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강제 야자를 반대하는 글이 게시된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 익명게시판.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 모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10/2025773a-a406-443a-b453-005192eaa08f.jpg)
올해 1월 강제 야자를 반대하는 글이 게시된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 익명게시판.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 모임]
야자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려면 같은 학과 재학생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집안 제사 등 사정이 있으면 지도 교수에게 허락을 받고 야자를 빠질 수 있다.
응급구조과 A 교수는 "올해 1학기 때 강제 야자 반대 의견이 있어 한때 폐지됐다가 학생들이 스스로 강제 야자가 없으니 너무 공부를 안 한다고 해서 다시 생겼다"고 했다.
![제복을 착용하고 등교하라는 공지가 올라온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의 SNS 단체대화방.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10/b9fb5217-f675-499f-935b-4afd55530d98.jpg)
제복을 착용하고 등교하라는 공지가 올라온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의 SNS 단체대화방.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복 착용 방법에 대한 문의글이 게시된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 익명게시판.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10/6d04ed82-c130-480d-b3e0-e26424a2a67b.jpg)
제복 착용 방법에 대한 문의글이 게시된 전남 순천의 한 대학교 A학과 익명게시판. [사진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재학생들은 졸업식에 맞춰 졸업생들에게 '금반지'를 사줄 돈을 모은다. 모으는 돈의 액수는 매년 금값에 따라 달라진다. 응급구조과 A 교수는 "졸업 금반지는 우리 학과를 나온 것을 잊지 말자는 뜻의 전통이다"며 "재학생일 때 돈을 내긴 하지만 졸업할 때 금반지를 받으니 본인 반지를 살 돈을 모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9일 "이 대학 응급구조과에서 이뤄진 강제 야자와 제복 착용, 졸업 금반지 등 사례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학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면 자퇴하라는 강요도 있었다"고 했다.
시민모임은 지난해 5월에도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교에서 강제 야자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고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었다. 광주의 한 대학교 B학과는 국가 자격증 시험을 앞둔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제 야자를 시켰고 공부 시간에는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못하게 걷어갔다. B학과에서 이뤄진 강제 야자는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중단됐다.
시민모임은 강제 야자 등 사례에 대한 전국적인 점검을 바라는 민원도 교육부에 요청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B학과 강제 야자 건이 불거졌을 때 일부 대학생들로부터 자신들의 학교도 강제 야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반복적인 사례가 확인된 만큼 인권침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응급구조과 A 교수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하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며 "개인적인 사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 취득은 먹고 살기 위한 문제이기 때문에 야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