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김민아 아나운서 "누나가 지켜보고 있다"

  e스포츠가 성장하면서 많은 아나운서들이 중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특히, 여성 아나운서들의 진출이 활발한데, 이들은 대회 진행과 선수 인터뷰, 관련 프로그램 진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들의 역량을 뽐내며 게임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인터뷰어로 활약 중인 김민아 아나운서도 그중 한 명이다. 그런데 김 아나운서를 설명하려면 앞서 문장에 단어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한다. 바로 '비난'이다. 

  올 초부터 LCK 아나운서 및 인터뷰어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미숙한 인터뷰 실력을 지적받으며 롤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롤에 대한 열정이 없어 보인다, 유명세 얻으려고 롤을 이용한다, 인터뷰 질문 내용이 이상하다, 제발 공부 좀 하고 인터뷰해라 등. 이런 비난 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 롤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하는 건 좋은데 선을 넘지는 마라'라는 충고가 나올 정도였다. 

  와신상담했을까? 스프링을 그렇게 보낸 김민아 아나운서는 서머 시즌에 들어 전과는 조금 달라진 인터뷰 능력과 프로그램 진행 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팬들의 염려와는 다르게 롤 관련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며 롤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등장한 '왜냐맨' 시즌3은 김민아 아나운서를 향한 비난 여론을 한 방에 호감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방송에서 김민아 아나운서는 동갑내기 해설자 장민철과 함께 출연하며 말 그대로 '똘끼 쩌는' 이상한 누나의 모습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쌍욕과 색드립이 난무하는 방송에 시청자들은 멀쩡한(?) 김민아 아나운서와 왜냐맨 김민아의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하더니, 왜냐맨 전 그를 찬양하던 문구 '누나 나 죽어'를 이제는 '누나 나(가) 죽어'라는 말로 바꾸며 같이 미쳐가기 시작했다. 올 초 그를 비난하던 문구들과 악플에 눈물 흘리던 김민아 아나운서의 모습은 마치 10년 전 일처럼 느껴진다. 

<프로필> 

본 명 : 김민아

생년월일 : 1991년 2월 1일

- 방 송

2015년 12월~현재 : JTBC 기상캐스터 및 MC
2019년 1월~현재 :  
LCK 아나운서 및 인터뷰어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먼저 디시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웃음)

 

- 디시는 잘 아시나요?

 

 네. 저 아햏햏때부터 알았어요.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하지는 않고, 'ㅇㅇ'으로 활동했어요. (웃음) 디시는 초등학교 6학년쯤 눈팅을 많이 하고, 고등학교 때는 안 하다가 야구 보면서 국내야구 갤러리와 두산 베어스 갤러리를 많이 봤죠. 밈 같은 것도 많이 알고.

 

- 그때 배웠던 것들이 왜냐맨 할 때 좀 도움이 되겠네요. (웃음)

 

 왜냐맨 하면서 새로운 저의 모습들을 발견하는데, 옛날을 되짚어보면 '난 약간 원래 이상한 애였구나' 이런 생각을 좀 하고 있어요. 하하하.

 

- 시작부터 왜냐맨 이야기가 나와서 왜냐맨 이야기부터 할게요. 왜냐맨 속 캐릭터가 굉장한데, 이게 실제 성격인지 아니면 방송에서 오버하는 건지 궁금해요. (디시 이용자 'ㅇㅇ', '꽐라', '공구사', '00')

 

 친구들과 있었을 때 저의 성격이에요. 제가 일부러 사회적인 저와 친구랑 있을 때 저를 나누려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잖아요? 왜냐맨에서의 모습은 친구들과 있을 때 저의 모습이고, 거기게 더해 친구들과 있을 때, 가장 텐션 좋을 때의 저를 극대화해서 찍는 프로그램이죠.

 

- 그게 피곤한 건가요, 더 편하게 하는 건가요?

 

 요즘에는 왜냐맨 가서 스트레스 풀어요. 기자님께서도 사회생활 오래 하셨으니까 아시겠지만, 가끔 막 나가고 싶을 때 있잖아요? 상상 속에서 상사 뺨을 때리거나 이런 거. (웃음) 그렇게 꿈꾸던 것을 방송이라는 이름 아래 막 펼쳐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걱정이 더 많이 되었어요. '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까?' 이렇게요. 좀 과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말씀하신 대로 '이거 완전 컨셉이네'라는 말 들을까 봐 걱정되었는데 지금 14회 정도 지나서 완전 초반 때와 비교해보면  초반에는 오히려 약한 맛인 경우가 많아요. 지금이 좀 과해졌죠. 제가 더 과하게 하고 있어요. 자신감을 좀 얻고, 스트레스 많이 풀죠. 대신 밖에 나와서는 좀 착한 모습 보이며 살고 있습니다.

 

- 그래서 조커 분장을.

 

 네. 하하하.

 

- 혹시 나무위키 보셨어요?

 

 네. 봤죠.

 

- 나무위키 프로필 사진 조커인 거 아세요?

 

 맞아요.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들어요. 물론 못생기게 나오면 누구나 안 좋겠지만, 저는 예쁜 것보다 웃긴 이미지가 좋더라고요.

 

- '조커를 보고 감명을 받아 조커와 똑같아지기 위해 일부러 정신이상자 코스프레 하는 거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그렇다고 하기엔 제가 조커를 개봉하고 꽤 지나서 봤어요. 한 1~2주 전 봤나? 조커 분장하는 거 찍기 하루 전에. 조커가 무거운 영화잖아요? 처음엔 걱정했어요. '상처가 있으신 분들은 조커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셨을 텐데 내가 이거를 웃음으로 풀어도 되는 건가?' 생각을 했다가, 촬영할 때는 또 그런 생각을 까먹어요. (웃음)

 

- 아까 본인이 못 풀었던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김하늘 PD를 그렇게 괴롭히는 건가요?

 

 민철이와 제가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PD님도 방송인이다. 그분도 좀 이상하긴 해요. (웃음)

 

- 다 정상이 없네요. 하하하.

