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지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민지의 통산 11승으로 메이저 우승은 2021년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US여자오픈에 이어 3승째다. 이민지는 AIG여자오픈이나 셰브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민지의 퍼터는 작렬하는 댈러스의 태양처럼 뜨거웠다. 전날 이민지는 강풍 속에서 유일하게 보기가 하나도 없이 경기하면서 4타를 줄였다. 지난해 퍼트 타수 이득이 LPGA 투어에서 137위였던 이민지는 올해 롱퍼터로 바꾼 후 5위로 올라섰는데 이번 주는 더 눈부셨다.
이글거리는 퍼터로 3라운드에서 선두 지노 티띠꾼(태국)을 무너뜨리고 이민지는 4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4라운드 압박감 속에선 퍼터가 잠시 말을 듣지 않았다. 전날이었다면 쉽게 넣었을 거리의 퍼팅을 3번 홀부터 6번 홀까지 3번이나 놓쳐 보기 3개를 했다. 7번 홀 3m 버디 퍼트는 짧았다.
9타 뒤에서 시작한 오스턴 김이 4타를 줄이면서 2타 차로 쫓아왔다. 이민지는 12번 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는가 했는데 볼이 러프 위에 떠 있었다. 이 홀에서 파를 한 후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이민지는 “퍼트할 때마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롱퍼터를 쓴 후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롱 퍼터를 좀 더 일찍 썼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지만 지금 퍼터가 나를 위해 일 잘 하고 있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민지의 우승을 축하하러 나온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이민지가 3퍼트를 한 번도 안 했다는 얘기를 듣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는 아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지는 “리디아 고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걸 보고 나도 정말 하고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자”고 말했다.

최혜진. AP=연합뉴스
이날 PGA 투어 트레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경기한 남동생 이민우는 67명 중 공동 63위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우승한 누나를 위해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녹화해 보냈다.
이민우는 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몇 달 전에 누나에게 우승할 거라고 말했다. 누나는 샷이 견고하고 멘탈도 좋다. 퍼트와 쇼트 게임이 좋으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거다라고 했는데 우승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두 교포가 1, 2위를 했는데 정작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혜진과 이소미가 3오버파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최혜진은 2타를 잃었고 이소미는 이날 이븐파를 쳤다. 최혜진은 올 시즌 3개 메이저 모두 10위 이내에 들었다.
신지은이 5오버파 공동 12위, 황유민이 6오버파 공동 19위, 방신실이 7오버파 공동 23위, 전인지와 이미향이 9오버파 공동 31위다.
댈러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