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래퍼 김하온 “취미가 명상 … 공부 아닌 공부 즐겼다”

SPECIAL REPORT 
만 18세 ‘명상 래퍼’ 김하온. 취미가 명상이라고 했다. 수근거리는 또래 친구들. 그는 수줍은 듯 하면서 당당하다. ‘고등래퍼2’ 우승 과정은 한 편의 ‘명상 드라마’다. [사진 CJ E&M]

만 18세 ‘명상 래퍼’ 김하온. 취미가 명상이라고 했다. 수근거리는 또래 친구들. 그는 수줍은 듯 하면서 당당하다. ‘고등래퍼2’ 우승 과정은 한 편의 ‘명상 드라마’다. [사진 CJ E&M]

‘고등래퍼2’에서 1등을 한 후 김하온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랬다. “그냥 저는 저답게 랩을 했을 뿐입니다.” 나답다는 것, 그렇게 살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는 취미가 명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명상이 나이를 뛰어넘는 성숙함의 비결일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영어·수학·역사·생물 등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나름대로 다 유용한 지식이다. 인터넷에는 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줄 알면서도 잘 알려고도,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을 조절하는 법.
 
김하온의 랩 속에 눈길을 끄는 명사가 나온다. meditation(명상). meditation의 어원과 medicine(의학)의 어원이 같다. 치료한다는 의미다.  
 
명상이란 정신의 치료다. 김하온은 고1 때 학교를 중퇴한 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명상으로 치유한 것 같다.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김하온이 한 말은 인상적이다. 1년 전 ‘고등래퍼1’에 참가했다가 떨어진 후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 김하온에게 친구가 “제일 노력한 게 뭐야?”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공부 아닌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게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하나의 프레임이란 걸 깨달은 거지.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는 말이 너무 잔인하지 않니? 그래서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했어. 최대한 즐긴 거 같아. 그게 제일 노력한 것. 웃으면서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명상이 주는 선물은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다. 비관·우울·증오·분노는 우리의 마음을 녹슬게 한다. 김하온이 랩을 통해 그런 부정적 생각들을 훨훨 날려버린다. 웃으면서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녹슨 마음을 닦아내는 일이다. ‘공부 아닌 공부’의 역설이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모른 채 입양됐다는 고통이 스티브 잡스의 청소년기를 짓눌렀다. 매일 아침 명상은 그에게 위안이 됐다. 명상을 통해 고요히 자신과 마주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던 경험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관찰하다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마음에 더 미묘한 것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그때 바로 직관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더 명료하게 사물을 보게 되며, 더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괴로웠던 기억,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우리의 뇌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다 휴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숨 한 번 크게 내쉬고 바로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고 조언하는 명상은 바쁜 뇌를 쉬게 하는 ‘삶의 기술’로 보인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