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미드웨이 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사우스웨스트 항공 여객기(오른쪽)가 활주로에 개인 제트기가 나타나자 재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 CNN 캡처
미국 시카고 국제공항에서 개인 제트기가 허가 없이 활주로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와 충돌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충돌 직전 여객기가 재이륙하면서 큰 사고를 면했다.
2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전날 오전 8시 50분쯤 시카고 미드웨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출발한 사우스웨스트 항공 2504편은 바퀴를 내린 채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때 테네시주 녹스빌로 향하는 개인 제트기 봄바디어 챌린저 350이 활주로를 가로지르며 나타났고, 상황을 확인한 여객기가 급하게 고도를 올리며 다시 이륙해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두 비행기 사이의 거리는 단 600m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측은 성명에서 "조종사가 활주로에 진입한 다른 항공기와의 충돌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예방적으로 복행한 뒤 안전하게 착륙했다"며 "승무원들은 안전 절차를 따랐다"고 밝혔다.
당시 제트기 조종사는 항공교통관제탑의 지시를 잘못 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제탑 녹취본에 따르면, 관제탑은 "4L 활주로에서 좌회전해 31L 활주로를 가로질러 31C 활주로 직전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제트기 조종사는 "좋다. 4L에서 좌회전해서 22 또는 13C을 가로지르겠다"고 답했다. 관제탑의 지시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관제탑은 즉시 "아니다"라며 "31L를 가로질러 31C 직전에서 대기하라"고 다시 명령했다.
이때 여객기 조종사가 활주로에 있는 제트기를 피하기 위해 복행한다고 말했고, 관제탑은 "알겠다. 고도 3000피트 유지하라"고 답한다. 이후 여객기가 3000피트 상공에 도달하자 조종사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기도 했다.
당시 여객기 안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나중에 영상을 볼 때까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며 "조종사가 침착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는 전혀 공황 상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날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교통부 장관 숀 더피는 성명을 통해 "조종사는 항공 교통 관제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