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인턴을 끝마치고 개인병원에서 미용 GP로 일하고 있는 집념닥터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의료 지식과 평범한 일상을 브이로그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미용 GP로서 느낀 점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밝혀 많은 화제를 얻은 집념닥터는 최근 의대 증원 이슈와 맞물리며 다양한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특히 의학 갤러리에서도 언급되기 시작한 그는 자신을 향한 관심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며 다른 이들의 비난에도 기죽지 않고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있다.
남편과의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와 간단한 의학 정보를 올리고 있는 집념닥터는 최근 디시인사이드에 대해 영상을 올리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의사이자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집념닥터가 인터뷰를 위해 남편과 함께 디시인사이드를 찾았다.
유튜브 명 : 집념닥터
최초 게시일 : 2023년 2월 4일 <집닥 첫 브이로그 시작합니다!>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의사 겸 유튜버 집념닥터입니다.
- 저희 디시인사이드에서 이름을 알리셨는데 디시인사이드에 대해 잘 아시나요?
원래는 그냥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제가 커뮤니티를 전혀 안 해서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나는솔로’ 돌싱 특집이 엄청 잘 나갈 때 친구들이 보내줘서 거기서 몇 번 보고 알았어요. 원래 전혀 모르고 있다가 제가 마통(마이너스 통장) 영상부터 욕을 먹기 시작했거든요. 근데 그 영상 처음으로 욕먹은 게 디시에서 욕을 먹은 거예요. (웃음) 그때부터 알게 됐는데 이상하게 그 마통 욕 먹는 게시물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때는 제 유튜버명을 사람들이 가리고 캡처해서 그거를 다시 보고 싶어요. 어쨌든 그때부터 저는 알게 되었고 점점 거기서 제 주변 사람들이 제가 디시에 올라가 있다고 알려줘서 좋아하게 됐어요.
- 아직 마이너스 3천 통장 영상은 남아있던 것 같아요.
영상은 있는데 관련 게시물이 다 사라져 버렸어요.
- ‘집념닥터’가 유튜브 채널명인데 그렇게 지으신 이유가 있나요?
사실 저 고등학교 때 별명이 집념이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독해가지고 친구들이 그냥 그렇게 불렀어요. 그래서 별로 깊은 생각이 있는 이름은 아니고 그냥 '제 별명이 집념이니까 그렇게 해야겠다'하고 그렇게 지은 거였어요.
- 이제 유튜브를 1년 넘게 하셨는데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원래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레지던트 지원을 했어요. 근데 지원을 했다가 떨어진 거예요. 떨어지다 보니까 너무 삶이 무료하고, 재밌는 걸 하고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유튜브 한번 해보라는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저도 원래 관종이긴 해서 그때부터 그냥 해봐야지하고 바로 이 휴대폰 사가지고 시작한 거였어요.
- 처음에 올린 영상이 인턴했을 때였죠?
인턴, 말턴이라고 해가지고 거의 끝나갈 때쯤이었어요.
- 그 영상 다음에 공부 시리즈를 문과, 외국 대학, 의전까지 차례대로 3부작으로 올리셨는데 공부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나 팁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공부하는 노하우나 팁을 여쭤보셨는데 저는 항상 생각하는 게 뭐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거든요. 사실 우리가 공부하는 법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편하게 산 지 얼마 안 됐어요. 인턴 끝나고부터 조금 삶이 편해진 건데 그전에는 진짜 남들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 공부하고 잘 때 공부하고 먹을 때 공부하고 쉴 때 공부하고, 진짜 하루 종일 공부만 했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은 방법을 생각하지 말고 일단 공부를 하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우리가 다이어트하는 법을 모르는 게 아니잖아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되는 거잖아요. 그냥 하면 되는데 우리는 뭐든 쉬운 방법을 찾으니까 다이어트 한약을 찾고 다이어트하는 법을 찾고... 근데 세상에 그런 쉬운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냥 하다 보면은 자기한테 맞는 공부 방법을 자기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원래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유명한 학과가 있는 학교를 간 거였는데 대학교 3학년이 딱 되면 취업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3학년 때 취업을 하려고 보니까 너무 취업하기가 싫은 거예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취업하는 게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좀 싫은 거예요. 그리고 제가 이과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문과 출신이었던 이유는 그냥 제가 외고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에는 외고에 문과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좀 가정을 꾸리고 아기도 잘 키우고 싶고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전문직 밖에 답이 없는 거예요. 왠지 전문직은 알바식으로도 편하게 좀 지낼 수 있고 그만둬도 다시 취업에도 안정성이 있으니까 그래서 한번 해볼까 했어요. 원래는 미국에서 치대를 갈까 했었어요. 미국 치대는 시민권이 없어도 가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그랬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거예요. 저는 미국에 가족도 없고 그래서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사실 아기 좀 잘 키우고 남편 케어하고 싶고 그런 마음에 (의사)면허가 필요해서 한번 공부해볼까하고 했었던 거예요.
