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해외 돌파구 마련할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8일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참석한 뒤, 한일 관계 경색에 따른 부품과 소재 공급망을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만찬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8일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참석한 뒤, 한일 관계 경색에 따른 부품과 소재 공급망을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만찬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8일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2019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프레 올림픽)’에 참석하는 게 이번 방문의 주목적이다. 하지만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자동차 부품·소재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현지 공급망 점검도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중국 출장을 마치고 일본 도쿄로 건너가 프레올림픽에 참석한 선수단과 양궁협회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1년 앞두고 대회 점검차 이뤄진 이번 프레올림픽은 18일 일정이 모두 끝난다.

정 수석부회장은 양궁협회 일정을 마친 뒤 일본 내 주요 자동차 부품 수급 현황과 공급선 등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의 경우 공급선이 다변화돼 있어 일본 의존도가 높진 않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핵심 부품인 수소저장장치 소재(탄소섬유)를 일본에서 주로 수입하기 때문에 일본의 무역보복이 확대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연료전지 스택이나 전기차 배터리 부품 등도 일본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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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일본 수입비율이 높은 부품 및 소재 공급망 등을 점검하고, 현지 분위기 등을 둘러볼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늘(17일)까지는 정 수석부회장이 일본에 가실지 100%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양궁협회 일도 있고 한·일 관계 문제도 엄중해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한 뒤 바로 중국으로 건너간 정 수석부회장이 악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베이징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과 생산시설 등을 점검했다.   

판매 감소로 올해 가동을 중단한 베이징 현대차 1공장 전경. [연합뉴스]

판매 감소로 올해 가동을 중단한 베이징 현대차 1공장 전경. [연합뉴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5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나 줄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고꾸라진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는 베이징과 옌청의 1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사업본부 조직 개편 및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무역보복이 본격화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이미 일본을 다녀왔다. 다음 달 초면 일본이 안보상 우호국 성격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지도 결정돼 국내 기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동현·강기헌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