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건설 부진에 산업 생산 두 달 연속 뒷걸음질…소비 회복도 더뎠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주요 산업 부진의 여파로 지난달 산업생산과 투자가 큰 폭으로 동반 감소했다. 소비도 전월 대비 보합에 그치며 반등에 실패했다.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 생산지수는 112.5(2020년=100)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올해 1월(-1.6%) 이후 넉 달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고, 4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제조업 생산이 3.0% 줄어드는 등 광공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금속가공(-6.9%)에서 생산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전방 산업인 자동차·건설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2.3%)는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등 영향으로 두 달째 생산 감소세가 이어졌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5월부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가 적용되며 수출 감소가 나타났고 국내 생산도 위축됐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3.6%), 운수·창고(-2.4%) 등에서 줄며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1.2%)·준내구재(0.7%) 판매가 늘었지만,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소비가 줄며 전체적으로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3월(-1.0%)과 4월(-0.9%)에 이어 석 달째 부진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1차 추경이 집행됐지만, 재해 복구와 통상 대응에 초점을 맞춘 터라 소비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포함된 2차 추경이 집행되면 소비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도 4.7%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3월(-0.5%), 4월(-0.5%)에 이어 약 2년 만에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6.9%)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4.6%), 토목(-2.0%)에서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9% 감소했다. 건설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건설 수주(경상)는 발전·통신 등 토목(-62.4%)에서 크게 줄며 1년 전보다 5.5% 감소했다.


국내외 불확실성에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과 내수 출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