- 의사가 되기까지 총 몇 년 정도 걸리신 것 같나요?
저는 한국 들어가서 시험 쳐서 다행히 한 번에 합격을 해가지고, 1년 딱 공부하고 합격하고 의전원 가서 4년 공부해서 된 거예요. 아 그리고 사람들이 저한테 의전충, 의전충 하는데요. (웃음) 저 때는 의전이 3개밖에 안 남아서 진짜 힘들었어요. 자꾸 저한테 의전충, 문과충 하는데 문과충 외고에 문과밖에 없는걸 어떡합니까? (웃음) 꼭 넣어주세요. 문과충, 의전충 하는 사람 꼭 자기가 가보라고요. 도피유학이라고도 하는데 도피유학 아니에요.
- 그런 댓글들도 다 보시나 봐요.
다 봐요. 다 보는데 괜히 그런 사람들한테 대응할 필요가 없으니까 안 하는 거지, 다 봐요.
- 미용 GP 월급을 공개해서 많은 이슈가 되셨는데 알려지고 나서 소감은 어땠나요?
‘나 성공했구나. 드디어 내가 유명해졌구나.’ (웃음) 왜냐면은 사실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관심이 좋고 유명해지고 싶은 거잖아요. 그리고 사실 그 영상은 몇 달 전에 올린 영상이었어요. 되게 옛날 영상이었는데 몇 달 뒤에 의대 정원 확대한다 만다 할 때 누가 캡처해서 올린 거예요. 심지어 저는 컴맹이고 커뮤니티도 안 하니까 올라간지도 전혀 몰랐단 말이에요. 주변에서 막 알려줘서 알았는데, 드디어 성공했다. (웃음) 그래서 그렇게 해 주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한창 이슈 때 화제가 된 거라서 욕도 많고 그랬는데 사람들의 관심이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사실 그런 게 부담스러우면 애초에 유튜브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제 남편도 저한테 그랬어요. 악플이 달리는 건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물론 기분이 좋은 건 아닌데 그래도 이제 좀 유명해지는구나 싶었어요.
- 유튜브를 하는 것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디시이용자 '의갤러')
사실 우리가 생각보다 남들한테 관심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도 저한테 딱히 하든 말든 별 관심은 없어요. 그냥 걱정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긴 한데 제가 별로 그런 거에 개의치 안 하는 걸 아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저한테 그러든 말든 딱히 관심은 없어 보여요.
- 악플에도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스스로도 관종끼가 있다고 얘기를 하시는데 원래 성격이 그런 편이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저 원래 관종이고 원래 이런 성격인데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많이 죽었어요. (웃음) 처음에 20대 때는 훨씬 심했는데 그리고 너무 심하면 반감이 드니까 제가 편집할 때도 좀 그런 부분 많이 잘라내기도 하고 그래요.
- 현재 남편분과 브이로그를 자주 올리는데 남편을 만난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디서 어떻게 만나셨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되게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원래 저희가 학교를 미국에서 같이 다녔어요. 제가 1학년 때 오빠는 4학년이었는데 그냥 진짜 아는 오빠 동생 사이였고 각자 연애하고 있었거든요. 저희가 그냥 1년에 한 번 정도 술 먹는 사이였어요. 둘 다 술을 너무 좋아해가지고 막 맨날 만취되도록, 고주망태가 되도록 먹어도 진짜 아무런 이성적 텐션 없이 그렇게 10년 이상 지내다가 그냥 갑자기 결혼을 했어요.
