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후 인터넷에는 바다 건너 온 이 청년을 향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모델 겸 배우 파비앙. '제중원', '닥터진', '보고싶다' 등의 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에 종종 인사를 남긴 그는 이미 그는 몇몇 네티즌들에게는 '독도 개념 발언', '태권도 청년', '임수정 돈까스 발언'으로 잘 알려진 상태였다. 하지만'나 혼자 산다'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깊게 각인시키게 되면서 이제 그의 한국에서의 삶은 새로운 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프로필>
이 름 : 파비앙(Fabian)
생년월일 : 1987년 10월 30일
데 뷔 : 2008년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
- 드라마
2008년 : 에덴의 동쪽(M)
2010년 : 제중원, 시크릿가든(S), 역전의 여왕(M)
2011년 : 내게 거짓말을 해봐(S)
2012년 :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MBN), 청담동 살아요(JTBC), 닥터 진, 더킹 투하츠, 보고싶다(M)
2013년 : 결혼의 여신(S)
- 연극
2010년 : 블라인드 시즌2
2011년 : 어쿠스틱 러브
- 예 능
2014년 : 나 혼자 산다(M)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왠지 디시 모를 것 같아요.
아뇨, 알아요. (웃음) 몇 년 전에 친구가 저한테 디시를 스크린샷 해서 보내줬어요. 제 이야기가 나왔다고요. 유명한 웹사이트이고 게시판이라면서 보내줬어요. 그래서 저도 몇 번 했어요.
-'나 혼자 산다' 나와서 반응이 좋았거든요. (웃음) 그런데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예상은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이 조금 공감은 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좋아해 주실 줄은 생각 못 했어요.
-이제는 많이 알아보세요?
네. 많이 알아봐 주세요. '나 혼자 산다' 때문인 것 같아요.
-'나 혼자 산다'에는 어떻게 나오게 되셨나요?
페이스북이랑 트위터에 제가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프랑스 사람이 한국에 대해 잘 아니까 그게 SNS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어요. 작가가 그걸 보고 한국보다 한국을 잘 아는 프랑스인이라며 '나 혼자 산다'에 섭외하게 되었죠.
-되게 한국적으로 생활을 잘 하시던데, 6년 산 외국인치고는 너무 한국적이에요.
아, 아직 6년을 산 건 아니고요, 6년째 살고 있어요. 처음 온 게 2007년 여름이었어요. 제가 거의 활동을 프랑스와 왔다갔다 하면서 해서 그걸 다 합치면 5년 정도 될 거예요. 처음에는 3개월 정도 생각하고 왔어요.
-여행 목적이었나요?
네. 여행이었어요. 한국이 정말 궁금했고, 태권도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가 원래 프랑스에서 태권도를 했었는데, 한국에서 태권도를 하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었어요. 태권도는 한국에서 배우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했고요.
-예상했던 것과 달랐나요?
훨씬 좋았어요. 대련 상대가 많은 것도 있고, 한국 분들이 레벨이 달라요. 한국은 태권도의 나라잖아요. 또 잘 하는 사람과 대련을 해야 실력도 늘고요. 예전부터 한국에서 태권도를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학교 졸업하자마자 했죠. 졸업은 완전히 안 하고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 왔고, 그래서 졸업을 한국에서 했어요. 졸업에 필요한 시험에서 점수 몇 점만 통과하면 되는 시험이었어요. 프랑스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아서 여기서 봤죠. 하하하.
-왜요. (웃음)
그냥 한국이 좋았어요.
-보통 한국 겨울이 추워서 한국 꺼리시던데. (웃음)
그런데 저는 캐나다에서 살아봤아요. 거기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니까요. 그런데 솔직히! 겨울 춥긴 해요. (웃음)
-TV에서 홍삼 같은 거 드시던데 운동 때문에 드시는 건가요?
운동 때문은 아니고요, 그냥 혼자 살다 보니까 제 몸을 누가 챙겨 주겠어요. 건강 때문에 잘 챙겨 먹는 스타일입니다.