 

 장민철이 제일 정상이에요. 제일 멀쩡해요. 정말 따뜻한 친구죠. 김하늘 PD님도 확실히 PD 짬이 있다 보니까 웬만한 출연자보다 센스가 훨씬 있으세요. 망할 것 같은 코너도 김하늘 PD님의 편집점 안에서 한 명의 출연자로서 살려주시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아무래도 PD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편집점과 방향이 있잖아요? 이게 약간 노잼으로 간다 싶으면 촬영을 중단하시고 진지하게 '이건 아니다' 하시는 경우도 있고,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러가게 해주시는 부분도 있어요. 비상하고, 좋으신 분이세요.

 

- 혹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촬영한 것도 혹시 PD님 제안이셨나요?

 

 저희끼리 나왔던 이야기가 '입원하시면 저희 갑니다'였어요. 아마 진짜 갈 줄은 모르셨을 것 같아요.

 

- 장민철 씨 이야기가 나와서 질문드리는데, 그분 처음 보셨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아무 생각 없었어요. 하하하. 저는 왜냐맨을 그랜절 하는 편만 짤로 봤지 챙겨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빵빵 터졌어요. 민철이가 여자한테 '죽을래?' 이런 말을 하는 캐릭터인지 몰랐거든요. 사실. 그래서 오히려 상황에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 욕 이런 거 불편하지 않나요?

 

 저는 욕쟁이라서요. (웃음) 어릴 때부터 욕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이 하고 살아요.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해서 줄이고 있긴 한데 욕할 정도로 편한 상황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이를 들면 들수록 그런 편한 상황들이 없어지잖아요. 그런데 (장민철은) 진짜 친구처럼 편하게 할 수 있는 상대라서 좋지요.

 

- 왜냐맨 덕분에 이미지가 유해졌다고 해야 하나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팬들이 김민아 아나운서를 보는 시선도 따뜻해졌어요.

 

 이미지 세탁했다고. 하하하 이런 말 되게 많이 하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입장만 생각하자면, 저는 사실 3~4년 전에 장성규 아나운서와 했던 프로그램에서도 그랬고, 쭉 이렇게 살아왔어요. 사실 많은 분이 그럴 거예요. 개그맨분들이나 예능 하시는 분들이 아니면 그런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없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기상캐스터나 여자 방송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이 있으니까 그렇게 바라볼 수밖에 없고. 제가 롤 방송 시작할 때 굉장히 위축된 것도 컸어요. 그러다가 이제 좀 제가 저답게 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 게 왜냐맨이죠.

 

- 롤 아나운서에 응모하신 이유도 원래 롤을 하셔서였다고 말씀하셨더라고요. (디시 이용자 '00', '양념반 아무무많이', 'ㅇㅇ')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와서 숙제로 게임한다' 이러시는 분들이 계세요. 솔직히 제가 어릴 때는 게임을 했지만, 그 이후로는 게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왔어요. 그렇게 있다가 작년 1월에 본격적으로 롤 게임을 시작했죠. 제가 롤 방송을 하게 될지도 몰랐고, 롤 방송이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때죠. 그렇게 한 1년 가까이 했을 때 라이엇코리아에서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공고가 떴어요. 롤 방송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였죠.

 

 그런데 제가 롤알못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저는 1년 가까이 게임을 했고 유저로서 즐기던 사람이었잖아요. 사실 게임을 안 하시고 들어와서 숙제로 하신 방송인 분도 계셨고, 인터뷰 진행을 하시면서도 언랭(랭크 점수가 안 나오는 게이머.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유저라는 뜻)이었던 분들도 계셨어요. 그런 분에 비하면 나는 게임을 꽤 했다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던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감이 있었죠. 또 하나는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선배 아나운서가 없잖아요.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하고, 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정보가 없으니까 혼자서 '이렇게 하면 되겠지' 생각하고 합격 후 2~3개월 정도 준비했어요. 인터뷰를 실제로 진행하면서 느낀 건 '나는 쓸데없는 걸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구나'였어요. 게임을 공부하면서도 그냥 머리 비우고 게임만 즐기는, 게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나는 즐겜 유저인데' 생각하면서 롤에 대해 자세히 읽어보면서 일에 임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러니 방송에서는 티가 났죠. 저 무슨 공부했냐면, 팀의 역사 이거부터 공부했어요. (웃음)

 

- 인터뷰 때 전혀 필요 없는! 하하하.

 

 나무위키에서요. 하하하. SKT 이런 팀들은 정말 탭이 많더라고요. 나무위키 읽으며 쓰고… 그게 기억에 남겠나요? 리그 오브 레전드 탭에 에픽 몬스터 이런 거 뽑아서 '음, 몇 초마다 리젠' 이런 걸 공부했으니 정말 소용이 없었죠.

 

- 게다가 e스포츠 팬들은 정말 똑똑하잖아요.

 

 맞아요. 정말 전문가분들이라 제가 조금만 몰라도 티가 나요. 그럴 시간에 조금 더 스킬적인 면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 저희도 올해 초에 인스타 라이브 하시면서 울었던 거 알고 있었어요. 혹시 그때 어떤 마음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디시 이용자 'ㅇㅇ')

 

 그날 저희 어머니와 이모가 같이 경기를 보러 오셨어요. 그때가 스프링 때니까 한참 욕먹을 때라 위축되어 있기도 했어요. 엄마 가시고 집에 운전해서 가는데 도착해서… 제가 그때 댓글에 중독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댓글을 봤는데 그걸 보니까… 원래 그분(악플러)을 알고 있었어요. 제가 유일하게 아이디를 검색해서 보는 친구였거든요. 제 이름을 검색해서 보면 수많은 악플이 있었는데 저는 말씀드렸듯이 디시도 많이 했고, 커뮤니티도 좋아해서 오래 하다 보니까 웬만한 악플에는 무뎌요. 그래서 엔간한 건 넘길 수 있는데 그분 악플은… 참…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말을 알더라고요. 상처가 되는 말. 낙하산이라는 말도 그분이 먼저 시작했고. '내가 진짜 낙하산이었으면 좋겠다' 억울한 마음이 있긴 해요. (웃음) 그러던 와중에 부모님 걸고넘어지는 걸 봤어요. 그분은 '나 그때 지역 드립 한 게 다인데?' 했지만, 전 다 알고 있었어요. 그전에도 저희 부모님 욕하는 거 많이 봤거든요. 그걸 보니까 너무 화가 났고, 이건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라이브를 켰는데 그게 유튜브 라이브였어요. 전 눈물이 날 줄 몰랐어요.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사람들이 들어와서 댓글 남기는 거 보니까. 본의 아니게 즙을 짜게 되었죠. 하하하. 제가 원래 눈물이 진짜 많아요. 울면 다냐, 먼저 울었으니 내가 이기는 거냐 이런 친구도 있었을 정도예요. 저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제 목적은 (그분이) 부모님 욕 안 하게 하는 거였어요. 그 뒤로 그분이 부모님 욕은 안 하잖아요.