- 뭔가 중간 과정이 없어진 것 같은데요?
이거 사람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웃음)
- 유튜브 내용을 보면 의학 관련된 정보도 제공해주고 있는데 의학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단 저는 웬만하면 유튜브에서 의학 관련된 거를 안 하고 싶은데요. 그것도 남편이 하라고, 그래도 나름 의사지 않냐고 해서 한 건데 저는 일단 그거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솔직히 얘기하면 너무 재미가 없어요. 솔직히 노잼이고 그래서 의학 관련된 거는 별로 하고 싶지가 않은데 중요한 거는 무조건 팩트인 것 같아요. 팩트. 논문을 베이스한 팩트.
가끔 또 그런 댓글이 달려요. ’니가 뭐 의학 관련된 것도 안 올리는데 무슨 의사냐.’ 근데 그런 거는 워낙 잘하시는 분이 너무 많잖아요. 저보다 잘 아시는 분이 훨씬 많은데 그런 분들은 ‘닥터 프렌즈’나 ‘우리 동네 산부인과’ 이런 거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자주 보는 유튜브가 있나요?
저는 원래 유튜브를 되게 자주 봤는데 애 낳고 나니까 tv를 항상 꺼야 되고 이런 거를 보면 안 된단 말이에요. 애기 앞에서 그러다 보니까 안 보게 됐는데요. 다른 사람들이 ‘의사 유튜브 뭐 보냐?’하고 막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근데 의사 유튜브들은 다 좀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안 보고 요즘에는 틀어놓고 그냥 듣는 식으로 ‘부읽남’ 정도만 보고 있어요.
-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댓글에서 원래 커뮤니티에서 보고 저 욕하러 들어왔다가 영상 보고 막 호감됐다고 이럴 때랑 제가 올린 적도 있는데 무조건 어려 보인다, 예쁘다 하면 무조건 좋아요. (웃음)
- 댓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유튜브에서 엄청 긴 댓글을 고정했는데요. 그 내용이 같은 의사로서 막상 들어와 보니 호감이 됐다, 할 말 했다 이런 느낌이었죠.
-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내가 부족하니까 좀 더 노력해야 되겠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진짜 많아요. 왜냐하면 제가 이제 아기도 봐야 되고 지금 일도 하고 있다 보니까 너무 시간이 없는 거예요. 그래도 아기 낳기 전에는 그래도 나름 마음먹으면 편집도 열심히 하고 했는데 이제는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안 나고 일도 해야 하니까 너무 게을러진 느낌이 들어요. 좀 더 부지런하게 편집도 해야 되고 (영상도) 찍어야 되는데 요즘에 또 찍을 의욕도 안 생기고 있어요.
- 컨텐츠 제작부터 편집까지 직접 다 하시나요? 육아와 일, 유튜브까지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요?
시간은 많이 없는데 사실 제 생각에는 하려면 할 수도 있어요.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그냥 제가 게으른 것 같아요. 그것도 약간 남들이 저 욕할 때 조금 신나는 마음에 이것저것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악플도 별로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의욕이 좀 사라졌어요.
- 지금까지 제작해온 영상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무엇인가요?
저는 내가 사랑하는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웃음)
- 가끔 영상을 즉흥적으로 찍으시는 것 같은데 언제 찍을지나 어떤 영상을 찍을지를 미리 정하는 편인가요?
거의 안 정해요. (웃음) 남편이랑 얘기하고 있다가 ‘오빠 막 디시에서 날 좋아한대! 아무래도 안 되겠어, 카메라 들고 와 봐!’해서 바로 찍고 그냥 그런 식이에요. 진짜 그냥 브이로그 같은 거는 사실 편집하기가 되게 어려워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래서 그거는 거의 안 하고 그냥 그때그때 생각나는 거 갑자기 확 찍어요. 그래서 편집도 되게 못 해도 저는 뭐 그냥... 그리고 인트로, 엔딩 없이 하는 게 있으면 좀 지루한 것 같아가지고 그냥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하고 있어요.
