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핵시설 공습 사실을 확인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내 핵 시설 3곳(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타격 사실을 밝히며 이렇게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름까지 콕 집어 말할 정도로 포르도는 이번 미국 공 습의 핵심 타깃이다. 지난 13일 기습 공격을 개시한 이스라엘도 포르도를 작전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곳에 이란의 고농도 농축 우라늄이 대량으로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국제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포르도엔 60% 농도의 우라늄 408kg이 보관돼 있다. 우라늄 농축을 위해 필요한 원심분리기도 갖추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포르도에서 약 2700대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9일 위성사진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 모습. AFP=연합뉴스

신재민 기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60㎞, 이슬람 시아파 성지 곰에서 32㎞ 떨어진 산악 마을이 이란 핵 개발의 최후 보루로 변신을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애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시설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02년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노출되자 이란은 대안으로 포르도를 점찍고 핵시설 건설에 나선다. IAEA 분석과 위성 사진 등에 따르면 포르도에선 2002년부터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009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보기관에 의해 전 세계에 포르도 시설이 공개된 뒤에야 IAEA에 관련 사실을 보고한다.

지난 2024년 11월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에서 2번째)이 이란 외교부와 이란원자력기구 관계자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깊은 산악지대 지하에 건설된 포르도는 난공불락의 요새란 평가를 받아 왔다. 단단한 암반 아래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건설돼 이스라엘이 보유한 공습 무기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사진으로 포착되는 포르도 시설의 겉모습은 지하로 들어가는 5개의 터널과 은밀하게 설치된 환기구, 그리고 대형 지원 구조물 정도다. CNN은 터널을 통해 들어가면 지하 80∼90m 깊이에 ‘메인 홀’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주일 넘게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포르도 타격만큼은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속해서 호소해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GPS 유도가 가능한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폭탄 12개를 포르도에 투하하는 작전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전체 폭탄 탑재량을 투하했다”며 “포르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김영옥 기자
이스파한에도 핵무기 생산을 곧바로 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은 이스파한의 원심분리기, 농축우라늄 제조 시설 등을 공격했지만, 지하 시설엔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우라늄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