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시민에 '무료 검사' 해준다…치매와 전쟁 나선 서울

서울시가 중증 치매환자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서북병원. [뉴스1]

서울시가 중증 치매환자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서북병원. [뉴스1]

“치매 추정 진단, 치매 예방 활동은 물론, 음악극·원예나 미술관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장수미 서울시 영등포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부센터장이 말하는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20%를 돌파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서울시·자치구가 본격적으로 치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올해 97만명인 국내 치매 환자 인구는 2040년 18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400만원이다.

치매검사, 질환 관리, 건강 상담 제공

서울시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 [사진 영등포구]

서울시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 [사진 영등포구]

65세 이상 서울시민 중 1명 정도(9.88%)가 치매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찾아가는 치매 조기 검진’를 진행 중이다. 올해 치매 검진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이면서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모든 시민은 신분증을 지참해 운영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에서 본인의 연령·학력 대비 낮은 평가(인지저하)를 받으면 진단검사를 진행한다. 전문의가 ▶치매 ▶경도인지장애 ▶정상 등 추정진단을 내린다. 치매 추정 진단 시 의료기관을 연계하고, 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쉼터)도 제공한다.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운동치료·음악치료·작업치료 등을 제공한다. 서울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경도인지장애 작업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는 임동선씨는 “신우신염·뇌경색이 찾아오면서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찾게 됐다”며 “프로그램에 제대로 참여해 건강을 챙기겠다는 생각에 휴직까지 했다”고 말했다.

임동선 씨가 서울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수행한 경도인지장애 작업치료 프로그램. 문희철 기자

임동선 씨가 서울 영등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수행한 경도인지장애 작업치료 프로그램. 문희철 기자

노원·양천, 한의학 활용해 치매 예방 

서울 강동구청은 치매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원격 정밀검진'에 나섰다. [사진 강동구]

서울 강동구청은 치매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 원격 정밀검진'에 나섰다. [사진 강동구]

기초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서울 구로구는 7월까지 ‘지역주민과 동행하는 기억력 검사(치매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치매·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주민이나 치매선별검사를 받은 지 1년이 경과한 구민은 누구나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각 동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선별검사에는 방문간호사가 참여해 혈압·혈당을 측정하고 건강 상담을 진행한다. 검사 결과 인지 저하로 의심되는 경우 추가적인 진단검사를 연계할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도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전농2동주민센터에서 총 15차례 ‘동대문구 장수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기능 강화 교육이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 방법을 교육한다.  

치매 방지를 위해 신기술을 접목한 자치구도 있다.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은 입원 환자의 64%를 차지하는 치매 환자를 위해 차별화한 재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병원·보건소·엔젤로보틱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활 로봇 3기를 하반기 도입할 계획이다.  

한의학을 활용해 치매 예방에 나선 자치구도 있다. 서울 노원구는 26일부터 6월 13일까지 ‘한의약 치매 예방 건강증진사업’을 진행한다. 치매 진행 이전 단계인 고위험군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기 위해서다. 서울 양천구도 지난달부터 11월까지 ‘인지기능 개선 치매 중증화 억제 등을 돕는 한의약 치매 건강증진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정 한의원에서 치매선별검사를 실시해 치매 고위험군에게 침 시술이나 첩약 처방 등 한방진료를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치매 검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치매 환자·가족 지원을 확대하고 선제적으로 치매 예방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