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맺혀서…피해자엔 사죄" 청주 연쇄 방화범 숨진 채 발견

다세대주택의 화재로 탄 박스. 사진 충북도소방본부

다세대주택의 화재로 탄 박스. 사진 충북도소방본부

15일 새벽 충북 청주에서 다세대주택과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3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던 60대 용의자가 인근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청주 상당경찰서와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4부쯤 청주시 상당구 한 다세대주택 3층 현관문 앞에 "누군가 불을 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이로 인해 이 건물에 살던 주민 6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20여 분 뒤 상당구 상당로의 한 업무 빌딩 1층에서도 불이 났다가 행인과 소방당국에 의해 3분 만에 꺼졌다.

오전 2시쯤에는 인접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으나 스프링클러 작동으로 불이 확산하지 않았다.


세 건의 방화 모두 동일인의 소행으로 파악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60대 남성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모 저수지 인근에서 A씨의 유류품을 확인한 데 이어 오전 7시 10분쯤 수중 수색을 통해 A씨의 시신을 저수지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주상복합아파트 CCTV에서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주차장으로 진입한 뒤 인화성 물질을 엘리베이터 앞에 뿌리고 불을 지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A씨는 현장에 프린트물을 남기기도 했다. 이 프린트물에는 범행 동기가 인척간의 원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프린트 문서 말미에는 "한이 맺처(혀) 방화함. 선의에(의) 피해자에게 가슴 깊이 사죄함"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경찰 관계자는 "원한 관계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면서도 "A씨의 사망으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