-유명해지면서 과거 페이스북, 미니홈피, 트위터 글이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는데, 솔직히 창피하지요? (웃음)
아뇨. 그냥 웃겨요. 제가 봐도요. 신기하기도 하고, 옛날에도 트위터랑 페이스북 하기 전에 싸이월드를 했었거든요. 솔직히 그거 한국 처음 왔을 때부터 시작을 한 건데, 친구가 보여줬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페이스북은 그때 있었지만, 싸이월드가 더 재밌고 잘 돼있어서 친구에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해 개설하고 그때부터 사진을 막 올렸어요. 그게 2007년? 2008년? 그런데 몇 년 뒤 제가 옛날에 내가 올린 게 올라오는데 한국어 틀리고 하하하.
-욕도 많이 쓰셨는데, 내가 왜 욕을 썼을까 부끄럽지 않았어요?
하하하. 그때는 제 미니홈피 방문자 수가 한 달에 100명 정도밖에 안 들어와서 마음 편하게, 시원하게 썼죠.
-조금 유명해지니까 그런 걸 이제 트위터에 올리기는 조금 부담스럽겠어요.
조심해야죠. 그래도 심한 욕을 한 적은 없어요.
-기억에 남은 게 돈가스나 처먹어.
아! 하하하. 처음에는 더 심한 욕을 썼는데 조금 자제해볼까 해서 수정해서 다시 썼지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사활을 노출하는데, 외국 문화에서 그건 조금 어려운 일이라 처음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것보다는 제가 외국인이다 보니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어떻게 살까 한국인들이 궁금해하겠다 하는 생각은 했어요. 사실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파비 밥은 해 먹어? 뭐 해 먹어? 계속 그런 질문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내가 이 방송에 나오면 한국인에게 외국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여줄 수 있겠구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솔직히 다른 외국 분들과 저는 조금 다르게 살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한국 문화에 잘 적응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TV 속에서 나오는 모습이 설정이 아닌가 하는 분도 계세요.
절대 아니에요. 촬영 어떻게 했냐면 원래 전날 대본 같은 게 나오잖아요? 그런데 안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소속사 이사님께 대본 없느냐고 물어보니 없대요. 작가님한테도 물어보니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파비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면 된대요. 그렇게 찍은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공감을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요? 자연스러워서요.
-유교문화까지 알 정도면 저건 방송 전에 누가 이야기해줬을거다 이거죠.
절대요. 절대. (웃음)
-방 안에서 VJ가 같이 찍은 건가요? 불편하진 않았어요?
그냥 신경 안 썼어요. 솔직히 촬영은 편했어요. 제 원래대로 하면 되는 거니까요
-핸드폰 액정 깨진 게 굉장히 화제가 됐어요.
하하하. 사실 촬영 전날 고치려고 했어요. 창피하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그냥 촬영했는데 방송 나오고 나서 어떤 분이 자신이 아이폰 가게 하신다고 트위터로 멘션을 보내주셨어요. (휴대폰 액정을 보여준다)
-어, 고쳤네요. (웃음)
네. 자기가 고쳐주겠다고 멘션을 남기셨더라고요. 그래서 어떡하지? 하고 저희 실장님과 가게에 같이 갔는데, 그분이 부산에서 올라오신 분인데 혼자사신대요. 그러면서 '고생하는 거 나도 안다' 하시며 공짜로 고쳐주시더라고요. 정말 감동받았어요. 지금 진짜 잘 쓰고 있어요.
-요즘은 화면이 크니까 대화 내용이 보이잖아요. 다 택배 이야기밖에 없다고. (웃음)
제가 택배를 주문할 때 친구가 시켜줘요. 그런데 친구가 왜 안 오느냐고 물어보는 거였어요.
-그럼 택배 시킬 때도 피자처럼?
맞아요. 안 돼요. 그래서 친구가 시켜줘요. 조금 불편하긴 한데 저보다는 친구가 불편하겠지요. 하하하.
-그럼 한국생활에서 또 불편한 점 있나요?
예전에 처음 왔을 때는 좀 있었는데, 지금은 불편한 점 없어요.
-한국어를 되게 잘 하시는데, 정식으로 한국어를 어학원에서 얼마나 배우신 건가요?
처음에는 그냥 자연스럽게 지내다가 한국어학당을 9개월 정도 다녔어요. 이화여자대학교에서요.
