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경제계 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맥도날드)은 모두를 곤경에 처하게 하고 도망갔다"며 "지금 그들이 돌아오고 싶어 한다면 우리가 레드카펫을 깔아줘야 할까? 당연히 아니다"고 말했다.
푸틴이 이날 맥도날드만 특정해서 겨냥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많은 외국 기업은 소위 서방의 정치 엘리트들의 압박에 러시아 시장을 떠났다"며 "우리는 누구도 쫓아내지 않았고 누구도 간섭하지 않았으며 일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의 목을 조르려고 하니 우리가 똑같은 행동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성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유럽 기업들은 러시아에 의료장비 서비스 제공을 거부했지만, 미국은 그러지 않았다"며 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우크라 지원 무기 사거리 제한 해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푸틴에 대해 "완전히 미쳐버렸다"며 "추가 제재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휴전 협상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며 "푸틴에 대한 마지막 압박이 효과가 없을 경우 협상을 완전히 포기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26일 러시아 국방부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개한 사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사용되어 11월 23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격추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의 잔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독일의 경우 우크라이나에 MARS2 다연장로켓(사거리 84㎞), PzH 2000 자주포(사거리 45∼60㎞) 등을 지원한 상태다. 여기에 메르츠 총리는 전임 올라프 숄츠 총리와 달리 사거리 500㎞ 이상인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을 추가로 제공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는 이 미사일을 달라고 독일에 3년 째 요구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푸틴은 러시아를 방문 중인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피단 장관은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서 중재역으로 참여했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동에 앞서 "러시아는 튀르키예의 중재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