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돼지 살처분을 하고 있다.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20/29dcd786-fdbb-4b75-9060-3918451c7cb5.jpg)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돼지 살처분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 당국은 확진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해당 농가가 기존에 ASF 확진 판정이 내려진 농가 간 역학관계가 있는지 등 정밀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뚜렷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ASF 발생 3가지 요인 가능성 희박
또 해당 농가 모두 사료만 이용한 것으로 조사돼, 잔반 급여로 인한 감염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ASF의 경우 바이러스를 가진 돼지 등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며 “1·2차 발생 농가 모두 멧돼지를 막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고, 현재까지 북에서 넘어온 멧돼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멧돼지가 비무장지대(DMZ) 철책을 뚫고 내려오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임진강 축산용수 등 제3의 감염 경로 주목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북측에서 남측으로 흘러오는 하천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19일 경기도 연천군의 ASF 발생 양돈농가 인근에 있는 사미천의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20/e9d350fb-9a54-4af5-9393-5602c78ca828.jpg)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북측에서 남측으로 흘러오는 하천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19일 경기도 연천군의 ASF 발생 양돈농가 인근에 있는 사미천의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ASF가 확진된 파주 농장은 임진강과 인접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직선거리로 5.2㎞ 떨어져 있다. 연천 발생 농장도 임진강에서 불과 2㎞ 떨어져 있다. 연천 농장은 북한과 이어진 사미천과는 약 1㎞ 거리에 있다. 사미천을 따라 4㎞만 상류로 올라가면 DMZ가 나타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신고된 파주시 파평면과 적성면 농장도 임진강과 10㎞ 이내 거리에 있다.
ASF 바이러스의 생존력은 강하다. 실온의 혈청 내에서는 18개월, 냉장고에서는 6년을 견디고 37℃의 혈액 내에서는 1개월간 살아남는다. 냉장 돼지고기에서는 최소 15주, 햄ㆍ소시지 등 가공품에서도 3~6개월 감염성을 유지한다. 70℃ 이상 온도에서 30분 넘게 가열해야만 감염력이 사라진다. 조 연구위원은 "축산방역 구조가 폐쇄적인 북한이 5월 국제기구에 ASF 발병을 신고한 것은 그만큼 북한에도 질병이 널리 퍼졌다는 것"이라며 "축산 환경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포르투갈ㆍ스페인 등 국가도 퇴치에 40년이 걸린 만큼, 향후 축산 안보 관점에서 북한과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로 북상 중인 태풍 ‘타파’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태풍이 많은 비를 뿌릴 경우, 발생 지역 인근 하천 수위가 높아지거나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태풍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별도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ASF가 확진될 경우 농가를 출입한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가 확진된 파주ㆍ연천 농가를 방문한 차량은 전국 총 507곳이다. 두 농가 간 직접적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가 4~19일임을 고려하면 향후 3주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현장 방역 조치가 안이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지속적인 방역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