-아이고, 여대라니. (웃음)
거기가 잘 가르친다고 들었어요.
-왠지 학교에서 여자들이 쫓아와서 전화번호 달라고 했었을 것 같아요.
그런 적 있죠. 하하하. 아무래도 학교에 남자가 많이 없다 보니까요. 그런데 그 어학당에 룰이 있었어요. 절대 이화여대생과는 사귀지 말라고요. 아마 소문 때문에 그렇고, 사귀다 헤어지면 또 불편한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자취생활이 '나 혼자 산다'의 가장 큰 소재이긴 한데, 그게 반복되면 재미가 없단 말이에요. 정식 멤버가 되다 보니 반복된 생활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쉽게 질릴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안 보여드린 게 엄청 많아요. 제가 활동하는 것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아요. 즐겁게 보여드릴 게 많을 것 같아요.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건 제가 한국에서 사는 모습이에요. 자연스럽게. 지난번에 나왔던 것처럼 피자 시킬 때 불편한 것들, 그냥 불편한 거지만 자연스럽게 보였잖아요. 그런 게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정식 멤버 되니 기분 좋지요? (웃음)
재밌을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과 만나서 하는 게 많은데 누구를 가장 보고 싶어요?
김광규 선배님이요. 아무래도 그분이 고생도 많이 하셨다고, 예전에 여러 직업을 하셨다가 잘 되신 분이잖아요. 저와 공감대가 많을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예쁜 집에서 살고, 돈도 많아 보이시는데(웃음) 그런 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분인 것 같아요.
-고생 많이 하셨나 봐요.
다들 많이 하지 않아요? (웃음) 고생 조금 했어요. 꼭 한국에서 고생한 게 아니라 저희 집이부잣집이 아니에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집에서 살지 않았고,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서 돈도 많이 없었고요. 사실 유명한 배우 아닌 이상은 경제적으로 어렵잖아요. 또 저는 연극배우 생활도 오래 했어요. 집 보니까 그런 느낌 나지 않아요? 아, 파비가 돈이 많지 않구나. 하하하.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죠. 공감이 있으니까요.
-냉장고 열었을 때 물건 몇 개 없는 거. 하하하.
맞아요. 저는 물건을 그때그때 사는 편이에요.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외국인들은 연극 무대가 아닌 TV로 연기생활을 시작해요.
맞아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달라요. 프랑스에서는 배우라면 무조건 연극을 해요. 유명해지기보다는 연기를 계속 연습하고, 거기서 연기를 제대로 배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가수로 데뷔하든가 예능으로 데뷔하든지 아니면 바로 드라마에 투입되든지. 저는 솔직히 프랑스에서도 연극을 했어요. 연극을 좋아해요.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똑같이 하면 되겠다 싶어 연극생활을 한 2년? 1년 반 정도 했어요.
-어떤 작품인가요?
'블라인드'라고 외국 작품인데 한국 버전으로 했지요. 그리고 '어쿠스틱 러브'라고 새로 만든 세미 뮤지컬이라고 할까?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작품이었지요. 세 편했어요. 아니, 네 편했나?
-극단에 소속되어서요?
네. 예지인 극단이라고 해요.
-보통 잘 안 받아줄 텐데요. 외국인은.
그렇죠. 그래서 정말 감사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한국에서 연극하는 외국 배우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받아줘서 정말 고맙죠.
-한국 연극계가 솔직히 말하면 돈 벌기 어려워요.
네. (웃음) 솔직히 돈 못 벌었어요. 밥도 만날 똑같은 거 먹고. 그런데 프랑스도 그래요. 유명한 배우 아니고서는 연극만으로 먹고살기가 어려워요.
-파비앙 씨는 쉽게 가는 방법이 있었어요. TV 쪽으로 갈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런데 저는 정말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예능 쪽에서 많이 섭외가 들어오기는 했었는데, 제가 안 한다고 했어요. 예능은 안 한다고요. 배우로서, 연기자로서 연기로 뜨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예능을 시작해야겠다 한 건?
연기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어요.
-연극을 할 때 동료 배우들이 해준 조언이 있다면요?
