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기습 당한 푸틴 "드론 부대 최대한 빨리 배치하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무인기(드론)를 다루는 전문 부대를 최대한 빨리 창설해 배치하라고 주문했다.

12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7∼2036년 군사 프로그램 회의에서 “우리는 현재 드론 부대를 독립적 병과로 구축하고 있다”며 “이 부대를 최대한 빨리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적들이 드론 분야를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우리가 이 분야에서 아무것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에 대해 드론 기습 작전을 벌인 것에 자극받아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 1일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공군기지 4곳을 동시 타격한 ‘거미줄’ 작전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 40여대,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어치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공군기지 피격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항공기가 손상됐을 뿐 파괴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무인기의 전투 사용 효과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드론이 적의 장갑차, 진지, 통신 시스템, 수송 수단, 병력 등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드론 운영자들도 적의 군사 장비를 상당량 파괴하고 손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드론 공격을 감행, 최소 67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공격은 지난 2일 이스탄불 협상에 따라 양국이 상호 전사자 시신을 인도하고 전쟁포로를 교환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11일 밤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깃으로 드론 공격을 감행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동북부에 위치한 하르키우로 자폭 드론 17대가 민간인 주거지역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