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챌린지로 더 유명한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근육 위축으로 삶이 멈추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근육이 움직이는 운동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근육이 위축되고 발음, 삼킴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마비되면서 결국 호흡근까지 약해져 생명이 위독해진다. 세계루게릭병의 날(6월 21일)을 계기로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의 도움말로 루게릭병에 대해 알아봤다.
루게릭병은 뇌에서 척수로 신호를 전달하는 상부 운동신경과 척수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하부 운동신경이 모두 손상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는 “정상적인 의식과 감각 신경을 유지한 상태에서 초기에는 손발의 힘이 빠지는 정도지만, 점차 온몸이 마비돼 결국 대부분의 일상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왜 발병하는지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 이상, 흥분성 독성, 산화 스트레스, 면역 염증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를 통해 20개 이상의 유전자가 루게릭병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된다. 오 교수는 “평균 생존 기간은 3~5년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위루술과 인공호흡기를 적극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1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10%에 달한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가 루게릭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치료는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리루졸’과 ‘에다라본’ 등의 약물치료가 대표적이다. 증상에 따라 위루술(PEG), 인공호흡기, 물리치료, 중재적 재활 등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생체신호 분석,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 등 다양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오 교수는 “루게릭병은 희귀하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 조기 진단과 증상 관리가 중요하고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