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국내 카드 결제 3.1% 늘었지만, 해외는 17.5%↑

지난 1~6일 황금연휴 기간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가 길수록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 내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수 촉진을 이유로 정부가 지정하던 임시공휴일 제도의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뜻이다.

황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황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국내 결제 건수는 되레 줄어 

19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6일 개인 회원의 1~6일 국내 주요 업종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음식점·카페·편의점·백화점·대형마트·주유·놀이공원 업종의 결제 이용 건수는 2.1%, 이용 회원 수는 2.3% 각각 감소했다. 지난 6일 대체공휴일까지 더해지면서 2일(금) 하루만 연차를 내면 최장 6일의 연휴가 주어졌는데 카드를 쓰는 사람은 되레 줄었다는 뜻이다. 

업종별로 보면 마트(-2.6%), 편의점(-1.8%), 주유(-1.5%), 백화점(-0.3%) 등에서 이용 금액이 줄었다. 놀이공원 카드 결제액은 31.9% 증가했는데 이는 올해와 달리 지난해 어린이날에 비가 내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1~6일 해외 신용‧체크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증가했다. 이용 건수는 20.1%, 이용 회원 수는 13.7% 늘었다. 연휴 기간 해외로 나간 사람도, 쓴 돈도 모두 늘었다는 뜻이다. 결제액 증가율로 보면 해외(17.5%)가 국내(3.1%)의 5.6배에 달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높은 물가와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임시공휴일 때마다 결제액 감소 

임시공휴일의 소비 진작 효과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시공휴일을 더하면서 주말을 포함한 설 연휴가 6일에 달했던 지난 1월이 대표적인 사례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297만2916명으로, 지난해 1월(277만866명)보다 7.3% 늘었다. 2019년 1월(291만2331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다. 1월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6%, 0.9%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음식점‧카페 소비 등을 포함한 지표로, 소상공인 경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국군의날 임시공휴일과 개천절‧한글날이 있었던 지난해 10월에도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1월 24~31일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보다 33.9% 줄었고, 지난해 9월 27일~10월 4일은 20.8% 감소했다. 직장인이 환호한 황금연휴 때마다 소상공인은 울상을 지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미디어와 SNS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모습을 일상처럼 볼 수 있다 보니 소비자 생활에서도 해외여행을 쉽게 생각하고 습관처럼 가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휴일이 길면 국내에서 돈을 쓰는 대신 해외로 나가는 경향이 늘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내수에 악영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