 

- 사실 롤갤 이용자들도 '선 넘어갔다. 하지 마라'고 계속 말리는 분위기긴 했어요. 그래서 고소하라는 댓글이 좀 많았어요. 그런데 법적 대응을 안 하시더라고요. (디시 이용자 'ㅇㅇ', 'ㅁㅁ','qtzz', '융털', 'ㅂㅂㅂㅂㅂ')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소라는 선택지를 해보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도 생각해봤고, 저한테 PDF 보내주시는 팬분들도 계셨어요. 단순 모욕은 6개월까지 되더라고요? (웃음) 그때 시즌 중이고 '6개월 안에 고민해 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 서머 넘어가면서 저에 대한 악플도 어느 정도 줄어들고, 제가 심적으로 안정이 되더라고요. 사실 고소해서 뭐 하나요. 제가 얻을 게 있나요? (웃음)

 

- 분위기가 좋아진 게 왜냐맨도 있지만, 너구리 선수 덕분이라고 이야기 많이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너구리 선수에게 고마운 감정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서머 때는 실제로 인터뷰가 조금 나아졌고, 서머 중간에 왜냐맨이 시작하면서 더 좋아졌던 것도 있었는데, 스프링 때가 제게는 진정한 암흑기였어요. 아마 옆구리(인터뷰 중 방향을 옆으로 돌려 김민아 아나운서를 지켜보던 너구리 선수를 보고 붙여진 별명)가 스프링 때로 기억해요. 너구리 선수의 두 번째 인터뷰였는데 그때는 정말 저한테 너구리 선수밖에 없었어요. 처음 밈이 생겼던 인터뷰 때는 그냥 웃으며 해프닝처럼 지나가는 거로 생각했는데 이게 계속 따라다니면서 제가 너구리 선수나 담원 선수들 인터뷰할 때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저도 굉장히 신났죠. 실제로 너구리 선수들을 포함해 담원 선수분들이 인터뷰를 굉장히 잘해주세요. 정말 성실하게, 모든 경기 상황을 설명해주려고 하고,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는지 이야기해주려 하고, 실제로 재밌기도 해요. 너구리 선수 고맙죠. 그리고 제가 너구리 선수 좋아하는 게, 정말 눈 속에 게임밖에 없어요.

<너구리 선수가 '옆구리'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인터뷰>


- 순수하신 분이군요.

 

 네. 자기 일에 대해 자부심이 있고, 애정이 있고, 열정이 있어요. 사회생활 오래 하다 보면 그런 열정에 대해 약간 잊게 되잖아요. '내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잘리지 않기 위해, 월급을 올리기 위해' 이런 목표가 생기게 되는데, 너구리 선수의 눈빛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나고 그래요.

 

- 프로게이머들은 어릴 때부터 한 길을 파서 자신의 꿈을 이룬 분들인데,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접하다 보면 '난 왜 이렇게 열정적이지 못했을까'하는 부러움이 좀 있지는 않나요?

 

 처음에는 제가 TV로 보던 선수들을 실제로 만나서 설랬는데, 말씀하셨듯 게임 쪽 시청자분들이 전문가고, 비판도 많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칭찬받는 선수가 손에 꼽혀요. 어지간하면 비판받는 선수들이고. 저는 그들을 보면서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사람은 많은 일을 겪고 힘든 순간을 겪으면서 단단해지잖아요? 그런데도 지금에 와서 무너지는 순간이 있는데 중, 고등학교 때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해 실력을 쌓아 프로 선수가 되었는데 비난을 받고…. 그걸 이겨내면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는 거지만 대부분은 이겨내질 못하잖아요. 이겨낼 수 있는 특출난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선수들 아주 어려요. 저랑 나이 차이도 크게 나고. 괴롭겠다 싶기도 하지만, 어떤 분야에 그 정도 열정을 쏟는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게임'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직업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e스포츠가 체계적으로 잡혀서 선수들에게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은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가 게임뿐만 아니라 사실 직업을 겉보기에 안정적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속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지 않잖아요. 막상 원하는 직업을 가져서 일을 시작하면 너무 다른 세상이 펼쳐져요. 선수들에게 그런 것들을 많이 알려주고, 마음의 준비를 많이 시켜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 그게 전직의 이유가 되었나요? 원래 승무원이었잖아요.

 

 맞아요. 승무원 멋있잖아요. 누구나 한 번쯤은 여자라면 꿈꿔볼 직업이긴 한데, 딱 가니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수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거죠. 체력적인 문제도 크고, 서비스 마인드 이런 것도 정말 학교 다닐 때부터 갖춰왔던 친구들과도 많이 차이 나고. 유니폼 입어서 행복한 건 딱 한 달 가더라고요.

 

- 여행 같은 거 많이 갈 수 있긴 하잖아요.

 

 저는 비행지만 도착하면 호텔 방에서 나가기도 싫었어요.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여행도 싫어지는 순간이 생기더라고요. 공항 가는 걸 그냥 좋아했었는데. 정말 과외하고 알바해서 벌은 돈 다 쓰고 해서 꾸역꾸역 여행 갔는데. 저 외국에서 노숙도 해봤어요. 기차 놓쳐서. (웃음) 그렇게 여행이 좋아서 선택한 직업이었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죠. '아, 이게 진짜 다르구나'. 되게 웃긴 건 지금 다시 승무원을 하면 잘할 것 같아요.