연극을 하는 동안, 제가 그때 한국 사람이 됐어요. 2년 동안 한국 사람들과 24시간 계속 같이 있고, 밥 먹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잠자는 거 빼고는 항상 함께 있다 보니까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죠. 아까 유교 말씀하셨잖아요? 그런 문화를 배웠죠. 아무리 나이 차이가 6개월밖에 안 나도 선후배가 있고. 그런 걸 많이 배웠죠.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선배 연기자를 꼽자면요?
딱 한 명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서운해할 것 같아요. 하하하. '어쿠스틱 러브'란 작품 할 때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때 아는 누나 중 미국 생활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과 저희 집이 가까워 매일 같이 돌아갔어요. 그때 함게 가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예능에 진출한 게 샘 해밍턴의 성공에 자극받은 건가요?
그런 건 없어요. 솔직히 샘 해밍턴 씨 만난 적 없어요. (웃음) 누군지는 알지요. 유명하니까. 그렇지만 '아, 샘 해밍턴처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은 가진 적 없어요.
-연극 무대에서 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 꼽아주신다면요?
아무래도 '어쿠스틱 러브'라는 작품이에요. 되게 오래 연습했고, 그때 맡은 역할이 기타 치는 역할이었는데 제가 음악을 한 적이 없어서 6개월 동안 매일, 하루에 10시간 넘게 기타 배웠죠. 기초부터 했어요.
-이제 잘 하시겠네요. (웃음)
그때는 잘 쳤어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 너무 질려서 기타를 안 만진지 오래됐어요.
-가족분들이 파비앙 씨 연기하시는 걸 본적 있나요?
프랑스에서도 그렇고 본 적 많지요. 인터넷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친구들도 드라마 좋아하니까요. 제가 드라마에 나오면 본다고 이야기해줘요.
-친구들이 놀리지 않아요? 수염 분장 이상해~
하하하. 제가 사극 많이 찍었잖아요? 그런 거 보면 많이 놀려요. 파비 할아버지 뭐 이렇게.
-'나 혼자 산다' 어머니가 보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보셨나요?
글쎄요. 아직은 못 보신 것 같아요. 연락 없는 거 보니까.
-농담으로 '안 유명해서' 보면 안 된다 했는데.
농담 아니에요. 진짜예요. 하하하.
-그런데 정규 멤버 되시니 매주 보시겠네요.
네. 그래서 큰일이에요. 제가 사실 작은 집이 아니라 좋은 집에서 살고 계신 줄 알고 계시거든요.
-자취생이 그 정도면 좋은 집이라고 하세요. (웃음)
집이 예쁜 게 문제가 아니라 제가 얼마나 예쁘게 사는지가 문제죠. 나중에 돈 벌어서 예쁜 집에서 살게 되면 사진 찍어서 한 장 보내드리려고요. (웃음)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사는 거 많이 걱정하실 것 같아요.
그렇죠. 처음에는 걱정 많이 하셨는데 계속 제가 잘 살고 있다, 밥도 제대로 잘 먹고 있다, 프랑스 돌아가면 돌아가기 일주일 전에 엄청 많이 먹어요. 살 좀 찌려고요. 건강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효심이 지극하시군요. (웃음) 돌아오라고 하지는 않으세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 알고 계시니까요.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
-아직도 적응하기 힘든 한국 문화 같은 게 있나요?
음… 결혼 문화 때문에 사람들이 고생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누나들, 저보다 두세 살 많은 서른 초반의 누나들이 집에서 결혼하라 이야기하시는지 '파비 나 죽겠어 자꾸 결혼해라, 선보라고 해' 그렇게 이야기해 저도 마음이 아파요. 친구들도 서른 살 되면 빨리 결혼해야겠다고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해야 하는데. 그런 게 좀 마음이 아프죠.
-프랑스는 그런 문화는 아니죠?
네. 아니에요. 부모님이 결혼시키거나 빨리하라고 하지 않아요. 문화가 달라요. 문화 차이죠.
-한국에 적응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나요?
얼마 전, 딱 1년 전에 프랑스에 오랜만에 갔어요. 프랑스 생활이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프랑스에서 외국인이구나 했죠. '내가 한국 사람이 다 됐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기분이 어때요? 저같으면 쓸쓸할 것 같은데.
