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 공유 가치, 깊은 경제 관계를 바탕으로 동맹에 대한 철통 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오늘날 전략적 환경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높이며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2017년 5월 10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나 2022년 3월 1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대한 축하 성명에서 굳건한 한ㆍ미 협력 관계의 확장과 강화를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번 국무부 성명에는 일본까지 포함한 한ㆍ미ㆍ일 3국 안보 협력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미 국방부 피트 응우옌 대변인은 “대한민국 방어와 (양국)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했다.
새 정부에 ‘中 우려’ 메시지는 이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 정부에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메시지를 낸 것은 통상적인 백악관 입장 발표와는 다르다. 새 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는 동시에 미ㆍ중 사이 균형 외교를 추구하는 이 대통령 외교 노선에 대한 사전 견제의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 외교 소식통은 “이 대통령 당선과 관련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문은 국무부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내부 정리가 된 것으로 안다”며 “백악관 당국자의 서면 답변은 비공식적인 것이고 언론에 보내는 과정에서 조율이 되지 않아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韓 대선 질문에 서류 찾다 “없네요”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준비해온 서류철을 뒤적이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결국 공식 입장을 담은 대목을 찾지 못했고 ″지금 없다. 곧 알려주겠다″고 했다. 백악관 유튜브 캡처
미국의 극우 성향 정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한국 대선과 관련해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한국의 명복을 빈다”며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접수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끔찍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뚜렷한 근거를 대지는 않았다. ‘마가(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트럼프 선거 슬로건)’로 불리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을 대표하는 루머는 공식 직책은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 막후에서 깊숙이 개입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 의회에서는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은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 당선인의 선출을 축하하며 미국과 한국 간에 매우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 쌓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도 당선 축하 성명을 내고 “오늘 대선의 결과는 한국의 제도가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지키는 회복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