 

- 멘탈이 강해져서요? (웃음)

 

 그런 것도 있고, 첫 직업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기는 누구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게 계속 보이잖아요. 저거 하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러니 저처럼 포기하고 나오게 되는 거죠. 어디 가나 다 똑같다는 걸, 일은 어차피 다 힘들다는 걸 이제는 알고 나니까 제가 우연히 승무원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보다는 훨씬 잘하지 않을까 싶어요.

 

- 그럼 '다시 돌아올래?' 하면 승무원 다시 할 생각 있으세요?

 

 아뇨. 없어요. (웃음) 지금의 멘탈로 다시 돌아간다면 잘 하지 않을까 하는 거죠.

 

- 아나운서,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이 밖에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안에서 보면 치열한 싸움의 연속이죠.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겉만 보고 뛰어든 사람들이다' 이런 비아냥이 많아요.

 

 누구나 그 직업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사실 겉만 볼 수밖에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이미 직업에 한 번 실패했어요. 전 실패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일에 대한 환상은 없었어요. '저것도 똑같겠지' 이런 생각이 있었죠. 저, 백수로 살 수 없잖아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며 아나운서 학원을 다녔어요.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백수가 되다 보니까 빨리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했지, 어떤 자리로 가는 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학생으로 있다가 취준 생활이 길어지는 것과는 완전 다르게, 저는 직장에서 4대 보험 되다가 갑자기 백수가 된 거잖아요. 물론 내가 선택한 길이긴 하지만. 그래서 저는 방송을 하고 싶었어요. 어디서든. 진짜 조그마한 곳에서 시작했지요.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은 생각이, 정말 유명해지고 이런 거 다 필요 없어요. 오래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보지 않는 조그마한 방송이라도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점점 더 확신이 생기는게, 저는 방송이 정말 재밌어요. 그런데 제가 예전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변 분들이 '야, 오래 하려면 유명해져야해' 하시더라고요.

- 유명해지셨죠. (웃음)

 

 그렇겠지요? 아무래도 이름 알려지지 않았을 때보다는 방송을 오래 할 확률이 높겠지요. 조금 더 사람들이 자주 봐주는 방송을 할 확률도 높을 거고요. 저는 아직까지는 제 마음이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너 지금 반짝 유명해서 5년 땅길래, 30년 사람들이 잘 안 보는 프로그램에서 방송할래? 하면 저는 후자를 택할 것 같아요. 그만큼 저는 방송이 좋아요. 왜냐맨 팀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왜냐맨이 너무 빵 터졌잖아요? 왜냐맨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그런 관심과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하하하. 비난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들이고, 김하늘 PD님도 못지않고. 저희 1~2회 올라가고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조심하자, 이렇게 사랑받을 때일수록 조심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방송하자. 사실 두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저는 섭외 전화가 좀 많이 오는 것 말고는 제 생활이 바뀐 건 없어요. 지금은 그냥 감사한 마음이 커요. 뭐가 뭔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안 와 닿는 것 같아요. 그 정도인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잘 안 돼요. 그냥 어디 가면 '아, 왜냐맨 봤다', '날씨 보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말해주는 정도?

 

- '왜냐걸'이라는 콘텐츠를 하실 생각은 없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스포티비에서 저를 버리지 않는 이상 뭐든 할 생각이 있습니다. (웃음) 팬분들이 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긴 한데 저는 오는 일 안 막아요. 안 막는 걸 넘어 제가 일을 찾아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스케줄이 꽉 차는 순간까지 왔어요. 제가 날씨를 처음 시작했던, 더 거슬러 올라오면 처음 케이블 방송을 시작했던 2014년부터 저는 계속 바빠지기 위해 노력했었어요. 스케줄이 꽉 찼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오는 일 안 막고, 없는 일 찾아가며 했죠. 이렇게 하다가 이제는 드디어 어떤 전화가 오면 '저 이날은 안 될 것 같아요' 하는 순간이 왔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제 목표를 이뤘죠. 바쁘게 사는 게 제 목표였으니까.

 

-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하기에 전문성에서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많아요.

 

 그건 제가 많은 일을 해서는 아닌 것 같고요, 제가 전문성이 부족해서인 것 같아요. 제가 배성재 아나운서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분은 라디오도 하고, 스포츠 뉴스도 하시고 축구 중계도 하시고 예능도 하시고 정말 많은 일을 하시잖아요. 하지만 다 인정받고 계세요. 김성주 아나운서 같은 선배님도 이것저것 정말 다 하시는데 정말 다 사랑받으시고. 저는 그 부분은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 본인이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는 때가 있나요? 아니면 편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디시 이용자 'dtd')

 

 무리라고 한다면… 너무 피곤할 때는 가끔 그런 걸 느껴요. 그런데 제가 프리랜서다 보니까 편안한 생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언제 어떻게 일이 끊길지 모르니까. 그러니까 제가 팔자 좋게 '방송 수를 조절해볼까?' 이런 생각이 아직은 안 드는 것 같아요.

 

- 혹시 일부러 공채로 시작 안 하고 계속 어떤 방송이든 도전하시는 건가요? 보통 공채를 목표로 아나운서 준비를 하는데, 작은 곳부터 시작했잖아요.

 