쓸쓸하기 보다는 재밌었어요. 프랑스에 갔는데 약간 외국인처럼 다 신기하고 그래서 새롭게 다가왔다고 해야 하나? 솔직히 저는 어린 나이에 프랑스를 떠났으니까 어른이 되어서 많이 놀지는 않았어요. 학교생활, 태권도 그 정도였는데 돌아가면 이제는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옛날에는 그렇게 놀지 못했어요. 비싸니까. 그런데 지금은 어른이 되었으니 모든 게 새롭죠.
-태권도를 23년 정도 하신 걸로 아는데 태권도의 매력이 뭔가요?
태권도는 뭐라 그럴까 마인드를 키우는 운동인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런 매력이 정말 많아요. 몸도 키우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것도 있고, 염치도 있고요. 태권도는 한국 운동이잖아요. 한국 문화와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선후배 존경하고, 한국인들은 놀 때 일할 때 열정 있게 하잖아요? 태권도도 열정 있게 하고요. 그런 매력이 있어요.
-한국 남자들은 태권도 별로 안 하거든요.
맞아요. 많이 가라앉았어요. 아까워요. 영어학원에 밀렸죠. (웃음)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이 너무 영어영어 하는 걸 많이 느끼나 봐요.
아무래도 그렇죠. 경쟁이 너무 세져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게 기본이 된 것처럼 보여요.
-외국어를 배우면 고비를 한 번씩 겪어요. 파비앙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건 없었어요. 재밌게 배웠거든요.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왔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는 걸 피하고 한국인 친구들과 많이 놀았어요.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고요. 그러다 보니까 빨리 늘었죠. 하루하루 새로운 단어도 많이 알았고, 단어가 늘수록 할 게 많았어요. 친구도 많이 만날 수 있고, 태권도 할 때도 도움이 되고. 제가 TV 드라마도 많이 봤어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배워서 아 공부하기 싫은데 공부해야 해 이런 게 없었어요.
-한국 단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가 있나요?
음… 대박. 하하하.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한국어는 단어 순환이 빨라 대화하다 보면 새로운 단어가 막 나와 어려울 것 같아요. 멘붕 이런 거.
그런데 매력 있지 않나요? 줄임말 같은 거 저는 정말 재밌어요. 인터넷을 보거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새로운 단어 많이 나오잖아요? 모를 때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그렇죠.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고 들었어요.
아, 프랑스는 한국과 달라서 연기라든지 미술 같은 예술은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지 않아요. 아카데미에서 배워요.
-그럼 철학 같은 걸 배우는 건가요?
네. 철학, 수학, 국어 이런 걸 배우고 미술 하는 사람들은 따로 아카데미를 다니죠. 저는 만약 연기자로 잘 안 될 수도 있으니 부모님이 시켜서 대학을 갔는데, 수업 안 듣고 그냥 시험만 보면 되는 게 있어요. 저는 그걸 했죠. 아카데미는 학교 다니는 것과 똑같아요. 아침에 학교 나가 수업받고, 공부하고. 제가 대학에서 공부한 건 마스터 오브 비즈니스 디그리였어요.
-두 개 동시에 하면 힘들었겠어요.
아니에요. 시험만 보면 되는 거였어요.
-전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는 거잖아요.
하하하.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인학교에 다녀서 영어를 유창하게 해요. 모국어처럼요. 그런데 제가 다니는 과가 영어로 수업 듣는 과였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어려워해요. (웃음) 100점 만점에 90점 넘는 정도로 시험 결과가 나와 편하게 했죠. 공부 대충 하고. 하하하. 편하게 졸업했어요.
-원래 연기자가 꿈이었나요?
네. 저희 어머니가 그쪽에서 일을 하셨어요. 스크립터라고아세요? 촬영장에서 대본 확인하고, 메이크업 확인하시는 일.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촬영장에 자주 다녔어요.
-어렸을 때 아역으로 활동하셨나요?
네. 프랑스에서 광고 조금 찍고, 가끔씩 아기 역할 나오면 '야, 너 나와라' 해서 촬영하기도 하고요.
-그럼 모델이 된 것도 연기를 하기 위해서인가요?