- 앞으로 다뤄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이제 제가 피부 미용을 하고 있으니까 그거에 대해서 되게 자세하게 하고 싶어요. 남편도 원래 되게 노안이었거든요. 저랑 결혼하기 전에 굉장히 노안이었다가 요즘에 동안 소리를 듣고 있어요. 진짜 가격으로 따지자면 제가 볼 때 한 1천만 원은 넘게 쏟아부었을 것 같아요. 가족 할인이 되다 보니까 무료 시술이 거의 가능한 부분이 많아서. 어쨌든 피부 시술 관련된 걸 하고 싶은데 제가 제 병원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걸 촬영하고 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더라고요.
- 시술도 유행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요즘에는 가장 인기 있는 건 무엇인가요?
일단 스테디한 시술이 있고, 유행을 탄다기 보다 새로 나오는 기계들이 계속 있어요. 그래서 그것도 종류가 많아요. 예를 들어 리프팅 쪽, 피부 재생 쪽, 레이저 쪽 이런 식으로 있는데 리프팅은 그래도 울세라 써마지가 제일 좋고 피부 재생은 저 개인적으로는 리쥬란이 제일 좋고 그다음에 레이저는 종류가 너무너무 많은데 저는 요즘에 클라리티가 좀 좋은 것 같더라고요.
- 선생님도 정기적으로 하시는 게 있나요?
저는 일단 임신을 하고 일을 시작해가지고 거의 못했어요. 아무것도 못하다가 요즘에는 모유 수유를 하고 있어서 또 못하다가 최근에는 인모드 포마라는 게 있어요. 그게 콜라겐 생성 촉진되는 건데 그거를 제가 여기 온다고 어제 엄청 했어요. (웃음)
- 저희 이용자들이 남성분들이 많은데 추천한다고 한다면 어떤 시술이 좋을까요?
제가 볼 때는 남자분들이 수염 레이저 제모만 해도 되게 깔끔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남자분들은 문턱이 되게 높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제모는 그렇게 문턱이 높지는 않으니까 이거로 일단 깔끔한 인상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남편도 제모를 한 15번은 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해도 두꺼워가지고 다 없어지지는 않아요. 근데 그렇게만 해도 인상이 되게 깔끔해져요. 그다음에는 남자들이 은근 여드름 흉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여드름 흉터 쪽으로 한번 이렇게 하고 그다음에는 제가 볼 때 30대부터는 남자든 여자든 리프팅. 군살 있는 거를 무조건 없애주면 좋지 않을까. 이것도 찍어야 되는 게을러서. (웃음)
- 지금 의사로서 여러 분야 중에서도 미용으로 진로를 잡은 이유가 있나요?
진로를 잡은 게 아니라 저한테 선택을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원래 저는 재활의학과를 가고 싶었어요. 그냥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망이 너무 좋으니까 돈 벌고 싶어서 가고 싶었는데 떨어졌고, 떨어진 상태에서 인턴 수료를 했고 심지어 금방 임신을 한 거예요. 근데 임신을 하면 수련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잖아요. 왜냐하면 당직도 서야 되야 되는데 저는 아기도 봐야 하니까.
그래서 그냥 수련 자체는 떨어진 시점부터 포기를 했었어요. 근데 원래 저도 피부 미용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게 병원 안에서 수련 라이팅을 당하다 보면은 용기 있게 '난 수련 안 받을 거야' 하는 게 정말 쉽지가 않아요. 남들 다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아서 떨어지면 나는 무조건 GP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GP하고 싶은 마음 50, 수련하고 싶은 마음 50이 딱 있었는데 다행히 떨어져서, 이게 다행이다. (웃음) 떨어져서 너무 기분은 안 좋았지만 그래도 나름 잘 됐다 해서 그렇게 한 3개월 정도 놀고 시작하게 됐어요.
- 다시 수련의를 해서 전문의가 될 생각이 있나요?