 그때도 물론 대형 공채도 넣었어요. 다 떨어졌어요. (웃음) 저를 붙여주는 곳에서 시작했죠. JTBC에 와서 일 시작하고도 몇 번 공채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JTBC는 안 봤어요. 창피하니까. 같이 일하시는 분들 심사위원으로 만나면 뻘쭘하잖아요. 떨어졌을 때 별생각 없었어요. 이쪽 준비하시는 분들은 너무 익숙해서 다 아실 텐데,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거예요. 저는 가끔 학원 강의 나가면 이런 말을 해요. 천 명 중에 한 명 뽑는데 999명이 정상이고, 1명이 비정상이라고. '떨어지는 데 익숙해지고, 무서워서 원서 못 넣지 말고 계속 넣어라, 하나 걸리는 데 가면 된다' 이렇게요. 회사는 그 순간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 마침 제가 맞으면 붙는 거예요. 아무리 뉴스 잘 해봐요. 붙나. 하하하. 어차피 심사위원분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아요. 누가 잘하나 못하나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 롤 아나운서 붙었을 때 기분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붙었던 게 그게 처음이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마지막 면접을 보고 제일 위 PD님이 추석날 새벽에 연락하셨어요. 제가 오늘 인터뷰 오기 전에 그때 생각이 나서 그 문자를 봤어요. 빨리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오전 1시에 연락을 주셨는데 제가 부모님 댁에 있었거든요. 이걸 새벽 2시에 봤는데 바로 답장하면 없어 보일까 봐 (웃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답장 보냈죠.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이때가 9월 24일. 추석날이었을 거예요. 아직도 기억나요. 너무 좋았죠. 사실 PD님들도 많이 걱정했던 게 면접 볼 때도 이야기하셨어요. 여기가 거친 야생 같은 곳이라 악플 괜찮냐고. 저는 완전 괜찮다 했어요. 그런데 세상 그렇게 많은 관심과 악플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죠. 그리고 저는 진짜 제가 잘할 줄 알았어요.

 

- 사실 굉장히 부닥치면 힘들잖아요.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요?

 

 그냥 내가 바보 같은 거? 하하하. 나는 이렇게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왜 이럴까, 왜 멀쩡하던 애가 그 앞에 가서 인터뷰만 하면 이상한 짓을 할까? 진짜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저 자신이. 사실 서머 들어서 인터뷰가 조금 나아졌다고 하시고, 아직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스프링과 서머의 저를 비교해보면 제 내부적으로나 지식적으로 달라진 게 아주 많지는 않아요. 물론 경기를 보는 흐름이라든가 이런 게 도움이 되긴 했지만.

 

 제일 나아진 거는 제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거. 시험을 봐도 똑같잖아요. 긴장하면서 볼 때랑 편안할 때 볼 때 실력 발휘가 다른 것처럼요. 아직도 인터뷰는 조금은 트라우마가 되어서… 생방송을 많이 했고, 내내 생방송만 하면서 사는 사람이 나인데, 그렇게 된 원인을 생각해보면 첫 번째는 너무 의욕이 과다했다는 거.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그냥 대본에 쓰여 있는 질문만 하면 되지 거기다가 한 마디 더해서 인터뷰를 스무스하게 이끌려고 했는데, 제가 그럴만한 역량이 아직 안 되었음에도 가능할 거로 생각했고, 그러다 꼬인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두 번째는 확실히 롤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거. 저는 롤을 켜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두들겼을 뿐이지 롤에 대해 알지는 못했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해설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롤은 어려운 게임이다, 알면 알수록 알아야 할 게 더 많다. 지금도 저는 따라가기 벅차요. 그래도 지금은 내가 뭘 알아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에 대한 선별은 가능해요. 똑같이 세시간이 있어요. 예전에는 의미 없는 것들도 거기에 끼워 넣었다면, 이제는 온전히 방송에 필요한 것들만 뽑아낼 수 있는 눈은 생겼죠.

 

- 여유도 생기시고요?

 

 스프링 때에 비하면? 저는 그때 누가 방송 볼까 두려웠어요. (웃음)

 

- 그래서 짜장면 드셨나요? (디시 이용자 '해쉬브라운', 'ㅇㅇ')

 

 그거 필통이었어요. 하하하. 필통이 초록색이었고, 젓가락 같은 건 꼬리빗이었어요. 실제로 저희가 뭘 먹긴 해요. 중간에 피자 시켜 먹고.

롤드컵 분석데스크 중 캡처된 장면. 짜장면을 먹고 그릇을 책상 밑에 놔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 캡처가 절묘해서요. 계속 올라오더라고요.

 

 사람들이 정말 똑똑하다, 이게 보이나? 했어요. 마침 위치도 그래서.

 

-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지식이 많이 늘었다는 칭찬도 많아요. 어떻게 시간 내서 공부하는지 궁금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 기본적으로 작가님들이 주시는 자료가 많아요. 진짜 작가님들 고생하시는 게 맵 하나 바뀐다 그러면 엄청 정리해서 주시고, 패치되는 것도 주시고. 작가님들도 방송에 특화된 분이시다 보니까 수많은 패치 내용, 그거 엄청 길잖아요 그걸 선별해서 필요한 것들을 해설진과 인터뷰어들, 출연하시는 분들에게 제공해주시죠.

 

- 인터뷰할 때 가장 잘해주는 선수 세 명 정도만 꼽아주시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 말이 길면 좋아요. (웃음) 말이 길면 스토리텔링이 생기니까 다음 질문하기도 편하고, 말이 짧으면 툭 끊고 다음 질문 갈 때 어색한 경우가 있거든요. 자세히 해주시면 인터뷰어로서 굉장히 좋은데 지금 딱 떠오른 선수는 칸 선수, 너구리 선수. 조금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확실히 경험이 많으니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프레이 선수도 잘해주시고, 페이커 선수는 약간 개그 욕심이 있으신 것 같고. (웃음) 그런데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으시다 보니 편하게 해주시는 부분이 있어요.

 

- 하기 까다로운 분이 계시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음… 단답형으로 해주시는 선수분들은 아무래도 쉽지 않지요. 그런데 그것도 선수들 컨디션마다 다른 것 같더라고요. 어떤 날은 단답형이다가, 어떤 날은 굉장히 길게 해주시기도 하고. 본인의 그날 플레이에 따라서 기분이 달라지실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은 제가 노련하게 해 나가는 게 중요하죠. 저는 약간 욕심을 버렸어요. 스프링 때 제가 불편하게 해드렸던 이유 중 하나가 노련하지 않은데 노련한 척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그런 댓글도 많이 있었고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그래, 내가 모르는데 억지로 아는 척하지 말고 정말 초심자의 입장에서 하자. 예를 들어 제가 롤 초심자든, 인터뷰 초심자든 확실하게 나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너무 어렵게 가려고 하지 않고. 너무 깊이 파고들려고 하지 말자. 내가 그 정도까지 알지 않는데 그런 질문을 한다는 건 굉장히 어색한 일이잖아요. 내가 실제로 갈 수 있는 속도로 가자, 그래야 인터뷰도 깊이는 조금 덜 할지언정 끊기거나 이러지는 않으니까 그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까요.

