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빙수·장어탕…울산 몰린 대기업 공장들 '쿨대응'보니

조선소 특성상 고온에서의 중장비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일엔 오전 10시, 오후 3시 휴식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최근 직원들에게 빙수 4만4000인분을 제공하는 '빙수 드쎄오' 이벤트도 진행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조선소 특성상 고온에서의 중장비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일엔 오전 10시, 오후 3시 휴식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최근 직원들에게 빙수 4만4000인분을 제공하는 '빙수 드쎄오' 이벤트도 진행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요즘 출퇴근 시간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문 앞에 가면 반바지나 샌들을 신은 직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긴 바지와 덮인 신발을 고수해야 했던 조선소 출퇴근 풍경이 현대중공업 창사이래 올해 처음 가볍고 시원하게 바뀐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 12일까지 여름 출근 복장을 완화하는 '쿨비즈(Cool-Biz)'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출근 때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하되, 트레이닝복·민소매·슬리퍼 등은 예외다. 작업 중에는 기존처럼 작업복과 안전화를 착용해야 한다. 직원 안모(42)씨는 "여름철 최소한 출·퇴근 길만큼은 숨통이 확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정유·자동차·화학·제련업 등 대기업 울산지역 주요 공장들이 이른 폭염에 맞서 여름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 출근 복장 완화는 물론 빙수 제공, 냉방 장비, 보양식, 냉감복까지 총력 대응에 나선 분위기다. 

조선소 특성상 고온에서의 중장비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 일엔 오전 10시, 오후 3시 휴식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냉방이 가능한 이동식 버스형 휴게소 4대를 운영하고, 선박 위에는 아예 '선상 휴게실'을 새로 만들었다. 지난달부터 직원들에게 빙수 4만4000인분을 제공하는 '빙수 드쎄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얼린 생수, 이온음료, 아이스크림은 물론 이동식 에어컨 1000대, 제빙기, 에어재킷, 땀수건 등 폭염 대응 장비도 총출동했다. 점심시간은 30분 연장해 더위에 지친 몸을 더 식히도록 조치했다. 

조선소 특성상 고온에서의 중장비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일엔 오전 10시, 오후 3시 휴식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냉방이 가능한 이동식 버스형 휴게소 4대를 운영하고, 선박 위에도 '선상 휴게실'을 새로 만들었다. 직원들에게 빙수 4만4000인분을 제공하는 '빙수 드쎄오'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사진 HD현대중공업

조선소 특성상 고온에서의 중장비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폭염일엔 오전 10시, 오후 3시 휴식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냉방이 가능한 이동식 버스형 휴게소 4대를 운영하고, 선박 위에도 '선상 휴게실'을 새로 만들었다. 직원들에게 빙수 4만4000인분을 제공하는 '빙수 드쎄오'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사진 HD현대중공업

구리 등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 LS MnM 울산 온산공장은 1200도가 넘는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장어탕·갈비찜·한방수육 등 보양식을 주 2회 제공 중이다. 아연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 역시 지난달부터 아이스크림과 냉감조끼를 지급하는 것과 동시에 이달에는 9차례 보양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냉감 얼굴가리개'를 폭염 예방 도구로 쓰는 곳도 있다. 정유·석유화학 기업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소금알약, 냉각팩에 더해 냉감 얼굴가리개 등 폭염 대비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온음료와 얼음, 아이스크림은 매일 지급 중이다.  

구리 등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 LS MnM 울산 온산공장은 1200도가 넘는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장어탕·갈비찜·한방수육 등 보양식을 주 2회 제공 중이다. 사진은 용광로 모습. 사진 LS MnM

구리 등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 LS MnM 울산 온산공장은 1200도가 넘는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장어탕·갈비찜·한방수육 등 보양식을 주 2회 제공 중이다. 사진은 용광로 모습. 사진 LS MnM

에너지·화학 제조사 SK CLX는 방열 냉방복, 아이스팩 조끼, 얼음물을 현장에 상시 비치하고 매시간 10~15분씩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동시에 현장 온도와 근로자 체온도 수시로 측정해 건강 상태를 관리한다.  

고려아연 작업 현장에 마련된 냉방 시스템. 사진 고려아연

고려아연 작업 현장에 마련된 냉방 시스템. 사진 고려아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공장 내 전체에 쿨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다음달 말까지 매일 빙과류 3만5000개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제빙기와 얼음통도 공장 전 식당에 마련해 더위를 즉시 해소할 수 있게 조치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냉찜질팩과 식염정 등을 상시 비치해 온열 관련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 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냉찜질팩과 식염정 등을 상시 비치해 온열 관련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 에쓰오일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울산에서 이러한 조치들이 조기에 시행된 이유는 올해 더위가 평년보다 일찍 강하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7~8월 울산의 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이상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5월 중순부터 초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질병관리청도 온열질환 감시 체계를 5일 앞당겨 가동했다. 지난달 울산에서만 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많은 수치다.

안종준 울산시 의료정책특별보좌관(울산대병원 내과 전문의)은 "고온·고위험 노동이 집중된 산업 현장일수록, 어지럼증 등으로 쓰러지는 온열질환 같은 여름철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며 "다양한 폭염 대응책은 근로자의 건강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지키는 핵심적인 안전 전략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