현장에서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중국이 최근 수출을 막은 희토류와 텅스텐의 의존도가 높았다.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로 쓰이는 희토류 화합물은 2021년 이후 줄곧 중국 의존도가 50%에 육박하고 있다. 웨이퍼 표면에 전기가 통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금속 배선에 필요한 텅스텐은 중국 수입액 비중이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높은 인건비와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라 채굴·가공을 축소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
한 가지 다행인 건 단기적으로 버틸 힘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상무부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수입할 수 있고, 중국이 향후 전략 자원을 무기화한다고 해도 6개월~최대 1년 치의 비축 물량이 있어 여력이 있다는 게 산업통상자원부의 판단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원자재를 비축했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공급망 다변화 필수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자립적인 밸류 체인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일본은 2010년부터 꾸준히 동남아·호주 등 희토류 원광 지분을 확보한 뒤 원천 기술을 개발해 중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한국처럼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멈춰 있는 해외자원·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