 

- 게임 인터뷰할 때와 일반 아나운서로 인터뷰할 때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상대방을 대하는 차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아무래도 게임 인터뷰는 경기장에서 관객들 있는 곳에서 하다 보니까 확실히 긴장이 더 되죠. 또, 경기장 호흡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편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하는 게 좀 힘들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선수들도 신경이 많이 쓰일 거예요. 바로 앞에 시청자들이 있고, 반응이 바로바로 오니까. 그런데 팬분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좋은 게 없어요. 저는 무조건 팬분들 입장에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익숙해지겠지요. 롤파크(2018년 서울시 종로에 생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 전용 경기장)도 저와 같이 2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이니까요.

 

- 아무래도 e스포츠가 팬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하죠?

 

 네. 굉장히 가깝잖아요? 종목 자체가. 그리고 선수들도 소통을 정말 많이 하세요.

 

- 선수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옆에서 지켜보면 좀 안타까울 것 같아요.

 

 저는 사적으로 연락하고 마음을 터놓는 선수는 당연히 없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예 댓글을 안 보시는 선수도 있다고 하시고, 저처럼 아예 중독자 수준으로 보는 선수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핸드폰은 탭을 여러 개 놓을 수 있잖아요? 제가 몇 번을 지웠다가 못 참고 들어가서 보고. 제 글은 제가 제일 많이 봤을 거예요. 검색해서. (웃음)

 

- 저는 솔직히 디시에 오신다는 것 자체가 놀랐어요. 저 같으면 안 들어가고 안 봐요. (웃음) '어떻게 디시와 인터뷰를 할 생각을 했느냐' 그런 질문도 있었어요. (디시 이용자 '이셀라')

 

 제가 인터뷰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한데, 작년에는 스프링 들어갈 때 한 번 인터뷰했어요. 그런데 이후에는... 사실 서머 들어가기 전 몇몇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었어요. 지금은 인터뷰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때 인터뷰했다가는 뻔히 댓글이 보이는데. 하하하. 제가 안 보고도 댓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서머 잘하고 난 다음 그때 요청해주시면 하겠다' 이렇게 거절을 했죠. 사실 디시에서 요청 왔을 때 정말 좋았어요. 저는 디시를 좋아해요. 저 디시 인터뷰도 많이 봤고,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댓글들이 많이 달리잖아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진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해서요. 모르겠어요. 이게 올라가서 댓글을 제가 볼지 안 볼지. 하하하. 디시는 뭔가 극한의 유쾌함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롤 팬들 사이에서 김민아 아나운서를 찬양하는 의미로 '누나 나 죽어'(누나가 좋아서 죽을 것 같다) 드립을 썼는데, 그게 '누나 나가 죽어'(왜냐맨 출연 후)라는 의미로 바뀌었는데 섭섭하지 않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111')

 

 저 누가 저한테 막 대해주는 거 좋아해요. (웃음) 애정에서 나오는 이야기잖아요? '진심으로 네가 나가 죽었으면 좋겠어'가 아니잖아요. 전 그거 보고 똑똑하다고 생각했어요. 저 드립을 저렇게 바꾸다니. '누나 나 죽어'에서 파생된 드립들이 정말 많잖아요? 저는 가끔 우리나라 댓글러들 정말 대단하다, 진짜 똑똑하다 이런 생각 많이 해요. 보면서 많이 배워요. 이걸 이렇게 또 비트네.

 

-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김민아 씨의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 이 질문 보고 진짜 미친 듯이 웃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와, 진짜 똑똑하다. (웃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저 나이 많은 누나가 약간 정신이 빠져 보인다? 하하하. 우리랑 다를 게 없잖아, 우리보다 뭐가 나은 거야 이런 거지 않을까요? 그런데 아마 대부분 다 마음속에 쓰레기 같은 마음 하나는 품고 살지 않나요? (웃음)

 

- 네티즌들 반응 보면 저 사람이 나와 똑같다는 걸 느꼈을 때 감정이 유해지는 것 같아요.

 

 동질감? 저 누나도 좀 모자라는구나. (웃음)

 

- 그런데 모자라지는 않잖아요.

 

 저 되게 모자라요. 하하하. 낙하산 드립에 대해 많이 고찰해봤는데, 저는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저의 쭉 살아온 인생을 봤을 때 저는 운이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낙하산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긴 하지만, 항상 좋은 기회들이 저한테 많이 생겼어요.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합격을 해서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게 운이라고 생각하죠. 저보다 준비가 더 되어있는 분이 분명히 계셨을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많은 시험을 보다 보니까 그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어쨌든 알고, 얼굴 예쁜 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때 그 방송에 필요한 사람이 중요하죠. 전 롤 아나운서 시험 볼 때 사실 나이 때문에 걱정하긴 했어요. 저보다 어린 분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여러 가지 기회가 맞아서 합격하게 되었고,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스스로 '아, 내 인생이 낙하산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제 노력을 폄하하는 걸 수도 있긴 한데, 어쨌든 나는 과연 내가 노력한 거에 정확하게 등호를 놓을 수 있는 결과물들을 얻고 살았나를 본다면 저의 노력보다 결과물이 조금은 더 컸던 것 같아요. 항상.

 

- 저는 운도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꾸준히 갈고 닦는 사람에게만 운이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수많은 탈락 면접을 생각해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는데 (웃음) 저는 항상 감사한 일이 많죠. 제가 가진 역량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끌려온 면도 많이 있고요.

 

- 본인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운은 뭐였던 것 같나요?

 

 저는 (고등학교) 자퇴한 거요. 그것도 진짜 운인 게 웬만하면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배정되잖아요? 저 멀리 배정된 거예요. 뺑뺑이였는데 다른 구로.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자퇴할 생각 안 했을 거예요. 사실 학교 다니기 너무 힘들어서 자퇴한 것도 크거든요. 집 앞 학교는 5분 거리인데 제가 다닌 학교는 1시간 넘게 잡고 가야 하니까. 그런데 자퇴하고 나서 저는 제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자퇴하는 과정에서도 부모님과 많이 부딪히면서 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때는 부모님을 회유하기 위한 수단이긴 했지만, 그걸 생각하면서 제 인생을 크고 넓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진짜 주도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주도적이라는 말이 약간 부모님 말씀 안 듣고 살기와 비슷한데, (웃음)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 부모님은 뭐라 하세요? '네가 내 말 안 들어서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거 아니니' 이렇게 안 하세요?

