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메가MGC커피 매장 앞. 연합뉴스
저가커피의 가성비 컵빙수
매장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인기 선두를 달리는 건 메가MGC커피 컵빙수다. 서울 마포구에서 메가MGC 커피를 운영하는 40대 점주는 “오픈한지 30분만에 컵빙수 재료가 모두 소진된다”라며 “통상 커피 매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오후인데, 입소문을 듣고 오전부터 컵빙수를 사러 오거나, 예약 주문을 해놓는 고객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메가MGC 커피의 컵빙수 사진. 사진 메가커피
이어 “빙수 하나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약 10분)이면 아메리카노를 10~15잔 뽑을 수 있어, 점주 입장에선 썩 달갑지 않지만 손님들은 맛과 양, 가격이 모두 괜찮으니 컵빙수를 꽤 찾는다”라고 전했다. 인터넷에서는 이 빙수를 맛보러 갔다가 품절이라 허탕을 쳤다는 후기도 수두룩하다.
메가MGC 커피에 따르면 4월 말 출시된 두 가지 맛의 1인 빙수는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고 지난 16일에는 180만개를 넘어섰다. 메가MGC 커피 관계자는 “분당 26개꼴로 팔린 것”이라며 “올 초 딸기 시즌에 맞춰 출시된 디저트 ‘메가베리 아사이볼(분당 7개)’ 흥행을 4배 가량 앞지르는 것”이라고 했다.
컴포즈 커피(팥절미 밀크쉐이크·4500원), 이디야(팥 인절미 1인 빙수·6300원) 등도 저가 빙수를 앞세워 빙수 열풍에 뛰어들었다. 공차도 18일 두 가지 종류의 빙수 쉐이크를 6900원에 내놨다.

GS25에서 팔리고 있는 유어스 꿀귤빙수 사진. 사진 GS25
본격 무더위가 찾아온 만큼 당분간 컵빙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예상 판매량을 초과하고 있다”라며 “생산량을 늘리는 중”이라고 했다.
가성비 디저트 맛집인 편의점 빙수도 인기다. 세븐일레븐과 GS25 등은 빙그레, 라벨리 등 아이스크림 제조사의 인절미·망고 빙수 등을 2+1 행사로 1개당 2000원 꼴로 내놓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빙수 대란이 일면서, 최근(1~16일) 컵빙수 매출은 전년보다 32.2% 증가했다”라며 “컵빙수 상품 수도 지난해 16종에서 올해 21종으로 크게 늘었다”라고 했다.
10만원을 훌쩍 넘는 특급호텔 프리미엄 빙수 수요도 꾸준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는 트렌드가 계속되면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날씨 등에 따라 수요가 조금씩 다르지만, 매일 준비해둔 물량은 다 팔린다”라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황과 고물가 시기에는 소비 양극화가 더 두드러진다”라며 “빙수 소비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