지금은 전혀 없어요. 지금은 너무 제 삶에 만족을 해서 오히려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미용 GP는 의사 면허 외에 다른 필요한 조건이 있나요? 따로 받아야 하는 교육이나 필요한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막상 일을 해보니까 의사 면허가 있어도 우리가 공부하는 머리랑 사람을 대하는 거랑 완전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공부하는 머리랑 일하는 센스랑도 너무너무 다르고, 특히 미용 쪽은 제일 중요한 게 친절한 거거든요. 왜냐면 우리가 암 걸려서 수술받고 항암 치료할 때 솔직히 의사에게 친절함을 바라진 않잖아요. 치료만 잘 되고 낫기만 하면 되는데 미용 쪽은 사실 플라시보 이펙트적인 것도 좀 있고, 같은 시술을 해도 의사랑 관계가 좋으면 더 만족감도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일단 그 관계가 되게 중요해요.
친절한 게 제일 중요하고 일할 때 같은 말을 해도 조금 더 센스 있게 전달을 하고 그런 게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볼 때 미용의사하려면은 못생기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웃음) 왜냐면 진짜 냉정하게 우리가 예뻐지려고 가는데 그 의사가 못생기면 싫지 않아요? 그래서 조금 외모적으로 그러면은 대표원장님도 정말 궁하지 않은 이상 잘 안 뽑으시더라고요.
- 아까 레이저나 리프팅처럼 여러 가지 시술이 있다고 들었는데 미용에서 가장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시술하는 거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요. 의사들의 편차가 어느 정도 트레이닝만 되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의사의 친절도나 이 사람이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게 제일 중요해요. 왜냐하면 제가 일을 해보니까 진짜로 턱이 이렇게 v라인인데도 자기는 군살이 많다고 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그냥 그 사람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그런 치료적인 특기보다는 그냥 그 사람의 니즈가 뭔지를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 저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 앞으로 미용 GP의 전망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디시이용자 '의갤러')
사람들이 '레드오션이다', '망한다' 막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제가 직접 일을 해보니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피부과는 엄마들이 가는 그런 인식이 있었어요. 한 40대, 50대 어른들이 가거나 아니면 여드름이 너무 심해서 가거나. 근데 요즘에 제가 일을 해보면 MZ세대 친구들이 진짜 많이 와요. 20대 초반 친구들이 진짜 진짜 많이 오고 특히 외국인 고객도 정말 많이 와요.
외국인 고객이 한 번 와가지고 진짜 수백만 원씩 막 쓰고 가고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요즘 생각하는 건 오히려 전망이 좋다. 왜냐하면 어린 친구들한테 문턱이 굉장히 낮아졌고 외국인들한테 강남 피부과를 가는 게 약간 투어의 한 단계처럼 된 거예요. 그래서 지금 저 바빠 죽겠어요. 진짜로 일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웃음)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오히려 전망이 좋다.
- 미용시장이 한의사를 비롯해서 다른 의료인들에게 개방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저는 일단 아무 생각이 없어요. 특히 정치 관련된 거에 있어서는 제가 생각한다고 바뀌는 게 아무것도 없고, 저는 그냥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거에 있어서는 제가 불만을 가져봤자 저만 손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정치가 그런 식으로 개방된다 그러면 잘 될 사람들은 잘 될 거고 안 돼도 안 될 사람들은 안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나만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상위 5%는 항상 성공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거를 우리도 신경 쓰지 말고 아까 공부 잘하는 방법처럼 그냥 공부하면 된다고 했듯이 뭐가 됐든 그냥 하면 되는 것 같아요.
- 지금은 개인병원에서 일하시고 예전에는 종합병원에서 인턴을 해보셨는데 어떤 생활이 더 좋았나요? (디시이용자 '의갤러')
당연히 지금이. (웃음) 훨씬 비교가 안 되는데 그 이유는 일단 페이 닥터를 하면은 퇴근이라는 걸 할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딱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할 수가 있는데 이제 3차 병원에 들어가면 보통 새벽 6시 출근이에요. 새벽 6시 출근해서 당직 있으면 다음 날 저녁 6시 퇴근. 심지어 식사 시간도 없어요. 그냥 내가 틈나면 먹고 못 먹을 때도 많고 그래서 그거는 정말 비교도 안 되고, 일하는 시간도 한 4~5배. 일주일에 보통 100시간 정도를 일하거든요. 거기 있으면은 100시간 정도 일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고, 심지어 지금 돈도 훨씬 많이 벌고 그래서 힘든 거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 의사로서 겪었던 당황스러웠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대학병원에 있을 때요? 진짜 많아요. 정말 많은데 그중에 일단 이제 대학병원이라는 자체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아파서 오는 환자고 거기 몇 년 동안 입원해 계시는 환자분들도 많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대학병원의 분위기 자체가 진짜 엄청 어두워요. 어둡고 갇혀 있고 창문도 없고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어두운 분위기 안에 있어요. 특히 여자 의사는 안에서 성희롱 발언도 진짜 많이 듣고 또 막 폭행을 하려는 환자들도 되게 많아요.