아뇨. 모델은 길거리 캐스팅이었어요. 파리에서 여자친구와 걸어가는데 캐스팅당했지요.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한국에 있다가 3개월 있고, 1년 후 다시 오신 걸로 아는데 한국에서 모델로 정착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온 건가요?
저는 사실 아직도 '한국에서 살겠다' 생각한 적 없어요. 자연스럽게 된 거예요. 처음 3개월만 있을 예정이었다가 비행기 표 계속 연장하고. 그렇게 5년이 되었죠.
-한국에서 연기자로 성공하겠다 이런 것도 없었나요?
아뇨. 그건 있었어요. (웃음) 아무래도 욕심이 좀 많으니까요.
-그런데 조금 오래 걸렸죠? (웃음)
처음에는 제가 성질이 급해서 1년도 안 되었을 때 왜 나는 안 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선배들과 이야기하다 보니까 '파비야 조금 기다려라. 원래 연예인들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하고 나오는 거다. 너도 기회가 올 거다'라고 해줬어요.
-이게 기회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웃음)
-드라마와 영화 출연 작품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음… '닥터 진'할 때도 재밌었고요, '더킹 투 하츠'에서는 제가 군인으로 나왔어요. 프랑스에는 군대가 없어요. 처음으로 총을 쥐고, 총을 쏴봐서 신기했어요. 그런 기억이 있지요.
-혹시 '진짜 사나이'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 안 하세요?
재밌을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저 태권도 가르쳐주신 사범님이 군인 출신이었어요.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군인처럼 가르쳐주셨어요. 포복도 시키고. 전에 소속사 실장님과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6개월동안 한 번 군생활을 해봤으면 좋겠다 했어요. 2년은 너무 길고. 연예활동도 해야 하니까요. 하하하. 고생도 하고요.
-그 고생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그럼요. 그건 알아요. '진짜 사나이' 출연해볼만 할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군대 이야기 많이 듣나요?
그렇죠. 많이 듣죠.
-주로 무슨 이야기를 해줘요?
한국인 친구들이 저한테 부럽다고 해요. 프랑스 군대 안 간다고. (웃음) 군대 간 친구들이 만날 전화 와서 힘들다고 하고.
-냉수 입욕, 화생방 훈련, 철책 근무, 야간 경계 보초 등 군인들이 하는 일이 많은데 만약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떤 걸 하고 싶으세요?
아… 그게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마스크 없이 가스 참고, 한겨울에 밖에서 자는 훈련도 있고.다 해야 해요. 누구나. 제일 추울 때, 제일 더울 때 밖에서 훈련해요. (웃음)
하면 힘들 것 같지만, 하고 나서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원래 고생하면 그렇잖아요. 연극할 때 정말 고생한 작품이 끝나니까 '그때 정말 좋았지' 그랬어요. 새벽까지 연습하는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요. 그런데 겨울에 밖에서 자는 건 하루 해보고 싶다.
-하루가 아니에요. 5박 6일?
내가 이걸, 여기까지 견딜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혹시 한국에서 안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되게 좋은 작품이라고 불리는 드라마를 추천해주신다면요?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드라마가 없어요. 시트콤 같은 거나 텔레필름이라고, 드라마 같지만 한 편에 두 시간 정도 되고, 스토리가 조금 더 긴 거.
-저희는 TV 영화라고 하죠.
아, 맞아요. 그런 건 있고, 드라마는 없어요.
-그러면 배우들이 설자리가 의외로 좁겠어요.
영화시장이 좀 많이 커요. 연극도요.
-영화를 추천해주신다면요?
진짜 많아요. 한국에서 프랑스 영화가 별로 개봉 안 해서 가끔 개봉하면 정말 기분 좋아요.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는… 아! 하나 말씀해드릴게요. 한국 제목이 있나 모르겠는데, 혹시 아멜리에라는 영화 아세요?
-네.
그 감독님이 만든 작품이고, 배우도 거기 출연한 오드리 토투라는 배우가 출연한 영화인데 'Un Long Dimanche De Fiancailles'예요. (한국 제목 '인게이지먼트') 제1차 세계대전에서 20살 한 여인이 20살 한 남자와 사랑을 하는데 남자가 전쟁 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어요. 그런데 여자는 마음속에서 남자가 안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죽었다고 서류까지 나왔는데.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자기가 찾겠다고 나서고. 정말 감동적이에요. 그리고 엔딩이 장난 아니에요. 상상할 수 없어요. 정말 재밌어요.
