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이 살아난다, 타선까지 강해진다…한화, 이제 지키는 입장이 됐다

15일 대전 LG전에서 역전 결승 적시타를 때려낸 한화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15일 대전 LG전에서 역전 결승 적시타를 때려낸 한화 노시환. 사진 한화 이글스

침묵하던 4번타자 노시환(25)이 살아났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단독선두도 되찾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이제 지키는 레이스를 시작한다. 한화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10-5로 이겼다. 이로써 LG를 0.5게임 차이로 끌어내리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13일 이후 33일 만의 1위 탈환이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선두권 다툼의 압축판과도 같았다. 4-4로 맞선 한화의 5회말 공격. 1사 1루에서 노시환이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때려내 5-4로 앞서갔다. 그런데 이때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 44분 뒤 재개된 승부에서 4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도 굵은 빗줄기가 흐름을 방해했지만, 한화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마침내 1위로 올라선 한화의 원초적인 힘은 선발진에서 나온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이 버티는 마운드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폰세와 와이스는 각각 9승과 8승을 챙겼고, 류현진도 5승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어느새 18세이브를 거둔 신예 마무리 김서현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면서 살얼음판 승부에서도 늘 우위를 지녔다.

이처럼 걱정 없이 보이던 한화에도 숙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중심타선이다. 채은성과 문현빈, 최재훈 등 주축 타자들이 자기 몫을 해주기는 했지만, 4번타자 노시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특히 5월 들어선 25경기에서 타율 0.206 2홈런으로 부진하며 김경문 감독을 근심케 했다.
노시환은 한화가 공을 들여 키운 차세대 거포다. 2019년 데뷔할 때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고, 이듬해 12홈런을 때려내면서 잠재력을 발휘했다. 이어 2023년 31개의 아치로 홈런왕을 차지하며 김태균의 뒤를 잇는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도 24홈런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5월 월간 성적이 말해주듯이 노시환은 올 시즌 개막 후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 흐름은 분명 다르다. 직전 두산 베어스와의 홈 3연전을 기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시리즈와 지난 LG 2연전까지 5경기 기록은 타율 0.368 2홈런 5타점 7득점. 이 기간 2루타도 4개나 때려내며 장타력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띠었다.


10개 구단 가운데 마운드가 가장 강력하고, 최근 들어선 FA 투수 엄상백까지 복귀한 한화로선 노시환의 부활이 무엇보다 반갑다. 문현빈~노시환~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왼쪽 손등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이라 당분간 이들이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