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한 유권자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초연금 70만원, 실미도 부대 1500명 편성, 둘째 아이 출산 2억원….
이번 대선에 출마한 군소 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의 파격적인 공약들이다. '빅3'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보다 눈길을 끌기 힘들다 보니 보다 센 공약,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성격이 더 강한 공약을 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마당'에는 4명의 군소 후보 공약이 실려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기초연금을 7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 681만명(1월 기준)에게 최고 34만 2510원이 지급된다. 이걸 2.04배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리하려면 연 26조 원이 필요하다.
권 후보는 전 국민 병원비 연간 100만원 상한제를 실시하고 상병수당을 모두에게 지급하겠다고 했다. 현재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진료비의 환자 부담금을 87만~808만원까지만 내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100만원 상한제는 훨씬 더 파격적이다.
권 후보는 건강보험 진료와 비급여 진료를 병행하는 혼합 진료나 병행 진료를 금지한다는 공약도 냈다. 정부가 지난 3월 의사 반발에 밀려 극히 부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 후보는 상속세·증여세 90% 인상 및 최고 세율 90%로 상향, 순자산의 1~3%의 부유세 신설 등을 내놨다.
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는 안보를 대폭 강화하는 공약을 냈다. 국정원이 주도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간첩·종북 세력 전담 조사팀을 운영한다고 약속했다. 육군 특전사에 1500명 규모의 '실미도 부대'를 편성한다. 간첩죄 처벌 수위를 최소 10년에서 종신형까지 상향하고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고해상도 위성 10기를 개발하기로 공약했다.
한일 해저터널 신설,공사비 200조 전액 일본 부담
구 후보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약속했다. 시속 500㎞의 자기부상 열차와 연계한다. 친환경 자재를 90% 이상 사용한다. 재원은 일본 정부가 200조원을 대며, 한국은 한 푼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 후보는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개인별 전담 의사를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 후보는 국회의원 180개의 특권 중 국민 생활과 직접 연관이 없는 것을 우선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고액 의정활동비를 예로 들었는데, 이를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황교안 후보는 부정선거 척결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정선거 범죄자는 감형 없이 중형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당일 투표, 당일 수개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또 선관위를 해체하고 행정안전부에 선거국을 둔다.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포함한다. 선거 관리 민간 기관을 구성하고 지원한다. 선거마다 무작위로 샘플을 뽑아 검증한다.
황 후보는 반국가 세력 척결을 내세웠다. 구체적 이행 방법으로 민노총·전교조 해체, 통진당 잔존 세력의 반헌법 행위 처벌을 공약했다. 민노총 해체와 관련, 노동운동을 앞세운 간첩 행위 및 불법 행위 가중 처벌, 민노총 및 유사 단체의 정치 행위 엄단 등을 약속했다.
황 후보는 안보 공약도 다수 제시했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복원, 간첩 행위 처벌 대상을 외국으로 확대, 9·19 합의 전면 폐기 등을 내세웠다.
황 후보는 첫째 아이 출산 때 1억원, 둘째 아이는 2억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대 등의 대학 입시에 외국인 우대를 폐지하고 사법고시를 부활하겠다고 공약했다.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청년국가책임청'이나 청년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서 취업·창업을 통합 관리한다. 대학 졸업 후 3년 이내에 취업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기본 소득 지원제를 도입한다.
송 후보는 한국 문화 해외 진출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체육인 공적연금을 확대하는 공약을 내놨다. 개성공단을 다시 열고 제2공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남북 공동경제특구 설립도 추진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