-그럼 반대로 한국 영화 중에 프랑스에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한국 영화 제가 진짜 좋아해서 소개하고 싶은 영화 정말 많아요. 저는 한국 코미디 영화 진짜 좋아하는데 한국 문화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없잖아요. 시트콤도 그렇고.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 중 꼽자면 '변호인' 되게 재밌게 봤어요. 얼마 전 '26년'도 재밌게 봤고요. 황정민 씨 나온 전설의 주먹도 재밌게 봤어요. 사실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있어요. 이 드라마 꼭 봐, 이거 재밌다 꼭 봐 이렇게.
-시트콤 좋아하시나 봐요. 식사 하실 때 감자별 보시던데.
네. 처음 한국 왔을 때 하이킥 시리즈를 정말 재밌게 봤어요.
-줄리앙 씨가 조금 부러웠겠어요.
그렇죠. 나도 해보고 싶다 생각 많이 했어요.
-요즘에는 '외국인 배우 설자리가 많아졌다' 느끼세요?
많이는 아니고, 조금씩요. 아직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사실 외국 배우라고 하면 줄리엔 강, 리키김이 생각나는데 혼혈이잖아요. 100% 외국인이 아니라. 다니엘 헤니도 혼혈이고요. 샘 해밍턴 씨는 배우가 아닌 개그맨이고.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시장이 조금 더 커졌으면 해요.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한국 배우분 있나요?
많죠. 여자배우분들 중에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가 많아요. 송혜교 씨도 좋아하고, 박신혜 씨도 좋아하고, 제가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서요.
-'연기 신'으로 불리는배우는 없어요? 하하하.
남자 배우분들은 이병헌 씨, 황정민 씨 좋아해요. 같이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스케줄 없으면 뭐하고 지내세요?
방송 속 그대로. (웃음) 쉬고, 운동도 하고, 아까 말씀드렸듯 제가 좋아하는 게 정말 많아서 수영도 하고, 커피도 배우고,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 음식 만들고, 친구 만나서 놀고, 영화도 많이 보고요. 이것저것? 여행도 좋아해서 여행도 많이 다녀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궁금한 것도 많고요. 호기심이라고 하나요?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더 많이 할 텐데.
-한국서 인상 깊었던 여행지가 있다면요?
서울 말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데가 부산이에요. 정말 많이 가봤어요. 제주도도 좋았고, 속초도 좋았어요. 속초 가서 산에 올라가 낙산사도 가보고. 저 산 좋아해서 산에 자주 가요. 공기도 좋잖아요.
-파비앙 씨가 생각하는 모델과 연기자로서의 본인의 매력이 뭔 것 같아요?
음… 눈빛? 사실 연기자로서 솔직히… (옆의 매니저에게) 내 매력이 뭐야?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외국인?) 제가 그런 걸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잖아요?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고. (웃음)
-왜요. 자기 어필 시대잖아요. 하하하.
(한참 고민하더니) 진짜 모르겠어요. 진짜로.
-만약 모델이나 배우 안 했으면 뭐 했을 것 같아요? 회사원?
저 회사원 절대 못할 것 같아요. 일단 가만히 앉아있는 걸 제가 못 참아요. 솔직히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꿔왔기에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음.. 여행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요? 여행 리포터, 가이드 이런 거요. 여행을 좋아해서요. 질문을 받고서 깨달은 게, 제가 그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하나만 생각하면 딱 그거만 보시나봐요.
네. 저는 하나에 폭 빠지는 스타일이라서요. 우와 좋은 질문 하셨어요. 저 처음 들었어요. 하하하. 예전에 초등학교에서 '파비 나중에 뭐 되고 싶어?' 했을 때 '연기'라고 했는데 '그건 직업이 아니야' 하셔서 선생님 만족시키려고 '나는 회사원 되고 싶어' 거짓말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왜 학교에서 '배우'를 직업이 아니라고 했을까요?
