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혹서 피해 11월21일 개막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막 시기를 11월로 늦췄다.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겨울에 대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잔니 인판티노(스위스) FIFA 회장은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카타르 월드컵을 2022년 11월21일 개막해 12월18일에 결승전을 치르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중동국가인 카타르는 통상적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6~7월에 낮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치솟는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거머쥔 이후 6월 개막은 체력 소모가 많은 축구 경기를 치르기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회 일정을 겨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대로 강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섰다.

월드컵 대회 흥행과 선수들의 건강을 걱정한 FIFA는 지속적으로 리그 일정 변경을 검토했지만, 리그를 추춘제(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에 마치는 형태)로 진행하는 유럽의 경우 겨울에 월드컵이 열리면 리그 일정을 중도에 멈춰야 한다는 점에서 일정 변경에 반대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러시아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논란 끝에 내린 FIFA의 선택은 겨울 개최 강행이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은 11월에 개막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유럽과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카타르 대회부터 월드컵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향후 월드컵과 관련한 이슈를 ‘개최 시기’에서 ‘참가국 확대’쪽으로 옮기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러시아 월드컵에 대해 “대성공”이라며 극찬했다.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면서 “월드컵을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 대회 조직위원회, 러시아축구협회 등이 성공 개최를 이끌어준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을 치르는 과정에서 러시아는 축구의 나라가 됐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인식도 월드컵과 함께 많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