제가 들었던 제일 기분 나빴던 성희롱 발언을 하나 말씀을 드리자면 어떤 환자분 드레싱을 하러 갔어요. 상처 드레싱을 하러 갔는데 그 환자분이 거의 잘 못 움직이시고 정신이 온전치가 않아가지고 막 안 하려고 하시고, 옆에 항상 간병인 분이 계시거든요. 근데 간병인도 여자 의사를 되게 우습게 봐요. 그래서 간병인께서 그 환자한테 ‘젊은 여자가 엉덩이 까라고 하면 좋다고 까야지 왜 안 까주는 거야?’ 그러시는 거예요. 저 진짜로 그게 너무 기분 나빠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요. 그리고 응급실에 있을 때는 막 때리려고 하는 분들도 많고, 문신 많으신 분들도 많이 오시고 그래요.
- 지금 개인병원에서는 그런 게 거의 없는 편인가요?
개인병원은 일단 사람들이 아파서 오는 게 아니라 다들 희망을 품고 오잖아요. 난 예뻐질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다들 텐션이 되게 좋아요. 그래서 그 자체로도 저도 되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훨씬 나아요. 여기서 겪는 어려운 점이라고는 그냥 아프다고 찡찡거리시는 분들. 근데 그건 아픈 건 아픈 거니까 전혀 스트레스 받을 일은 아니긴 해요.
- 현장에서 알게 모르게 의전 출신들은 차별받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경우를 보신 적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일단 저나 저 주변에서는 한 번도 겪은 적이 없어요. 일단 일을 하면 뭐든 자기 펑션대로 평가를 받는 거잖아요. 다 같이 의사면허를 따서 뽑혀가지고 이 병원에서 일하면 이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얼마나 고객한테 잘하는지 그거에 대한 평가가 되는 거지 의전원 출신이고 의대 출신이고는 사실 중요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거는 비의료인들이 깎아내리고 싶어서, 그렇게 차별받기를 원해서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는 한 번도 차별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 그냥 허황된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특히 미용 쪽은 더욱더 자기 자신의 펑션대로 평가받는 약간 시장의 논리가 적용돼서 학벌은 하나도 상관이 없거든요.
- 비싼 시술 중에서 프로파운드 리프팅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요. 리프팅 중에서도 마취를 하는 경우가 있나요? 마취과 전문의 없이 할 수 있는 영역인가요? (디시이용자 '의갤러')
사실 프로파운드는 처음 들어봐요. 피부 리프팅 중에 마취를 한다기보다는 내가 통증을 느끼고 싶지 않으면 진짜 안 아픈 시술을 해도 수면 마취를 하거나 크림 마취를 할 수도 있고, 그거는 사실 본인의 선택이기는 해요. 근데 사실 제가 마취과 의사가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 인모드와 다른 저렴한 고주파 기기와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디시이용자 '의갤러')
다른 기계의 종류가 너무너무 많아서 그게 비교가 좀 어려운데 일단 인모드 자체는 좀 저렴한 시술 중에 하나거든요. 저는 인모드를 되게 좋아하는 게 저렴하지만 굉장히 가성비가 좋아요. 그래서 대표원장님들이 별로 안 좋아해요. (웃음)
- 인모드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거죠?
인모드 기계가 하나가 있는데 그중에 두 가지를 쓸 수가 있어요. FX라는 거랑 포마라는 게 있는데 FX는 지방을 이렇게 딱 리프팅 시켜주는 거고 포마는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줘가지고 피부를 탱탱해지게 해요.