 

 저는 그 말이 듣기 싫어서 진짜 악을 쓰고 사는 것도 있어요. 저는 저 하고 싶은 대로 살았어요. '나 힘들어' 하는 순간 그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 이야기가 죽어도 듣기 싫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저는 부모님께 힘들다 이야기 안 해요.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이야기는 하는데 다른 거 힘들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했어요. 가족들한테는 진짜 안 하고, 원래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 친구들이 많이 걱정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어느 정도 온라인 생태계를 아니까요.

 

 남자사람친구가 롤을 엄청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처음 욕먹을 때부터 많이 이야기를 해줬어요. 걱정된다고 연락이 왔는데 힘들다 이야기하는 것도 살짝 오글거리기도 했고, 제가 실제로 멘탈이 강한 부분이 있나 봐요. 무너질 때는 무너지는데 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힘든 건가, 안 힘든 건가?' 이럴 때가 있어요. 일부러 제 감정에 무뎌지려고 하는 것도 있고요.

 

- 대단하시네요. 네티즌들이 하는 드립 중 이 드립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나요?

 

 낙하산 드립 안 했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그거 말고는 다 괜찮아요.

 

- 야한 드립도요?

 

 음… '혈기 왕성해서 그런 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요. (웃음) 저의 어린 시절이 커뮤니티로 점철되어 있으니까. 오히려 처음 방송했을 때 저 자신에 대해 걱정했어요. '인싸들의 선을 잘 모르니까 말실수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요. 실제로 사회 생활하다 갑분싸 된 적도 많았어요. 저는 웃기려고 했는데 안 웃기고. (웃음) '낙하산이네' 이런 건 저에 대한 폄하잖아요. 능력에 대한 불신 이런 거는 물론 제가 잘해서 바꿔나가야 하지만 낙하산이 아닌데 낙하산이라고 하는 건 허위사실이잖아요. 허위사실만 아니면 저는 괜찮아요.

 

- LCK를 그만둬도 롤을 계속하실 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LCK 아나운서를 하기 전에도 롤을 했으니까 계속할 거고요, 장담하건대 LCK 아나운서 제 손으로 그만두는 일은 없습니다. 나중에 '이번 시즌은 다른 아나운서와 함께합니다' 그런 안내 나오면 댓글로 '김민아가 손절했네'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지금 말씀드릴게요. 제 손으로 그만둘 일은 절대 없습니다. 새벽에 하는 날씨 방송을 아직도 안 놓고 계속하는 이유는, 저는 한 번 맡은 일은 놓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 일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요. 물론 게임 쪽 진행자들의 교체가 있다는 걸 알기에 제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는 모르지만, 제가 손절한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예요.

 

- 김민아의 2만 단어 오지랖 유튜브는 안 하는 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처음에는 시청자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이것도 많이 오해하시는 게 롤 들어와서 시청자 가져가려고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제가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컨텐츠였어요. 제가 2월 1일이 생일인데 친구들이 돈을 좀 모아서 '민아야 너 방송하고 싶다며?' 하며 방송 장비를 사줬어요. 그 시기에 맞춰서 시작했는데 마침 그때 제가 욕을 엄청 먹고 있었네요. (웃음) 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이걸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그 시간에 롤이나 하지' 이런 반응이 올 지는 몰랐어요. (웃음) 그리고 유튜브 댓글로 '롤알못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네, 아닙니다' 드립 쳤거든요. 그런데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셔서. (웃음) 그 뒤에 '롤 어렵다'라고 했는데 그건 빼고. 선동과 날조가 난무하는 디시! 하하하.

 

- 꼭 그렇게 써드릴게요. 선동과 날조가 난무하는 디시! 롤갤! 하하하.

 

 그러고 나서 제가 몇 편 올리고 보니까 이게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또 할 이야기가 많을 거로 생각해 시작했는데 별로 할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안 하다 보니까 이제는 안 하는 거에 익숙해졌어요. 그래도 언젠가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하게 된다면 제가 자소서 올렸던 것처럼 진지한 이야기 쪽으로 하게 될 것 같아요. 구독자 수가 자꾸 늘어나고 있는데 노잼이니까 구독 취소를 모두 해주시고. (웃음)

 

- 누나 방송에서 진지한 모드가 너무 어색해요. (디시 이용자 'ㅇㅇ')

 

 하하하. 제가 약간 이상하다고 느낀 게 고점과 저점 차이가 굉장히 커요. 완전 하이텐션일 때도 있고, 완전 로우텐션도 있는데 이게 엄청 빨리 왔다 갔다 해서요. 그게 감정 기복이라고도 하고, 텐션 기복 같기도 한데 그래서 저는 또 한없이 진지하기도 해요. 제가 진지해질 때를 제 자신이 별로 안 좋아해요. 힘들잖아요. 정신적으로. 그래서 웬만하면 안 그려러고 노력은 하는데 저는 원래 진지한 사람입니다.

 

- 다음 오지랖 업데이트가 빠를까요, 왜냐걸 독립이 빠를까요?

 

 왜냐걸 독립이요. (웃음) 제가 자소서 뒤에 면접 팁 올려드린다고 말을 해서 그거 올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저는 취준생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저도 어려운 길을 걸어왔고,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치면서 나름의 노하우들도 장착하고 있잖아요? 면접 팁은 저한테 DM 보내주신 분도 계시고 해서 그것만은 최대한 빨리 올려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어요.

 

- 아나운서 강의 나가는 것도 그런 행동의 일환인가요?

 

 네. 그런데 요즘에는 틈이 없어서 못 나가고 있어요. 나중에 제가 가르치는 거를 해봐도 좋겠다 생각은 하는데 지금은 제가 주도적으로 하기에는 아닌 것 같아요. 가끔 학원에서 한 번씩 와달라고 할 때가 있거든요. 특강 같은 거 할 때 그런 거 할 때 한 번씩 가려고요.

