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퍼펙트게임 장면.
인기구단 롯데와 KIA는 전설적인 투수를 배출했다. '무쇠팔' 최동원과 '국보' 선동열이다. '퍼펙트 게임'은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한 두 선수의 전설적인 마지막 선발 대결(1987년 5월 16일)을 다룬 영화다. 한 치의 양보도 없었던 두 사람의 마운드 대결, 그리고 진한 우정이 큰 감동을 준다. 선동열로 변신한 양동근, 최동원으로 변신한 조승우의 연기력도 일품이다.
2000년 창단한 SK는 한국시리즈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야구 도시 인천의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삼청태(삼미-청보-태평양)'로 이어지는 프로야구 초창기 인천팀들은 이길 때보다 질 때가 더 많았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그 시절 삼미 슈퍼스타즈의 모습을 그렸다. 실제로 삼미에서 '패전처리 투수' 역할을 맡았던 감사용의 실화를 가공했다. 주연 김범수는 오른손잡이지만 왼손투수 감사용 역할을 위해 왼손 투구를 연습하는 열정을 발휘했다. 박철순 역할의 공유도 눈길을 끈다.
두산 팬들에겐 코미디 영화 '아는 여자'가 딱이다. 야구가 주제인 영화는 아니지만, 주인공 동치성(정재영)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야구선수로 등장한다. 야구광인 장진 감독답게 야구를 소재로 한 재미난 이야기들도 곳곳에서 풀어냈다. 평소 야구팬이라면 가졌을 법한 다소 엉뚱한 궁금증도 해결된다. 데뷔 초 이나영의 풋풋한 모습과 훌륭한 OST들까지 담긴 수작이다.

임창정,고소영 주연의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실제 야구 경기 도중 촬영됐다.
삼성 팬들은 직접 영화관을 찾는 것도 괜찮다. 11일 개봉 예정인 차승원 주연의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리’다. 대구가 배경인 영화로 삼성 출신 수퍼스타가 카메오로 등장하니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길 추천한다. 힌트는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선수. 키움 팬은 영화 대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주행은 어떨까. 히어로즈가 적극적으로 촬영에 협조한 덕분에 주인공 김제혁은 히어로즈 투수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세이브왕과 방어율왕을 동시에 차지했다는 설정 오류만 빼면 야구 관련 표현도 나쁘지 않은 편.

영화 '꿈의 구장'의 한 장면.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