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해병대 연합 공지전투훈련 모습.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16/4e0cd05b-c9cb-4297-88a9-0232f9495228.jpg)
한ㆍ미 해병대 연합 공지전투훈련 모습. [중앙포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국방부 인원의 국내ㆍ해외 이동 금지령을 다음 달 11일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이동금지령은 지난달 13일 실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사이동(PCS)을 포함한 미군 부대 간 인적 교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명령이다.
에스퍼 장관은 “15일마다 상황을 점검해 이동 금지령을 더 늘릴지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빨라도 다음 달 26일에서야 이동금지령이 풀린다는 얘기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군 병력을 임무 수행을 위해 본토에서 해외로, 또는 해외에서 다른 해외로 옮기는 것도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당장 한ㆍ미 연합훈련 일정에도 파장을 미치게 됐다. 한ㆍ미는 지난 2월 27일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한ㆍ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난달로 계획한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당초 ‘2020년 전반기 연합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9일부터 2주간 실제 기동은 하지 않는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이른바 지휘소연습(CPX) 형식의 ‘워 게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다음 달 말까지 이동 금지령이 풀리지 않을 경우 훈련 진행이 힘들어진다. 유사시 증원 전력으로 한반도에 배치할 본토ㆍ해외 주둔 미군 부대의 일부 참모진이 CPX에 참가해야 하는데, 이들이 이동 금지령에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7일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오른쪽)이 한ㆍ미 합동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연합훈련을 연기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리 피터스 한ㆍ미연합사 공보실장. [사진기자협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16/6594c2f1-9c4b-4d0d-809d-bf2efac3c8c3.jpg)
지난 2월 27일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오른쪽)이 한ㆍ미 합동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연합훈련을 연기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리 피터스 한ㆍ미연합사 공보실장. [사진기자협회]
6월로 연합훈련 일정을 재조정하려 해도 쉽지 않다. 미군의 인사철은 6~7월이다. 학부모인 미군을 배려해 9월 신학기 시작 전 인사이동과 이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6월 이동 금지령이 풀린다면 주한미군의 장교진이 상당히 바뀐다. 또 이동 금지령 때문에 인사이동을 미룬 병사의 전입ㆍ전출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연합훈련을 진행할 환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상반기 연합훈련이 취소될 경우 올해도 2018년에 이어 연합훈련을 1번만 치르는 해로 기록된다. 한ㆍ미는 보통 상반기에 키리졸브(KR) 연습ㆍ독수리(FE) 훈련, 하반기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연다. 그런데 2018년엔 남북정상회담을 이유로 하반기 훈련을 건너뛰었다. 또 UFG 연습은 지난해 5월 폐지됐고, 연합 CPX로 대체됐다.
상반기 연합훈련 취소는 전시작전권 전환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ㆍ미는 지난해 1단계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시작으로 올해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내년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통해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한 뒤 전작권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나온 미진한 부분을 하반기 FOC에서 점검해야 하는데, 이게 어려워졌다”며 “전작권 전환 검증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