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보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대법서 벌금형 확정

19만주에 달하는 차명주식을 신고하지 않고 보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68)이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2일 직원 명의로 회사 주식 19만 2193주를 보유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홍 회장에게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김웅 전 남양유업 대표(65)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원식(68)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TV 캡처]

홍원식(68)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TV 캡처]

 
홍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자기앞수표, 차명주식 등으로 유명화가의 그림을 사거나 다른 사람 이름으로 주식거래를 해 증여세 26억원과 상속세 41억여원, 양도소득세 6억5000여만원 등 총 74억여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 2014년 불구속기소 됐다.

홍 회장의 기소 내용엔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한 경우 주식 보유상황 변동내역 등을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알려야 하는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포함됐다.


김 전 대표는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 홍두영 전 명예회장과 공모해 2005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퇴직한 임원 2명을 고용해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속여 6억9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홍 회장에 대해 "조세 포탈이 치밀하고 은밀하게 이뤄졌고 포탈세액이 26억원에 달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또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회사 돈을 임의로 인출해 횡령했음에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시에 따른 범행이었고 개인적 이득을 취하진 않았다"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홍 회장에 대해 "추가적인 시세 조종을 한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고, 차명주식은 모두 실명으로 전환돼 위법성이 회복됐다. 세금 문제도 다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홍 회장은 대법원에서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증여세 20억원, 양도소득세 6억5000만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차명주식을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혐의는 유죄가 인정됐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