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6%포인트 가량 오르며(채권 가격은 하락), 장중 5% 안팎을 오갔다. 2023년 10월(5.097%) 이후 최고 수준으로, 5%를 넘은 건 지난달 9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 5%는 금융시장의 위험 신호로 여겨지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오후 3시30분 기준 4.524%로 전장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미국 뉴욕 3대 증시 선물은 내림세다. 오후 3시30분 현재(한국 시간) S&P500 선물은 1.04%, 다우존스 선물은 0.8%, 나스닥100 선물은 1.28% 각각 떨어졌다. 유로화ㆍ엔화 등 주요 6개국 대비 달러가치인 달러인덱스도 100.69로 전장 대비 0.4% 하락했다. 이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국 정부의 이자 지급 비용이 늘어 재정지출 능력을 더욱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 차트.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담담하게 반응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장중 한때 2600선을 내줬다가, 전장 대비 0.89% 내린 2603.42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225는 0.68%, 홍콩 항셍 지수는 각각 0.05% 내렸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미니 셀 아메리카’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투자자가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무디스의 강등 조치는 3대 신평사 중 가장 마지막 조치였고, 2023년 11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이미 예고된 리스크란 점에서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윤인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시장상황 점검회의(컨퍼런스 콜)를 열고, 시장에 미칠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미국 주식·채권·달러를 동시에 매도하는 진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제프리스 인터내셔널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모히트 쿠마르는 블룸버그에 "역사를 살펴보면, 신용등급 조치의 영향은 일반적으로 단기적이었지만 오늘날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며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이미 많은 투자자가 미국 투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