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내란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로 민주당이 추천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하게 될 조은석 특별검사를 향한 여권 일각의 의구심 어린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내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아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조건부 석방된 것은 검찰과 법원의 짬짜미”라며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지귀연 법원이 내란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추가 기소 건이 없을 수는 없는 일이었고,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조은석 내란 특검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조 특검이 검찰 특수본 박세현 본부장을 만난 게 그제인데, 뒤통수 제대로 맞은 건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향후 특검의 수사 항로가 간단치 아니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 특검이 13일 박세현 특수본부장(서울고검장)과 면담을 실시했음에도 “사전에 구속 취소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으니,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민주당 강경파 모임 처럼회의 주축 멤버였던 최강욱 전 의원은 조 특검이 서울고검 9층과 12층에 특검 사무실 제공을 요청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1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보안 때문에 고검으로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그곳에 있으면 오해를 살 측면이 많다”며 “길 하나 건너면 바로 대검과 중앙지검이 있다. 박세현 특수본부장 및 심우정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이 살 길을 의논하려는 것 같다는 얘기가 서초동에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여권 관계자도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안이 훌륭한 정부과천청사에도 빈 사무실이 많은데 굳이 왜 고검과 똑같은 건물을 쓰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역대 특검 중 검찰 안에 사무실을 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새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오광수 변호사가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급 인선 발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의 이러한 시각은 조 특검이 검찰 특수통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율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조 특검이 특수통 출신인 점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크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 낙마 사태 때처럼 지지자들의 항의성 문자도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에 낙마한 오 전 민정수석에 대해 그간 범여권에선 “검찰 특수부 출신의 민정 수석으로 인해 검찰 개혁이 어려워질 것”(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라는 우려가 이어졌었다.
이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도 ‘조은석 특검이 걱정스럽다’ ‘친정(검찰)을 지키려는 심산 같다’는 등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조 특검의 “심우정 총장님과 박세현 고검장이 상당히 훌륭하신 분들이다. 자세도 바르다”(2024년 12월 6일 국회 법사위)는 과거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일단 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크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조 특검은 우리가 추천한 특검이다. 그에 대한 비판은 우리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며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 수사하는지가 주요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