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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제주도내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제주도가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차량 증가에 따른 수용 능력 분석 및 수급관리 법제화’ 용역을 의뢰한 결과 제주도 렌터카의 적정 운행대수는 2만5000대로 분석됐다. 제주대는 적정 대수보다 많은 렌터카 때문에 주요 도로의 지·정체가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총량제를 도입해 제주도 렌터카를 2만5000여 대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에서 운행 중인 렌터카는 3만2053대로 7053대나 적정 대수를 초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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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를 운행 중인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총량제 도입은 렌터카 공급 과잉에 따른 교통량 증가와 업계 경영난 악화 등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등록 렌터카 수는 2013년 1만6423대, 2014년 2만720대, 2015년 2만6338대, 2016년 2만9596대, 2017년 3만2053대로 증가했다. 제주도내 렌터카가 2016년 2만9583대에서 2025년 5만151대로 7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62.5%가 렌터카를 이용하는 상황이라 규제가 없으면 렌터카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송규진 제주교통연구소장은 “렌터카는 제주도내 관광지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특성상 도로 점유율이 70%에 달해 출퇴근 차량 위주의 일반승용차보다 훨씬 더 제주도로 교통혼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렌터카 감축은 3년간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차령 초과에 따른 대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내년 말까지 도내 렌터카의 약 25%인 8000여 대가 차령이 초과할 것으로 추정돼 1차 감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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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렌터카 업체 차고지 전경. 최충일 기자
하지만 관광객들은 렌터카 숫자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차량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가격이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렌터카로 제주를 여행한 송재혁(34·김해시 구산동)씨는 “섬 곳곳의 관광명소나 비경 등을 찾기 위해 대중교통보다 자유도가 높은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는데, 렌터카 숫자가 줄어들면 지금보다 렌터카 대여료가 오르고 구하기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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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를 운행 중인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오정훈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오는 20일 전후로 개정된 제주특별법이 공포되면 업계 의견을 종합해 세부 수급 조절 계획을 세우고, 수급조절위원회 구성과 조례 제정 등 후속 절차를 마무리해 9월부터 곧바로 감축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