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버려" 트럼프 분노에도···날쌘 이란 고속정, 천적 따로있다

지난 15일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미군 전투함 10m 거리까지 다가와 1시간 동안 배 사이를 돌아다녔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지난 15일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미군 전투함 10m 거리까지 다가와 1시간 동안 배 사이를 돌아다녔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는 미 해군에 이란 포함들(gunboats)이 바다에서 우리 선박을 괴롭힐 경우 모두 쏴서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지난 15일 걸프 해역에서 미군 해군 전투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10m 거리까지 다가와 1시간 동안 배 사이를 돌아다닌 사실에 격노한 것이다.

미국 해군의 주력 함포인 5인치(127㎜)포의 사격 장면. [미 해군 동영상 캡처]

미국 해군의 주력 함포인 5인치(127㎜)포의 사격 장면. [미 해군 동영상 캡처]

 
그렇다면 미 해군 전투함이 함포를 쏴 이란 고속단정을 격침할 수 있을까. 한 예비역 해군 제독은 “미국과 한국 해군의 구축함에 달린 5인치(127㎜) 함포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란 고속단정과 같은 작은 목표물을 맞히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15일과 같이 이란 고속단정이 10m까지 다가올 경우 함포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조준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정도 거리에선 함대함 미사일도 쏠 수 없다.

미국 해군이 소형 해상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전투함에 장착한 MK39 25㎜ 기관포의 사격 장면. [미 국방부 동영상 캡처]

미국 해군이 소형 해상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전투함에 장착한 MK39 25㎜ 기관포의 사격 장면. [미 국방부 동영상 캡처]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미 해군은 지난 2000년 이지스 구축함인 콜함이 알카에다의 자살 폭탄 보트 테러를 당한 뒤 MK38 25㎜ 기관포를 양옆에 장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25㎜ 기관포 2문으로 벌떼처럼 달려드는 이란 고속단정을 다 맞서긴 힘들다.


 

미국 육군의 공격헬기인 AH-64E 아파치 가디언이 미국 해군의 해상 작전기지함인 루이스 B. 풀러함(ESB-3)에서 이륙하고 있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미국 육군의 공격헬기인 AH-64E 아파치 가디언이 미국 해군의 해상 작전기지함인 루이스 B. 풀러함(ESB-3)에서 이륙하고 있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그래서 미국은 이란 고속단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일찍부터 고민했다. 지난 3월 미 육군의 공격 헬기인 AH-64E 아파치 가디언이 걸프 해역에 머물고 있는 미 해군의 해상 작전기지함인 루이스 B. 풀러함(ESB-3)에 배치됐다. 한국도 유사시 북한이 서해 5도에 공기부양정 무리를 보낸다면 아파치 가디언으로 처리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공군의 건십인 AC-130W 스팅어Ⅱ가 훈련에서 해상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미국 공군의 건십인 AC-130W 스팅어Ⅱ가 훈련에서 해상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 [미 해군 동영상 캡처]

 
지난 3월 미 공군의 건십인 AC-130W 스팅어Ⅱ는 미 해군의 해상초계기인 P-8 포세이돈과 합동 작전을 벌여 이란 고속단정을 격침하는 훈련을 벌였다. 건십은 지상 부대에 화력을 지원하기 위해 수송기를 개조해 각종 포를 단 항공기다.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로켓에 유도 장치를 단 APKWS도 이란 고속단정엔 천적이다. 미군은 한국이 만든 유도 로켓 비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또 근접방어무기(CIWS)인 팰렁스를 해상목표물에 사격할 수 있도록 고쳤다. 레이저로 해상목표물을 쏘는 실험도 진행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