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안해서 보수 패배" 국힘 비난 나온 '8.34% 이준석'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8.34%(290만 8640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최종 성적표다. 대선 기간 내내 국민의힘으로부터 단일화 압박을 받았던 이 후보는 개표 후에도 “단일화를 못해서 보수가 패배했다”는 책임론에 직면했다. 이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의 합산 득표율 49.49%가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 49.42%를 0.07%포인트 근소하게 앞서면서다.

비난 직면한 이준석 “처음부터 단일화 고려 안 해”

지난 5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장성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부단장은 4일 오전 라디오에서 “(득표율 격차가) 0.07%포인트인데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시너지 효과로 ‘여기 찍어야 되겠구나’ 감동했다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패배의 원인을 단일화 실패에서 찾았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이번 대선에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다. 국민의힘에 들어오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TV 토론 때 성적인 문제가 본인을 따라다니지 않겠냐”며 “개혁신당 자체가 왜소화되고 위축돼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같이 하겠다면 우리 당원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3일 밤 대선 결과를 승복하고 “처음부터 단일화를 고려한 바가 없다”며 책임론을 일축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오히려 단일화보다는 혁신에 임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선거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방법론이나 접근법 자체가 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화가 이뤄졌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거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준석 표가 고스란히 김문수에게 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준석이 사퇴했더라도 그 표의 과반 이상은 이재명 후보에게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민의힘도 단일화로 승산이 없다는 걸 알면서 나중에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우린 할 만큼 했다’는 보여주기식 장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대남 37.2% 지지…“흩어지지 않게 지방선거 매진”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서울 국회 여의도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당원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서울 국회 여의도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당원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은 목표로 했던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애초 대선 완주의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 전에 핵심 지지층이 어느 지역에 또는 어느 세대에 분포해 있는지 자체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는 예상대로 20·30세대 남성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은 20대 남성 37.2%, 30대 남성 25.8%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서울(9.94%), 세종(9.89%), 대전(9.76%) 등에서 10%에 가까운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다.

천하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이준석 후보가 20·30 젊은 유권자 지지와 중도층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낸 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며 “ 개혁신당은 이런 성취가 흩어지지 않고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도록 이준석 후보와 힘을 합쳐 지금부터 지방선거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