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여왕' 박근혜 이어 MB도 공개 행보…보수 결집 지원사격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이틀 앞둔 27일 나란히 공개 행보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김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지난 2월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 지 3개월 만의 만남이었다. 공식 대선 기간 중 이 전 대통령의 외부 공개 일정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호텔 로비에 먼저 도착한 김 후보와 포옹을 한 뒤 “깨끗한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 넥타이를 맸다. 비공개 회동은 1시간 10분가량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측에선 MB 정부 시절 청와대 이종찬 민정수석과 장다사로 정무기획관, 김 후보 측에선 선대위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과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신 대변인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통치하겠지만, 김문수는 국가를 경영할 것이다. 국가를 경영할 좋은 대통령이 돼달라”는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김 후보는 노동자와 기업도 잘 알고, 행정도 해본 좋은 후보라서 국민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니 끝까지 열심히 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신 대변인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두고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택을 찾아갔던 일화를 테이블에 올렸다. 이에 김 후보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김 후보의 1호 공약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언급하며 “너무 뭉뚱그리지 말고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잘 세분화한 구체적 공약이나 정책 대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행정 규제를 철폐해야 하고, 한국의 노동 문제가 기업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업들이 함께 남아 많은 노동자의 복지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충북 옥천에서 어머니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충북 옥천에서 어머니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잇달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개 일정을 소화한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구 사저에서 김 후보를 만나 “하나로 뭉쳐 반드시 이겨달라”고 했었다. 이날 구미와 옥천에선 수백명의 지지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면서 환영했다. 최근 김 후보의 지지율이 영남과 충청에서 상승세를 타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구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 사정이 여러모로 어렵다”며 “며칠 전 김문수 후보가 아버님과 어머님 생가를 방문한 모습을 보고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김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자체로도 보수층 결집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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