 

- 아나운서 지망생 많죠?

 

 진짜 많아요. 끊임없이. 지금은 그래도 좋은 게 정규직 자리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을 달 기회는 엄청 많아졌어요. 채널이 정말 많아졌잖아요. 그래서 좋지요. '난 무조건 지상파 아나운서 될 거야' 이런 꿈이 아니라 '나는 방송을 하고 싶어' 이런 꿈을 가지신 분에게는 훨씬 기회가 많아졌어요.

 

- 이제는 널널한 질문할게요. 뉴스 끝나고 크레딧 올라갈 때 앵커분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디시 이용자 'ㅁㄴㅇㄹ')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세 번 합니다. (웃음) 그러고 아무 말 없이 각자 갈 길을 가죠.

 

- 기상캐스터를 하면서 삶의 퀄리티가 올라갔나요? 아무래도 날씨를 먼저 보게 되니까요.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해요. (웃음)

 

 오히려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언제 비가 올지 눈에 보이니까 세차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하하하. '오늘 해봐야 삼일 뒤에 비 오는데 그때 끝나고 할까? 아니 또 비 소식이 있네' 이러면서 자꾸 안 하게 되는 그런 문제들이 있죠. 아, 그런 거 있었어요. 기상 상황이 유동적이라 안 맞을 때가 있잖아요? 모든 걸 완벽하게 예보할 수 없다 보니까. 저는 아니까 미리 준비했는데 안 맞았을 때. 예를 들어 우산을 준비했는데 쓸모없다거나 이런 경우도 있고.

 

- 본인의 아름다움을 언제 자각하셨나요? (디시 이용자 'ㅁㅁ')

 

 아주 어릴 때부터? (웃음) 그런데 솔직히 모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예쁘다고 해주니까. 그런데 저는 제가 못생겨졌던 순간도 잘 알고 있어요. 중학교 때 괜찮았다가 고등학교 때 심각하게 침체기였거든요. 그리고 저는 실제로 알게 모르게 전문가의 손을 좀 빌리기도 했어요. (웃음) 확실히 예전에 비해선 예뻐졌어요. 바탕이 나쁘진 않았지만, 다들 제 예전 영상 보고 볼 빵빵해서 놀라시는데 그때가 지금보다 몸무게는 덜 나갔어요. 아무래도 볼살은 안 빠지더라고요. 시술 세 번 하고 광명을 찾았죠.

 

- 수많은 민아 중 몇 번째로 유명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단 아나운서 중 독보적인 동명이인분이 계시죠.

 

 배우, 가수… 음… 일단 다섯 손가락은 넘어가는 것 같네요. 그런데 민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10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요? 하하하.

 

- 이건 웃으면서 질문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나무위키 막은 이유는 억울해서인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 댓글 봤어요. 그거 네 가지죠? 다 맞아요. 억울해서 화나서 슬퍼서 쪽팔려서 네 개 다 맞아요. 하하하. 나무위키가 검색하면 제일 위에 나오더라고요. 중간에라도 나왔으면 안 지웠을 텐데 김민아 기상캐스터 검색하면 나무위키가 검색결과 페이지 제일 위에 나오더라고요. 제일 먼저 클릭해볼 것 아니에요? 싫었어요. 그냥 싫었어요. 내 이야기니까 내가 싫으면 지울 수 있는 거 아닌가? 했죠.

 

- 하지만 지금은 조커가 올라가 있죠.

 

 저는 반응에 깜짝 놀랐어요. '나무위키 문서를 지우는 게 이렇게 큰일이었구나'라는 걸 제 문서 지우고 알았어요. 시청자분들이 나무위키 문서 지우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구나. 사실 제가 올라가기 전에는 나무위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가끔 이름 같은 거 검색할 때 같이 걸리잖아요? 그때 가끔 보긴 했지 시청자분들이 즐기는 장인지 하나도 몰랐어요. 나중에 알게 되어서 지금은 지울 생각 없어요.

 

- 30대 인생 플랜을 알려주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최대한 지금 하는 일 하나도 잘리지 않고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고요, 일이 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플랜 중 하나는 제가 이제 2014년부터 하면 6년 차고, JTBC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와 방송하게 된 것이 4년 차예요. 5년 안팎으로 방송을 더 하면 10년을 채우는데 그때 책을 한 권  쓰고 싶어요. 제목도 지어놨어요. 원래 생각했던 책 제목이 '2만 단어 오지랖'이었는데 그걸 유튜브에 썼으니까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쓰고 싶어요. 아예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롱런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공중파를 거쳐 프리 선언하고 살아남으시는 분들은 정말 많으시지만, 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분 중에 '내가 과연 이렇게 해서 먹고살 수 있을까', '지금은 리포터하고 뭐 하는데 먹고 살 수 있나', '내가 언제까지 방송할 수 있는가' 이런 고민하시는 분들 굉장히 많아요. 그렇기에 지상파 시험에 떨어지면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고, '나는 방송계에서 인정 못 받는 사람인가 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완전 계약직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고, 앞으로 제가 5년 정도를 더 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살아남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 괜찮은 취지인 것 같아요.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죠.

 

-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디시 사무실에 방문한 김민아 아나운서는 디시의 인터뷰 요청에 내심 기뻤다며 모든 질문에 솔직하고 밝게 답해주었다. 심지어 인터뷰에 오기 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갤러리에 올린 질문글에 달린 질문 댓글을 모두 다 읽은 덕분에 인터뷰는 내내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뜨려고 콘셉트 잡은 거', '롤 도구 삼아 뜬 다음 다른 데 갈 거잖아', '이제는 진정성을 의심 안 해도 될 듯', '누나 내년에도 봐'. 김민아 아나운서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반반이다. 그런데 11개월전 김민아 아나운서에 대한 호감도는 사실상 제로였다. 마이너스를 안 찍은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는 제로에서 시작해 절반에 다다른 것이다. 절반까지 오는 동안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그가 그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절반을 넘어 100에 도달하기를 왜냐맨 동갑내기 과외하기 팬으로서 응원한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