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뉴스1
20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고객확인의무를 완료해 거래가 가능한 개인·법인 이용자는 약 97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778만명) 대비 25%(192만명) 급증한 수치다. 다만 이는 여러 거래소를 중복으로 이용한 사람을 제외하지 않고 합산한 수치다. 전체 이용자 중 개인 이용자 수가 약 970만명으로 절대다수였다. 법인은 174개사로 극소수로 나타났다. FIU는 25개 암호화폐 사업자(17개 거래소·8개 보관 및 지갑업자)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기초로 이용자 실태를 조사했다.
지난해 하반기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 중 30대의 비중(2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40대(27%)·20대 이하(19%)·50대(18%)·60대 이상(7%) 순이었다. 같은 시기 전체 이용자의 66%는 50만원 미만의 소액 암호화폐만 보유하고 있었다. 1000만원 이상 암호화폐에 투자한 보유자는 전체 12%(121만명)로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2%포인트 늘었다. 1억원 이상 초고액 암호화폐 보유자는 전체의 2.3%(22만명)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가총액과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FIU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암호화폐 사가총액(국내 사업자가 상장한 암호화폐 수량에 시장가격을 곱한 금액)은 10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56조5000억원)과 비교해 91% 급증했다. 국내 암호화폐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은 비트코인(29.7%)·리플(23.1%)·이더리움(9.1%)·도지코인(4.3%)·솔라나(2.3%)·에이다(1.6%) 순으로 많았다. 이들 상위 6개 종목의 국내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70.1%에 달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호화폐 일수록 투자자들 쏠림도 컸다고 풀이할 수 있다.
암호화폐를 사기 위해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에 맡긴 원화 예치금도 지난해 6월 말(5조원) 대비 지난해 말(10조7000억원) 114%(5조7000억원) 급증했다. 같은 시기 하루 평균 거래 규모(6조→7조3000억원)도 22% 늘었다. 이 영향에 전체 국내 암호화폐 사업자들의 영업이익(5813억원→7415억원)은 28% 많아졌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거래된 암호화폐는 1357개(중복 포함)로 지난해 6월 말(1207개) 비교해 12% 늘었다. 다만 중복상장을 제외할 경우(554→598개) 소폭 증가에 그쳤다. 특히 한국인이 발행했거나 국내에서 80% 이상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코인’은 지난해 말 97종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5종이 오히려 줄었다. 신규 상장보다는 기존에 있던 암호화폐에 투자가 집중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하반기 암호화폐 신규 상장은 총 127건으로 상반기 대비 19% 감소했고, 거래중단(상장폐지)은 31건으로 54%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전반적으로 활성화 됐지만, 가격 변동성은 여전했다. FIU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68%로 6개월 전과 비교해 2%포인트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8.5%) 코스닥(27.4%) 보다는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