- 그런 건 하고 난 직후 멍이나 시술 자국이 많지는 않나요?
포마는 아무래도 살짝 빨개져요. 좀 뜨거워서 살짝 빨개지고, 화상의 위험이 있긴 한데 그래도 잘하면 화상도 안 입고해서 괜찮아요.
- 아이스픽 여드름흉터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그게 시술자마다 의견이 모두 다르겠지만 저는 보통 이제 MLA라는 레이저를 많이 하는데 저는 MLA는 다운타임이 좀 긴 것 같아서, 우리가 사회생활도 하고 해야 되는데 얼굴 막 다 뒤집어진 채로 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주베룩 주사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주베룩 주사가 그 흉터에 하면 재생이 잘 되거든요. 그래서 주베룩 주사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많이 아파요. 근데 피부과 시술은 사람들이 막 통증 싫다고 얘기하는데 아픈 만큼 예뻐져요.
그건 진짜로 안 아프면 효과가 되게 반짝하거나 효과가 적거나. 그치? 제 남편이 다 해봤거든요.
남편 - 특히 최고는 리쥬란.
남편이 리쥬란을 맞느니 해병대를 다시 가겠다고. (웃음) 그러고선 리쥬란에 중독돼서 막 자기가 제발로 찾아오고. (웃음)
-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삶의 만족도를 평가해본다면 어느 정도인 것 같나요?
제가 얼마 전에 남편이랑도 얘기를 했는데 이제 내 인생이 발전을 하려면 어느 정도 결핍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약간의 결핍이 있어야 그게 원동력이 돼서 어떻게든 그 결핍을 메꾸고자 열심히 살아가는데, 요즘에 막 결혼하고 애기도 있다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안정적인 거예요.
진짜 가족도, 가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하고 또 직장도 있다 보니까 너무 안정적이라서 결핍이 없으니까 열심히 안 살게 되는, 의욕이 없어요. 그냥 이대로도 나쁘지 않은데 그러다 보니까 유튜브 영상도 안 올리고... 요즘에 만족도는 정말 높아요. 요즘 제가 좀 산후우울증이 있거든요. 그것도 제가 너무 사는 게 편해서 우울함을 갖고 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삶이 진짜 바쁘면 우울할 새가 있을까요?
- 그래도 우울한 것은 언제든지 올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겠죠. 그래서 요즘 되게 오빠한테도 좀 울적하다, 이거 산후우울증인 것 같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면 우울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그냥 너무 살기 편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 의사가 아니었다면 가지고 싶었던 직업이 있나요?
저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원래 기자가 되게 되고 싶었어요. 저널리스트. 제가 원래 책 읽고 글 쓰는 걸 되게 좋아해서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은 게 꿈이었거든요. 근데 대학교 때 뭔가 회사에 취업하는 게 좀 무섭게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무서워가지고 그냥 더 공부를 해보자 그렇게 된 거지 원래는 기자가 꿈이었어요.
-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일단 정말 소박하지만 올해 안에 구독자 2천 명 돌파하기. 그리고 영상 꾸준히 올리기, 일 열심히 하기, 아기 잘 돌보기, 남편이랑 계속 이렇게 행복하게 살기. 정말 그렇게 목표 자체는 없어요. 그리고 둘째 가지기!
- 응원해주시는 이용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 진짜 가끔 댓글에 이런 댓글들이 있어요. ‘디시 하는 애들 저질이다’, ‘디시 애들이랑 놀지 말아라’ 근데 저는 되게 감사하거든요. 저한테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놀지 말라고 해도 놀 거예요.
처음 유튜브에서 보게 된 집념닥터는 관심을 즐기고 솔직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들뜬 모습으로 찾아온 그를 보며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임을 알 수 있었다. 긴장보다는 설렘이 가득찬 표정으로 찾아온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자신을 좋아해주는 디시인사이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을 향한 관심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집념닥터는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소감을 묻자 성공한 기분을 느낀다며 특유의 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인터뷰 내내 의사로서 겪었던 경험들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해졌다.
최근 귀여운 애기를 낳으며 엄마이자 의사, 유튜버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된 집념닥터. 지금처럼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알콩달콩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 그에게 앞으로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