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상황실이 차려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이 후보의 우위로 나타나자 당직자들이 환호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역·세대·성별 등 출구조사 세부 지표에서 이재명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와 부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후보가 우위이거나 근소한 우세였다.
특히 이 후보는 수도권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후보의 서울 예상 득표율은 49.3%로 김 후보(40.1%)에 9.2%포인트 앞섰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서울에서 4.83%포인트 차로 패했는데, 이번 대선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경기(이재명 55.8%, 김문수 34.6%), 인천(이재명 53.6%, 김문수 37.4%)의 이 후보 예상 득표율은 과반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는 경기에서 5.32%포인트, 인천에서 1.85%포인트 차로 윤 후보에 앞섰는데 이번에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청에서도 이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전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전(이재명 51.8%, 김문수 38.3%), 세종·충남(이재명 51.3%, 김문수 39.7%), 충북(이재명 51.1%, 40.2%)에서 김 후보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렸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는 대전에서 3.11%포인트 차로 윤 후보에게 졌고, 충북에서 5.55%포인트, 충남 6.12%포인트 차로 졌는데 3년 만에 열세가 우세로 전환됐다.

김영옥 기자
PK 민심도 요동쳤다. 부산(김문수 49.0%, 이재명 42.7%), 경남(김문수 48.8%, 이재명 43.4%)에서 김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앞섰지만, 울산(이재명 46.5%, 김문수 44.3%)에선 근소한 차이지만 이 후보가 앞섰다. 지난 대선에선 윤 후보가 부산에서 20.1%포인트, 울산 13.62%포인트, 경남 20.86%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크게 이겼는데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외에도 광주(이재명 81.7%, 김문수 10.5%), 전남(이재명 80.8%, 김문수 10.9%), 전북(이재명 79.6%, 김문수 11.8%) 등 호남과 제주(이재명 57.9%, 김문수 31.2%)에서 이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고, 대구(김문수 67.5%, 이재명 24.1%)와 경북(김문수 64.0%, 이재명 28.2%)에선 김 후보가 체면 치레했다.

신재민 기자
눈에 띄는 건 그간 전통적 보수층으로 인식됐던 60대의 민심이었다. 60대 예상 득표율은 이재명 48.0%, 김문수 48.9%로 박빙이었다. 지난 대선 출구조사에선 윤석열 64.8%, 이재명 32.8%로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이 후보의 열세였는데 간발의 차로 돌아선 것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성향이 강한 586세대가 60대로 편입되고, 12·3 계엄 사태에 실망한 60대가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별 출구조사 결과는 여성에서 이재명 55.1%, 김문수 39.2%, 이준석 4.3%로 이재명 후보의 우위가 두드러졌고, 남성에선 이재명 48.3%, 김문수 39.4%, 이준석 11.1%였다.
다만 20·30대 남성에선 반(反)이재명 경향이 두드러졌다. 20대 이하 남성에서 이준석 후보(37.2%)의 예상 득표율이 가장 높았고, 김 후보(36.9%)가 뒤를 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24.0%에 그쳤다. 30대 남성에선 이재명 37.9%, 김문수 34.5%, 이준석 25.8%로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예상 득표율 합이 60.3%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20대 이하 남성에서 36.3%, 30대 남성 42.6%를 기록했는데 이번 출구조사에선 외려 예상 득표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20·30대 남성의 표심이 이재명 후보가 아닌 이준석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날 출구조사는 방송협회와 지상파 3사가 구성한 ‘공동 예측조사 위원회(KEP)’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