다른 아이들은 '축구선수', '배우' 이렇게 말했는데, 선생님은 '말도 안 되는 꿈', '되기 어려운 꿈'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기억나요. '배우'라고 했더니 '아니, 노는 것 말고 직업' 이랬어요. 배우 직업인데. 그런데 배우 안 됐으면 여행 관련. 아니면 음식 만드는 일이요. 식당? 레시피 개발하는 거?
-본인이 개발한 레시피 있나요?
많죠. 진짜 많아요. 최근에 한 음식인데, 프랑스 음식 중 토마토를 삼분에 이 정도 잘라 프랑스식 고기 반죽을 넣어요. 그걸 호박과 굽는데 저는 (고기 반죽 대신) 김치볶음밥을 넣어 토마토 김치볶음밥을 했죠. 맛 진짜 좋아요.
-한국에 살면서 상처받은 경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냥 연애할 때? 그런데 한국이든 프랑스든 다 똑같지 않을까요?
-아니, 외국인으로서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 자체를 어려워하기도 하거든요.
인종차별 같은 거요?
-그것도 포함될 수 있겠지요. 받아들이지만 깊게 받아들이는 건 조금 어려워하는 그런 것들.
상처받은 것까지는 아닌데요, 가끔 촬영장에 가면 식사를 제공해주는데 외국인 연예인들에게 햄버거 주고 한국인들에게는 김밥 주고. 나는 김밥 먹고 싶은데. 하하하.
-과잉친절이네요. 어떻게 보면.
외국인 배려로, 김밥 싫어하는 줄 알고 그렇게 주는데 상처까지는 받지 않아요. 햄버거 드실래요? 하고 다른 사람하고 교환했어요. 하하하.
-본인의 한국 삶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줄 수 있나요?
음… 적응하는 거요, 아니면 만족도요?
-만족도요.
90점? 욕심도 많고, 아직 모르는 게 많으니까요. 배울게 많아요. 10%는 점점 채우는 중? 자연스럽게 로버트 할리 씨처럼 다 경험해봐야 하는데 제가 한국에 온 지 어떻게 보면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니잖아요. 앞으로 10년 넘게 한국에서 살면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고, 한국 문화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것 같아요. 100점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5년 뒤 파비앙 씨는 어디 있을 것 같아요?
홍대! 하하하. 홍대에서 놀고 있겠지요, 홍대 좋은 가게에서 소주 한 잔 하면서 맛있는 거 먹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조금 이상한 게, 한국어로 뭐라 하지? 운을 좋지 않게 만드는 사람. 프랑스에서는 까만 고양이라고 하는데, '너랑 같이 있으면 안 좋은 일이 생겨' 이런 거.
-아,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하죠.
제가 엄청 좋아했던 카페가 있었는데 그게 대형 카페 체인점이 됐고, 그래서 다른 카페를 찾았는데 거기도 문 닫았어요. 하하하. 정말 열심히 마셨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나 때문인가? 그랬어요.
-홍대의 뭐가 매력적인가요? 시끄럽잖아요.
그런 곳도 있지만 커피숍, 옷가게, 맛집 있는 곳으로나눠져 있잖아요. 저는 그런 쪽이 좋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에서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으세요?
하늘까지. 하하하. 제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계속 배우 활동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기하면서 영화도 출연하고, 드라마도 출연하고, 연극도 나오고 계속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는 소속사(F2엔터테인먼트)와 정식으로 계약도 맺었어요. 이제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 감사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그와의 인터뷰가 정해지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나 혼자 산다'의 정규 멤버가 되었다는 소식이었다.방송 후네티즌들의 끊임없는 '정규 멤버' 요구가 올라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그가 정규 멤버로 발탁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고, 대중들이 얼마나 그의 한국 생활에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는지도 알 수 있었다.
사실 산뜻함이 반복이 되면 흔한 것이 된다. 그의 한국 생활도 처음에는 신선해보였지만, 그게 계속 이어지면 식상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파비앙은 그런 우려에 대해 "아직 보여드릴 것이 많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얼마나 참았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시청자 입장에서 배우이자 모델인 파비앙에게 많이 기대해도 되겠다는 즐거움이 쏟아져 나온다. 아, "토마토 김치볶음밥만들어 드릴게요"라는 약속은 꼭 지켜주기를 바라며. 하하하.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