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성매매 사이트 '밤의 전쟁', 경찰이 그 뒤 봐줬다

현직 경찰관이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에게 뒷돈을 받아 구속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A경위(49)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밤의전쟁 사이트. [사진 대전지방경찰청]

밤의전쟁 사이트. [사진 대전지방경찰청]

A경위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밤의 전쟁' 사이트 운영자 B씨(40)에게서 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위는 B씨에게 수배 정보 등도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뒷돈 받고 수배 여부 등 전달 

경찰 조사 결과 A경위는 2013년 성매매업소 단속 업무를 하면서 B씨를 알게 됐다. 그는 B씨가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의 전신인 '아찔한 밤'의 운영자라는 것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직접 수사를 하거나 범죄 첩보 형식으로 상부에 알려야 한다. 

이들의 관계는 B씨가 2017년 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적발되면서 끝났다. B씨 등은 2014년부터 일본에 서버를 둔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성매매업소들을 홍보해주고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왔다. 최초로 운영한 사이트가 '아찔한 밤'이고 이어 '아찔한 달리기' '밤의 전쟁'으로 이름만 바꿔 운영해왔다. '밤의 전쟁'의 경우 가입 회원 수만 70만명이 넘고 사이트에 올라온 성매매 후기만 21만여건에 이른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 수사 과정서 덜미 

경찰은 최근 '밤의 전쟁' 사이트의 공동 운영자 C씨(47)를 구속하면서 이 사이트가 '아찔한 밤' '아찔한 달리기' 등으로 이름만 바꿔 운영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전 사건부터 다시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A경위가 연루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A경위는 경찰에서 "B씨가 경찰에 수배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알려줬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B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밤의 전쟁' 사이트 공동 운영자 4명 중 3명을 붙잡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한 명의 행적을 좇는 중"이라며 "이들이 거둔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모두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